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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엔진 Jan 03. 2021

현대자동차의 2021년을 기대하며(2)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2)

 신정 연휴가 다 지나가기 전에 3가지에 대한 생각을 다 정리하기 위해서 늦은 시간이지만 다시금 자리에 앉아서 생각을 정리해본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다양하게 입력되어 있는 정보들로 인해 혼재된 생각들을 정리한다는 관점에서 언제나 쉽지 않지만 항상 다시금 자리에 앉아서 다시 브런치를 열게 만드는 신묘한 힘이 있다.


 한 번의 호흡에 쓰기에는 너무 길어서 3개로 끊어서 작성하게 되었는데, 첫 번째 글은 아래 링크를 통하여 확인하실 수 있다.


 두 번째 주제는 오픈 API는 데이터를 넘어서 기능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길... 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현대자동차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19년 10월 "현대 디벨로퍼스"라는 사이트를 런칭하고 오픈 API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크게 계정 API, 데이터 API라는 테마로 구분하여 제공하고 있고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이를 신청하여 이용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확장하여 구축하고 이를 통하여 Data Monetization이라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


 아직 잘 모르셨던 분들은 현대 디벨로퍼스에 가입하시고, 신청하셔서 활용해보셨으면 좋겠다.

2025전략 중 현대 디벨로퍼스 관련 이야기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구축할 때 고려해야 하는 가장 단순한 질문은 아래 내용이다.


 이걸 고객이 왜 돈을 주고 사용해야 할까요?   


  B2C와 B2B를 조금 더 구분해서 봤을 때, 오픈 데이터 서비스의 실질적인 고객은 법인이며 B2B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돈을 지불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1) 이것이 없으면 비즈니스가 작동할 수 없거나
2) 이것이 있으면 확실한 이점이 있거나


 그렇다면 이 관점에서 현대 디벨로퍼스에 사례로 소개되어 있는 오픈 API 서비스를 살펴보자


 차량관리를 위한 차계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클(기존 이름 마카롱)은 모바일로 차계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자동차의 디벨로퍼스 서비스를 이용하기 이전부터 이들은 고객이 직접 차량관리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현재는 디벨로퍼스만이 아니라 다양한 자동차 API 서비스를 활용하여 계속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현대 디벨로퍼스는 일부 고객에게 한정하여 더욱 고도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없다고 차계부 서비스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누적 주행거리는 내가 매일 자동차를 이용하면서 계기판을 통해서 확인하는 정보이기 때문에 App에 입력하는 귀찮음은 없애줄 수 있을지언정 이것을 굳이 유료화해서 서비스할 수 있는 수준은 안되기 때문이다.


 현재 성과를 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현대해상의 UBI 보험 역시 현재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안전 운전습관을 조금 더 정교하게 분석하여 새로운 보험 상품 모델을 개발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블루링크 옵션 장착 및 가입이 되어있을 경우 특약 할인 등을 제공해주고 있고 가입절차를 간소화시켜주고 있는데 향후 이를 더 발전시켜 보험 상품 모델로 연계한다고 생각해보자. 운전습관이 난폭한 고객의 경우, 고속 주행을 즐기는 고객과 같이 기본적으로 보험사의 리스크 관점에서 위험도가 높은 고객의 보험료는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 보험료를 올릴 수 있는가? 자체적인 상품 모델링에 활용하기에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과연 해당 데이터가 없으면 자동차 사고 관련 리스크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유의미한 정보 제공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들어가면 사실 쉽게 대답할 수가 없다. 만약 현대해상이 아닌 삼성화재, 동부화재와 같은 대형 자동차 보험사들까지 이 데이터를 모두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날이 올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시험적인 수준일 뿐 현실적이지 않다.


 또한, 아직까지 현대자동차의 블루링크 장착 차량에 한정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고 이마저도 블루링크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들에 한정되며, 개인정보와 관련하여 "동의"한 고객으로 또 제한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향후 데이터 관련 법령 개정에 따라서 데이터에 대한 민법적 소유권이 동의 기반으로 이를 수집하여 활용하는 기업만이 아니라 고객 개인에게도 있는 것으로 개정되는 경우 해당 데이터로 발생한 수익에 대한 고객 제공 문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게 될 수 있다는 것도 여전히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이슈이다.


