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멕시코 요리 '고향의 맛'
안녕하세요.
무주에 서식하는 한풍루입니다.
가을 단풍과 은행을 보시면서
하루하루를
운치 있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당신은 어떤 꽃을 좋아하시는지요.
저는 민들레와 제비꽃을 좋아해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꽃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이기도 하고요.
토끼를 키우다 보니
봄철부터 겨울 전까지
씀바귀와 민들레가 보이면
얼른 뜯어다가 판다에게 먹이거든요.
밍밍한 배추를 주면
힐끗 한 번 저를 쳐다보고는
마지못해서 먹으나
민들레를 가져다주면
저를 많이 존경(?) 해주지요.
처음 무주에 이사 왔을 때
제가 사는 곳 근처에
민들레가 거의 없어서
3년 동안 민들레가 많이 자라는 곳에 가서
씨가 생길 때 즈음에 꺾어다가
틈나는 대로 뿌렸더니
올해는 곳곳에 민들레가 피어 있습디다....
흐흐흐, 농사지으시는 분들은
잡초라서 좀 번거로워하시지요.
캘리포니아에 서식하는
터록마님이 타코 라이스라는 음식을 해 드시는데
그게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요.
제가 워낙에 촌사람이라
비빔밥으로 먹을 수 있을까 싶어서
타코를 만들어 보았는데요.
어느 날
냉장고 뒤져서 정리할 때가 왔지요.
나름 요리해서 사진 찍는 사람이라고
김치냉장고와 베란다에
상시 준비해 놓는 재료들이 있어요.
타코에는 무조건 양파, 토마토, 아보카도
이 세 가지는 꼭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샌드위치 싸듯이
집집마다 있는 재료로 만드는가 봐요.
고수를 시로시로~~ 하길래
파슬리를 준비하고
적색 양배추와 라임, 파프리카를
꺼냈어요.
이 그릇의 비밀을 살짝궁 알려드릴까요.
파슬리로 가려놔서 그렇지
들어 보면 깊숙이 패인 자국이 있어요.
해산물 뷔페 집에서 주문이 들어온
좀 많이 크고 무거운 그릇인데
건조되면서 갈라진 기물이 나와서
금으로 메꿔서 구웠어요.
버려질 그릇도 이렇게 변신할 때가 있으니
실패가 나쁜 것만은 아닌 거 맞쥬?
타코에는 새우나 고기를 넣기도 하고
터록마님은 고기를 대체할 재료를 사용하셨는데요
저는 전 날 먹고 남은 치킨을 꺼냈지요.
히잇~~~!
남은 양을 보니 다이어트를 한다고
(나름) 애쓰기는 하나 봅니다.
빨간 레드는 제 몫이고
간장은 진묵 도령이 좋아해요.
타코 시즈닝이라는 것이 있다고
마님이 알려주셔서 구해서 맛을 보니
라면 수프 같더라고요.
인공조미료가 아니라고 쓰여 있으니
멕시코 '고향의 맛' 인가 봐요.
매콤한 타바스코 고추라는 것도 준비했어요.
닭고기 살을 뜯어서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볶다가
눅눅한 게 사라진 뒤
맛을 봐가면서 타코 시즈닝을
뿌려주었어요.
양념된 치킨 살이라 많이 넣지 않고
멕시코 '고향' 맛만 내었져.
아보카도도 썰어 놓고
미니 파프리카도 송송송~~~
바삭한 타코 과자가 있는 걸
시골 사는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마지막으로 서양 요릿집 가서 밥 먹은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요.
타코 시즈닝과 타바스코 고추를 사니
업체에서 이 과자를 보내주었어요.
나초 같은 맛과 식감이네여^^
고향의 맛이 폴폴 나는
닭고기와 아보카도, 파프리카를 넣고
매콤한 타바스코 고추는
송송 썰어 넣었는데요
매운맛에 한 번 걸려 봐랏!
속으로 킥킥거리면서 통째로 넣기도 했어요.
인생 복불복인거져^^
그리고 파슬리를 솔솔 뿌려주었지요.
먹기 직전에 라임을 쭈욱 뿌려주면
이 맛이 멕시코 맛일까요^^
아보카도 남은 것에
레몬 반 개를 짜서 넣고
소금 조금 넣은 후 으깨주었어요.
그릇에 잔디처럼 깔아 준 후
헤헤헤, 민들레와 벚꽃
그리고 딸기와 키위를 넣은 타코를
올렸어요.
겨울이 오기 전에
화사한 가을을 맞이하도록 해요.
제 짝퉁 <타코>를 봐주셔서 감사해요.
한 눈으로 보시고
또 한 눈으로 흘려 보내주때염 ㅋㅋㅋ
요리에 자신이 없어서
많이 부끄럽습니다.
행복한 가을,
아름다운 10월의 마지막 주를
즐겁게 보내고 계시지요.
평화로운 주말 보내시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음식 담는 한풍루
그릇 만드는 진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