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의 동료
A 나 여기 디엔핑 구매하려하는데, 외국인도 가능한지 물어봐줄래?
오늘 오후, 동료 A에게 보낸 메세지.
디엔핑은 중국의 쿠팡과 비슷한 어플로, 식당, 미용 외 각종 문화활동을 할인된 가격에 맛보고 즐길 수 있게 알려준다. 외국인은 여권 들고 와도 안된다는 헬스장 할인권 소문에 확인 차 주말에까지 옆자리 동료를 귀찮게 하는 중.
2년차 중국살이에서 만난 한 둘이 아닌 중국인,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이보다 상사, 동료 혹은 스쳐 지나간 그대라 부를 사람이 이제는 전보다 더 많다. 이제 겨우 짬 아닌 짬이 생긴 나보다 이방인 생활을 길게 한 분이 보면 웃겠지만, 참 재밌게 대륙인과 잘 지내고 있다. 이제껏 중국 회사, 중국 내 외국계회사를 다녔지만 이만큼 중국인 동료와 가까이 지낸 적은 또 처음이라 재밌다. 중국 다른 전통적인 마을과 언뜻 비슷하면서도 그 와중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화려한 도시, 황푸강이 빌딩을 가르는 상하이에서 만난 대륙남녀는 한국 사람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100% 상하이런 (패리지앵이나 서울 사람을 칭하는 상하이인)은 사실 몇 안되고 중국 각지에서 온 인연에 참 재밌게 겨울을 나고 있다. 걱정 1도 없는 아니 걱정따위 기억도 나지않는 금요일 퇴근 전, 신나서 요가매트 위 플랭크를 하다 허겁지겁 메일을 마무리하는 나의 사내 별명은 하도 쾌활하게 웃는다는 아이샤오이다. 바깥 가로수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청킹맨션 내 온수가 나오지 않으면, 검은 물이 역류하면 바이두(중국 네이버)보다 팀원을 먼저 찾는 민폐녀가 됐고 밤낮가리지 않고 날라오는 문자에 그와 그녀는 꼼꼼히도 답을 보냈다. 아프다하면 모기버섯을 설탕에 끓인 죽을 가져다 주고 타오바오에서 주문이 잘 못오면 대신해서 상점 주인과 대화를 친다. 그 외도 정말 없는 회식은 타지생활하는 막내를 배려해 한국 식당, 삼겹살집으로 예약, 띵 하오러!
중화사상으로 가득찬 상대, 정치 역사 이야기를 하면 당연히 예민 가득한 모습에 하나를 말하면 하나를 딱, 쿵짝이 맞게 자연스레 오가는 탁구처럼 거리낌없이 소통하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오후 티타임을 하자며 가장 좋아하는 찻집으로 이방인을 초대하는 위챗 초대장이 반갑기만 하다.
비록 주변의 몇몇 사람으로 전체를 표현하기는 무리지만, 참 내가 만난 대륙남녀는 착하다. 순박하고 친절하다. 따뜻한 마음으로 2년차 이방인을 반겨주고 따뜻하게 챙겨준다. 외국인의 특권은 줄었지만 그들과 가깝게, 전보다 가까워져 대륙이 전만큼 무섭지는 않다.
문법 X무시하며 동사 한 두개로 연명하는 나의 망중국어를 기똥차게도 알아듣는 별 다섯 개, 아니 별 오만 개 만큼 빛나는 사람들. 중문과를 선택한 것이, 중국을 선택한 것이 더욱 반갑고 즐거운 요즘이다. 전에 못 느끼던 대륙남녀의 반응이 순간 낯설기도 하나 나 혼자 삽니다!! 광고를 하는 나에게 위로를, 최소한의 인류애를 퍼주는 그들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