현대 디벨로퍼스가 제공될 수 있는 차량은 제한적이며 이론적으로는 현대자동차 전체와 동일한 규모까지만 커질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그리고 있는 2025 전략까지 남은 4년이 지났을 때 현대 디벨로퍼스 기반 Data Monetization이 극단적으로 이익 달성 규모까지 성장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아 보인다. 물론 블루링크의 적용 차급을 낮춰가면서 계속 확대하고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수집 가능한 정보들을 계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현대자동차의 핵심적인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며 이 방향성에 대해서는 매우 공감하지만, 역설적으로 걱정되는 지점은 우리가 가진 데이터가 과연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가에 대하여 시장에서 냉정하게 평가를 받기 시작하는 원년이 되었다는 관점에서 명확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그런 미래를 보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자동차 스스로도 B2B 관련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우위에 대한 관점은 블루링크의 오랜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블루링크의 "커넥티비티" 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결국 "통신망"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블루링크 요금은 현대자동차에 서비스 이용료로 고객이 지출한다고 해도 실제로 해당 가격에는 통신망 사용료가 포함되게 된다. 즉, 블루링크가 잘 될수록 해당 통신망을 제공하는 통신사업자도 같이 수익을 보는 구조라는 것이다.(카카오택시가 잘 될수록 카카오페이 거래액이 가만히 앉아서도 계속 올라가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2020년 9월 10일에 기간통신사업자(MVNO)가 되어 블루링크 장착 차량의 증가에 따른 차량 제어를 위한 커넥티비티 서비스에 대한 장기적인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지만, 역시 "통신망"이 필수적이고 이를 임대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동일한 구조라는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아래의 2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오픈 API의 개발 순서를 고려해야 하며, 해당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수집할 수 있거나 기능적으로 제공하여 언제든 "배제되어도" 관계없는 방식이라면 영원히 과금 모델로의 전환을 하지 못할 수 있다. 현재 과금을 하고 있더라도 언제든지 "이제 그만 사용할게요"라고 쉽게 대체될 수 있는 형태는 역시 한번 수익화가 시작되었다고 좋아할 상황이 아니라는 위기감을 항상 가져야 한다


1) 이것이 없으면 비즈니스가 작동할 수 없거나
2) 이것이 있으면 확실한 이점이 있거나


 그런 면에서 와이퍼의 사례로 제시되어 있는 차량 원격 문열림 제어나 오윈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정확한 차량 위치 제공과 같은 사례처럼 해당 비즈니스 모델과 밀착되어 상호 간에 명확한 Pain Point를 해결해주고 이에 대하여 기능 이용 단위 과금 모델로 작동할 수 있는 것들이 더욱 다양하게 개발되어야 한다.


 실제로 이렇게 생각해보자. 출장세차가 효율이 좋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이동 시간 최소화 및 최대 서비스 실시가 필요하다. 그래서 세차 서비스 호출에 대한 지역의 수요를 최대한 흡수하여 세차 서비스 제공자의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는 것이 해당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이 개선되는데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이 정도 규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어차피 수익성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일정한 지역 수요를 탄탄하게 가지고 있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우리의 차량 원격 문열림 제어, 나아가 현대 디지털키 공유 제공을 이용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분해서 생각해보면 아래와 같이 서비스 모습이 달라진다.


 기존 : 세차 서비스 신청 접수 → 이동 → (차키 수령) → 세차 실시 → 완료처리 → 다음 장소로 이동

 

 주차 간격이 너무 타이트하여 차량을 찾았어도 세차가 불가능하거나, 실내세차까지 포함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차키를 수령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통화하고 기다리고 만나는 시간 등을 고려해서 최소 5~10분 이상의 시간이 추가로 소모되어야 한다면,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원 1명의 이동 및 세차를 기준으로 하루 4~5건을 Full-Capa라고 잡았을 경우 최소 20~50분의 시간 생산성 Loss 가 발생하게 된다. 만약 고객이 아예 전화를 받지 못할 상황이라서 세차 서비스 자체를 제공하지 못할 상황이 돼버린다면...? 고객 잘못은 있을지언정 해당 고객 역시 최악의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며, 일반 위약금 조치 이후 서비스가 제공이 안됐으면 인건비 낭비에 대한 비용 보전 일부는 되더라도 고객을 영원히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만나지 않아도 키를 전달하기 위해서 세차 서비스를 접수할 때 "좌측 전면 타이어 상단에 차키를 올려두었다"라고 상호 간에 약속을 정하는 경우도 일부 있겠지만 행여나 차키가 분실되거나, 도난이라도 발생한다면 그것은 온전히 차주의 책임이 된다.


