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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옆집줄리 Dec 18. 2015

애주가의 겨울차

마음까지 녹여주는 차(Tea)를 넣은 핫 칵테일

나는 애주가다. 아니 술을 좋아하는 티소믈리에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시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술들을 애정한다. 술 자체도 좋지만 약간의 취기를 빌어 마음에 담아 둔 말들이 생각지도 못한 사이 꺼내지고 또 그것이 (다행히) 생각보다는 잘 전달되어서 숨겨둔 응어리가 풀릴 때의 느낌이 참 좋다.

(단, 속마음을 이야기하거나소기의 목적을 위해 계획적인 술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왠지 싫다)


차(Tea)를 마시면서도 이런 훈기애애(?)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에 브런치를 통해 소개한다.

차(Tea)를 넣은 핫 칵테일(Hot Cocktail) 이다.

아래는 모두 집에 모셔놓은 애장술(?)과 차(Tea)로 만들어 보았다.


블랙티 핫-토디 (Black Tea Hot Toddy)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는 일 년에 햇살 드는 날이 몇 일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스코틀랜드에 살아보지 않아서 그런 날씨에 사는 것은 감히 어떨지 상상도 되지 않지만 한국의 지리한 여름 장마나 올 해 가을처럼 비가 추적이는 우중충한 날씨가 지속되는 때면 몸도 마음도 한없이 가라앉는기분이 든다. 스코틀랜드에서 이런 음습한 기후를 이겨내기 위해 마신 것이 핫 토디 (HotToddy)다.


위스키에 따뜻한 물과 꿀, 레몬을 넣어 달달하게 마셔주는 핫 토디 (Hot Toddy)로 감기를 이겨냈다고 한다. 여기에 물 대신 따뜻한 홍차(Black Tea)를 넣어 마시면 홍차의 *몰트향과 위스키의 몰트향이 만나서 더욱 풍부한 맛과 향을 만들어 낸다.홍차는 몰트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아쌈 계열의 홍차면 더 좋겠다.

그렇게 만들어 보았다.

[옆집줄리가 블랙티 핫-토디에 넣은 것]

- 홍차(BlackTea) : 마리아쥬 프레르(Mariage Freres) 프렌치 블랙퍼스트
- 위스키(Whisky) : 맥캘란 파인오크 12년
- 기타 재료 : 꿀과 레몬


플룻티 진 (Fruit Tea Gin)


말 그대로 플룻티(Fruit Tea- 과일차)에 진(Gin)을 넣은 것으로 아주 평범한 이름을 붙여 보았다. 특히 상큼한 맛을 좋아하는 여자들이라면 과일차 중에서도 가장 많이 마시는 베리티 (Berry Tea)를 선택하면 된다. 커피빈이나 스타벅스에서 '베리'가들어간 차(Tea)를 시키면 강렬하게 붉은 수색을 가진 차가 나오는데 그 엄청난 색을 내는 주인공은 사실 '베리'가 아니라 '히비스커스(Hibiscus)'다.


히비스커스는 무궁화(?)를 닮은 꽃으로 면역력 향상 / 노화방지 / 콜레스테롤 저하 /호르몬안정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이 히비스커스에 각종 베리류를 믹스하거나 사과/오렌지 등을 넣거나하는 방법으로 과일차를 만든다. 내가 추천하는 과일차는 타바론의 <크림슨 펀치>다.


<크림슨 펀치>는 히비스커스를 기본으로 비타민C 폭탄을 맞을 수 있는 '로즈힙(Rose Hip)'에 사과,오렌지필, 크렌베리, 체리 등을 블렌딩했다. 이 차를 뜨겁고 예쁘게(?) 우려서 드라이진을 조금 넣어 내면 *뱅쇼처럼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아련아련한 눈망울을 연출 할 수 있다. 동시에 한 겨울 자칫 놓칠 수 있는 비타민C 샤워를 할 수도 있으니 이 겨울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옆집줄리가 플룻티 진에 넣은 것]

- 과일차( Fruit Tea) : 타바론 크림슨펀치
- 진(Gin) : 봄베이 사파이어
- 기타재료 : 꿀


버번 밀크티 (Bourbon Milk Tea)


대학 때 약간의 허세를 부리고 싶은 날이면 콜라를 타서 마셨던 '짐빔콕(Jim Beam Coke)'을 기억하는가?

아니면 잭콕(Jack Daniel's Coke)은?

워낙에 달콤한 카라멜향이 나는 버번 위스키에 더 달콤한 콜라를 타서 마셨던 타락한 젊음의 맛... 큭.

아무튼. ^^; 짐빔처럼 미국의 캔터키주에서 옥수수를 주원료로 만드는 위스키가 버번(Bourbon)이다.
(잭다니엘은 테네시 위스키라고 되어 있는데 테네시주에서 생산될 뿐 맛은 버번과 유사하다)


밀크티를 만들 때 설탕이나 시럽대신 버번 위스키를 넣으면 또 그 맛이...! 흐~흠.

추운 날 마시면서 우유 거품을 호호~ 불면...캬~! 술 냄새가.

밀크티를 즐기는 애주가라면 일단 먹어보자.

[옆집줄리가 버번 밀크티에 넣은 것]

- 홍차(Black Tea) : 마리아쥬 프레르(Mariage Freres) 프렌치 블랙퍼스트
- 버번(Bourbon) : 짐빔 파이어
(짐빔에서 새로 나왔는데 시나몬향이 강하고 너하무 달아서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못 마시겠는....)
- 기타재료 : 우유


올 해 연말에는 Tea가 들어간 따뜻한 핫-칵테일(Hot Cocktail)로 가장 가까운 사람과 마주앉아 마음까지 녹여보길 바란다.


- 옆집 사는 줄리


*몰트(Malt) : 맥아. 보리에 싹을 틔운 것. 위스키, 맥주 등의 원료가 된다.

*아쌈 :인도 아쌈 지역에서 만든 홍차. 진한 붉은 갈색의 탕색 맛과 향도 깊고 진하다. 밀크티로 마셔도 제격.

*뱅쇼(Vin Chaud) : 따뜻하게 마시는 와인. 레드와인에 사과, 오렌지, 레몬, 주스와 적당량의 설탕을 넣어 충분히 (30분 이상) 끓인 후 시나몬 스틱을 넣고 우려서 향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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