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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훈 Dec 14. 2015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사람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나는 그때 중국 유학을 결심 한터라 학교를 도중에  자퇴해야 했었다.

우리 부모님을 제외한 내 주변 대부분이 반대했었는데 특히 학교가 심한 편이었다.

그럴 법도 한 것이 나는 학교에서 공부는 뒷전이고 그저 친구들이랑 놀기만 하는 천둥벌거숭이 같은 존재였다.


내가 중국 유학을 가기로 결정을 했던 건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그때가 2001년이었는데 중국 유학에 대한 관심이 한창 높아지고 있는 시기였다.

어머니는 내가 지금처럼 있다가는 내 미래가 정말 불투명해질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셨는지, 마침 초등학교 동창이 중국 쪽에서 사업을 하는데 같이 가서 중국어라도 제대로 배우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며 몇 번이고 권유하 셨었다. 내 기억으로 어머니가 중국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나 드라마를 참 많이 보여주셨는데 어떻게든 나를 대륙으로 보내려는 어머니의 의도였던 것 같다.

(나는 중국에서 어머니의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양반한테 사기를 당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따라 적을 것이다. 생각만 하면 아직도 치가 떨린다.)


처음에 가볍게 넘겼던 권유가 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는지 계속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고2로 진급하기 직전에 부모님께 중국으로 유학을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정이 되자 그 이후의 절차는 빠르게 진행됐고 마지막 최종 관문인 자퇴 절차만 남겨두고 있었다.


어머니와 나는 마지막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함께 학교 교무실에 방문하였다. 그때 나는 순진하게 좋게 인사만 하고 그렇게  마무리될 줄 알았다. 그때 담임 선생님을 포함한 주변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뺀질거리고 놀기만 하는 놈이 중국 간다고 잘하겠습니까?
니 덕분에 우리 학교 자퇴생 하나 배출했다.


라는 말들로 어머니의 가슴을 찔렀다.

어머니는 그래도 웃으시면서


인자 잘할낍니더.


라고 하시면서 좋게  마무리하셨다.

나는 그때 부끄러움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때 내 모든 행동들에 대한 후회와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중국에서는 그 부끄러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걸 알게 되었기에 그때부터 열심히 공부를 했고, 여러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그때 어떻게 혼자 가서 그렇게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만약 몰랐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건 나 자신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일종의 제어장치를 얻게 되는 것 같다.


필력이 짧아 글이 담백하지 못하고 매끄럽지 못하다.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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