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권력>(2023) 데버라 그룬펠드· 김효정 번역, 센시오
우리는 종종 지금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진 나를 상상한다. 그리고 때로는 권력을 전횡하는 권력자에게 분노하고 단죄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이런 상상은 우리 안에 권력이란 힘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권력이란 무엇이길래 이토록 우리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일까?
데버라 그룬펠드의 책 <수평적 권력> 은 권력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권력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은 저자의 대표 강의 <Acting with power>를 베이스로 집필됐다.
<수평적 권력>은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권력의 정의와 속성, 작동방식 그리고 권력의 오남용이 생기는 원인과 이유, 권력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법 등을 다룬다. 또 부패한 권력에 영향을 받아야 할 때 이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권력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일관되게 권력과 나 사이의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또 저자는 권력과 나 사이에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막연히 권력을 추종하거나 기피하는 등 권력과 관련된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권력자와 권력을 배우와 연기에 비유해서 설명한다. 배우가 자신의 배역을 최선을 다해 연기한 뒤 무대가 끝나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우리도 주어진 권력을 목적에 맞게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되, 권력은 결코 자신의 소유가 아님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권력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에 속한 것이고 지배이기 전에 관계라고 말한다. 또 우리 모두는 누구나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권력의 크기보다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머릿속에 막연하게 그려져 있는 권력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한편 우리에게 주어진 권력을 바르게 사용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책이다. 부디 우리처럼 작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닌 큰 권력을 가진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지금 사용하는 권력은 자신의 소유가 아니며, 사회가 부여한 것임을 깨달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