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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이야기 Jan 28. 2024

카지노 정팔이와 당뇨

카지노, 이동휘, 최민식, 정팔, 차무식, 인간중독, 당뇨, 인슐린

설탕중독은 건강에 치명적이다.

특히 설탕이 열에 달궈진 단백질과 만나면

당독소를 만들어내서, 인간을 잠식해 간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중독된 관계는 치명적이다.

독소가 돼서, 그가 나를 잠식해 간다.



차무식은, 정팔이에게 중독돼 있었고

정팔이는 차무식을 잠식해 갔다.


그 시작은 식탁에서 부터였다.

김밥한줄 만들어주는 식구!


식구는 먹을 식! 입구! 를 쓴다.

즉 하나의 입! 과 같은 일체의식을 가지는 관계

즉 가족 이상의 관계를 의미한다.

내가 곧 너고, 네가 곧 나! 를 의미하는 관계.


인간은 누구나 그런 식구를 통해

마음의 정원을 경험하고, 간직하고 산다.

반려견이든, 반려식물이든 상관없다.


긴장되고, 잔혹한 삶을 살수록

마음의 정원을 더 필요로 한다.


영화 '레옹' 속 주인공인

레옹에게는 화분이 그러했고,

차무식에게는 정팔이가 그러했다.


의뢰받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직업이었던, 인간백정 레옹은

끝까지 화분을 데리고 다녔고

지키려 했다.


돈에 혈안이 된 차무식은

사람을 속이고, 죽이면서 까지

남의 재산을 빼앗고, 빼앗기지 않기 위해

늘 긴장과 잔혹의 연속이었다.

그런 그가 끝까지 놓치않았던 것은

정팔이였다.


차무식에게 정팔이는

빈틈이 많은 인간이었다.

항상 어설프고, 통제 가능해 보이는 인물

그래서 경계심을 갖지 않아도 되는

휴식같은 숨구멍이었다.

퇴근후 흔들의자같은 안락함이자

주말의 크림커피같은 달콤함

이었을 것이다.



차무식은 형식상 가족이 있었지만

드라마에서는 의도적으로

차무식 가족에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

드라마 속 차무식이

스스로도 고백하지만

한국보다는 필리핀이 그에 삶의 무대였고

직접고백은 하지 않지만

처와 자식보다는 정팔이와 회장님이

유일한 가족이었다.


정팔이는 그런 차무식을 읽어냈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빈틈이 있는 자신을 경계하지 않는

차무식을 읽어낸 것이다.


내 눈에 정팔이는

타고난 나르시시스트이자, 동시에

훈련된 소시오패스로 보였다.

타인을 읽어내고,

타인의 에너지를 이용하고 타인에게 기생하는

거미 같은 인간처럼 보였다.



자신의 어떠한 매력이,

상대를 유혹하는지

상대가 어떤 점에서 경계를 푸는지

정확하게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인간이다.

동정심이 강한 상대에게는, 동정심으로 유발하고

책임감이 강한 상대에게는, 책임감을 유발시키고

자신감이 넘치는 상대에게는 빈틈을 보여주며

상대를 자신의 거미줄 안으로 끌어들였다.


정팔은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돈을 날렸을 때도

중국 삼합패에게 죽을 위기에 쳐했을 때도

사기를 당해 감옥에 갇혔을 때도,

자신의 친구와 함께 위기에 쳐했을 때도

그는 질질 짜며, 불상한 모습을 보였다.

당연하다는듯 차무식의 에너지를 이용했다.

차무식을 정확하게 읽어냈기 때문이다.


인간의 몸은 세포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세포가 건강해야 한다.


세포는 혈관을 통해 포도당을 공급받는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인슐린이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돼,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문을 열어주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그런데 혈액 속에 포도당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너무 자주 몰려오면

인슐린이 과로를 해서 제 기능을 못하고

세포는 문을 닫아버린다.

이게 바로 인슐린 저항성이다.

이때부터 인슐린을 만드는 장기인

췌장은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한다.

췌장염을 거쳐, 췌장암에 이르기도 한다.

치명률이 가장 큰 암 중에 하나다.


세포로 들어가지 못한 단순당들은

계속해서, 혈관에 쌓여서 혈관을타고 떠돈다.

이게 바로 당뇨이다.


그렇게 혈액 속에 쌓이는 당분들로 인해

혈액은 끈적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펌프역할을 하는 심장이

끈적해진 혈액을 온몸에 공급하기 위해

더 많은 압력으로 밀어내야만 한다.

이게 바로 고 혈압이다.


그렇게 혈관을 쌓이고 쌓이는

단순당들은 온몸에 고압력으로 돌아다니며

혈관벽을 공격하고, 상처와 염증을 일으킨다.


그러면 간에서는

상처 난 혈관벽을 수리하기 위해

LDL 콜레스테롤을 만들어서 보낸다.


때문에 혈액 속 당과 중성지방이

늘어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혈액 중에 LDL 콜레스테롤이 몸속에

넘처나게 된다.

이게 바로 고지혈증이다.

  

혈관이 상처 나고, 복구되는 과정에서

혈관 벽에는 흉터가 생기고,

그 흉터가 두꺼워져 혈관이 막혀버린다.

혈관이 막힌 장기는 썩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망가지는 혈관들은

미세혈관이 모여있는 장기들이다.

눈, 콩팥과 같은 미세혈관이 모여있는

장기들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 뇌졸중!

그러다 터지면, 뇌출혈이 된다.

90% 사망이고, 살아남아도 치명적인

장애를 입게 된다.


콩팥 즉 신장이 망가지면

평생 신장투석을 해야 한다.

일주일마다, 병원에 가서

기계로 혈액을 교환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당을 급속도로 높이거나

중성지방을 많이 생성하는 음식들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식습관은

고혈압, 당뇨, 뇌출혈, 신부전 암 등을

일으킨다. 모두 연결돼 있다.


섬유질을 벗겨낸 곡물들

급기야 그 곡물들을 가루로 만들어서

만든 재료들! 그런 재료들이

혈당을 급하게 올리면서 모든 병이 시작된다.

밀가루, 쌀가루 등이 있겠고

지방을 변질시키는 조리방법

즉 트랜스 지방을 생산하는 음식들이

우리의 혈관을 서서히 망치다가

갑작스레, 뇌출혈이나 심장마비를

일으켜서 즉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속 차무식은

총에 맞아 즉사했다.


하지만 그 죽음에는

시간과 과정이 있었다.

정팔이라는 과정 말이다.


정팔이는 차무식에 대한 고마움이나

죄책감 따위는 없을 것이다.

스스로를 정당화하는데 익숙한 뇌구조로

자신은 당연히 챙김 받아야 하는 인간이며,

오히려 죽을놈을 죽였다는 자부심으로

스스로 정신극복을 할 것이다.


이제 그는

또 다른 차무식을 찾으면 된다.

외로움에 찌들어 있거나, 늘 긴장된 삶을

살아가는 호구에게 접근해서, 그의 에너지를

야금야금 갈아먹을것이다.

그것이 그가 살아왔고, 살아갈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주위에 정팔이 같은 인간을 인식하자.


빈틈이 많아서, 동정심을 일으키지만

정작 불필요한 우월의식을 가진 인간!

우스꽝스러워서, 경계하기 힘든 인간!


그런 인간들은 빈틈이 있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계산적일 것이다.



케이크이나, 커피, 치맥처럼

끊어낼 필요까지는 없지만,

최소한 인식은 하자.

적당한 거리를 두고 관계를

이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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