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하우절 <불변의 법칙> (원제: Same as ever)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은 2024년 상반기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입니다. 이미 각종 매체에 수많은 리뷰가 실렸기 때문에 간단하게 개인적인 소감 위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불변의 법칙’이라는 제목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책이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불변의 법칙이라 것은 대부분은 너무 당연하고 상식적인 것들입니다. 예를 들면 ‘적절한 타이밍에 움직이라’, ‘사람의 마음을 얻어라’.. 뭐 이런 것들처럼. 그래서 이 책 역시 그런 조언에 적당한 스토리와 논리를 버무려놓은 책일 것이라고 예상했고 굳이 읽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구매 시점 기준으로 81쇄 발행이라는 수치를 보고 내가 생각하는 그런 뻔한 책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불변의 법칙>은 한마디로 아주 뛰어난 스토리텔러가 새로울 것 없는 조언들을 요즘 트렌드에 맞게 적당한 톤과 매너로 아주 잘 풀어쓴 책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가독성 좋고, 내용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중간중간 나심 탈레브, 찰리 멍거 등의 인용구가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큰 재미나 울림을 느끼기는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정말 맛있는 퓨전 요리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흥미롭기 하지만 새롭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저자만의 깊은 손맛이 느껴지지 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책에 담긴 메시지는 매우 중요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다루는 저자만의 깊이가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아주 뛰어난 스토리텔러가 새로울 것 없는 조언들을 요즘 트렌드에 맞게
적당한 톤과 매너로 잘 풀어쓴 책
책에서 저자는 절대 변하지 않는 23가지 법칙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중 행복과 기대치의 상관관계, 인간이란 존재의 다면성을 설명한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또 평화가 혼돈의 씨앗을 뿌린다는 조언을 통해 가장 안전하다고 느낄 때가 가장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일 수 있다는 메시지도 매우 공감이 갔습니다.
총평하자면 <불변의 법칙>은 언제 들어도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한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조언을 수려한 글쓰기 실력으로 맛있게 요리했습니다. 중간중간 흥미로운 소제목도 많고,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멋진 문구들도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분명 재미있고 잘 쓰인 책입니다. 하지만 <불변의 법칙>이라는 제목과 하드 커버의 무게만큼 무거운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