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석효 Oct 30. 2015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내 꿈으로 만든 이야기 2

나는 오늘도 집에 있는다. 아니 집에 있을 수밖에 없다.


나는 오른쪽 눈이 이상하다.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눈에 장애가 있어서 많이 흉측하다. 그래서 난 계속 앞머리로 오른쪽 눈을 가리고 살아왔다.


그래도 오늘은 둘째 형이 집에 오는 날이다. 엄마와 누나는 너무 바쁘고 큰형은 나를 싫어한다. 내가 맘 놓고 놀 수 있는 사람은  둘째형뿐이다.


오늘은 집에 손님들이 많이 온다. 원래 손님이 오면 방에 숨어있었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기분이 좋다.


엄마 친구들, 친척 누나, 둘째형 까지 전부 집에 왔다. 집이 시끌벅적하다. 우리 집에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다.


큰 형은 너무 무섭다. 그나마 엄마랑 누나가 집에 있으면 괜찮지만 형이랑 둘이 있으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저 그림자처럼 조용히 방에 있는다.


그런데 오늘은 다르다 큰형이 조용히 방에만 있는다. 나는 다른 가족들과 손님들과 놀 수 있다.


엄마는 친구들을 거의 10년 만에 본다고 한다. 엄마가 저렇게 웃고 있는 모습을 오랜만에 본다. 내 기분도 같이 좋아진다.


친척 누나는 아무래도 집에서 또 무슨 일이 있나 보다. 이모랑 싸우기라도 했는지 집에 왔을 때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누나가 와서 둘이 재밌게 놀고 있다.


큰형의 방문이 열리고 형이 나왔다. 표정이 어둡다. 화가 난 듯하다.


나는 큰형을 피해 작은형과 함께 조용히 나무계단을 내려간다.





나무계단 앞에 서서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나무계단에 앉아서


#나무계단 #나무계단_시리즈 #내_멋대로_글쓰기

작가의 이전글 나무계단 앞에 서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