 그래서 "원격 문열림"이나 "1회성 키 공유를 통한 차량 이동 권한 제공"과 같은 기능은 명확하게 해당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하여 비즈니스 운영 프로세스의 예측가능성 기반 생산성 개선 및 실내 세차의 업셀링 가능성 상향까지 연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액과금 또는 최종 매출액 기준 Revenue Share 등을 협의해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측면에서 카버샵에서 오픈한 더 컵이 빠르게 확산 전개된 상태에서 최종한 세차, 대리운전과 같은 서비스들을 붙여나가게 된다면 어떤 파급력이 발생할까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1번 주제에서도 얘기했지만 이런 디테일한 현장의 상황을 깊숙하게 파고들어 실제 좋게 말하면 협업기반, 조금 강하게 말하면 "너 죽으면 나 죽는다"는 정도의 비즈니스 모델의 기능적인 관점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이를 작동시키기 위하여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의 신규 요건 정의/개발/개선까지 연계시킬 수 있는 개별 모빌리티 서비스 단위의 Product Owner급의 인재를 계속 키워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위에 대한 내용이 정리되었을 때 비즈니스 모델로서 독자 생존하기 위해서 그다음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아래 내용이다.


 그래서 우린 그걸로 수익을 낼 수 있나요?


  이건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다. 그냥 단순한 공식 아닌가?

 영업이익 = 매출 - 매출원가 - 판매관리비

  우리의 해당 사업은 언제쯤 제대로 Monetization이 될까를 생각할 때는 내가 만들 서비스의 과금 모델(가격)을 가정하고 투입되는 고정/변동비용을 계산해보면 된다. 내가 위에서 예시로 제시한 출장세차 프로세스의 개선을 위한 기능 단위 호출 1회를 1,000원이라고 정의해보자. 여기에 투입된 인원의 인건비가 연간 약 1억이라고 가정해보면 1년에 100,000만 번의 기능 단위 호출이 발생해야 매출원가의 일부인 인건비를 회수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실제 현대 디벨로퍼스를 사용하고 있는 팀 와이퍼가 추산한 국내 세차 시장 추정 규모 중에 출장세차 이용은 연간 약 190만 대인데, 약 5.3%의 호출이 100% 현대 디벨로퍼스 과금형 모델과 연계되어 발생해야 인건비 회수 수준이 가능해진다. 기능 단위 호출 건당 1,000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는... 직접 업체와 협상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위의 가정도 쉬운 예시를 위할 뿐이지... 시스템 인프라 및 해당 관리 인력만 생각해도 비용이...)


 이 사업이 과금 모델을 도입하여 "수익화"를 할 수 있지만, BEP 이상의 수익성을 만들어내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데이터를 모두 석유라고 하지만 데이터 자체를 가공해서 "외부"에 판매하는 수익모델을 만들기가 용이하지 않다는 것도 이제는 시장에서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과연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가?


 그건 내부 임직원이지만 외부에 공개된 자료만으로 해석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 판단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용어에 대한 정의부터 명확하게 했으면 좋겠다. 전략 보고서에 명명할 때 오픈 데이터 서비스보다는 오픈 API 서비스가 정식 명칭이 되어야 하고, 데이터는 오픈 API를 통해 제공되는 하위의 항목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직접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해당 사업에서 정확히 취하는 수익은 아래와 같은 구조라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오픈 API를 사용하여 해결 가능한 파트너의 문제 해결에 대한 정액형 또는 정률형 B2B 과금 모델


 그리고 또 한 가지. BEP 이상의 수익성을 만들어내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인식한다고 해서 해당 업무를 추진하는 부서들에게 너무 큰 부담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제나 우리나라의 위대한 사업들은 성급한 수익화에서부터 망가지기 시작했다는 과거의 역사를 교훈 삼아 수익성은 분명 명확하게 인식하고 고려하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원이라는 관점에서 투자해도 충분히 의미 있는 행보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런 요소들을 분절적으로 생각하지만 않는다면 개별 서비스 또는 생태계의 규모가 적정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했을 때 얼마든지 단계별 인수합병 등을 통한 내재화 기반 전체 비즈니스의 수익모델을 흡수하는데 오픈 API 전략이 마중물이 된다는 관점으로 생각해야 단기적인 비용 매몰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이는 건강한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 구축에 현대자동차가 책임 있는 자세를 다한다는 것과 더불어 비용과 프로세스 등의 난제로 내부 인력으로 테스트하기 어려운 모빌리티 서비스 신사업 분야에 대한 검증을 병행할 수 있다는 매우 전략적 관점으로도 실행할 가지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실행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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