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유연함
단추 달린 옷을 입을 땐 느슨한 마음을 다잡듯
끝까지 잠그는 편이다.
보기에 따라 단정해보이기도 하지만
답답하고 꽉 막히고 재미없어 보일 수도 있다.
자기는 묵직한 이야기를
무겁게 전달하는 편이니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다는
남편의 애정 어린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의 서툼을 잘 알고 있기에
결국 표현할 언어를 찾지 못하고
끝내 말을 삼키게 되는 거라고 답했다.
공깃돌처럼 가볍게
스타카토 연주처럼 경쾌하게 다가가
유쾌하고 편안하게 내 마음을 전하고 싶은 바람
명랑(흐린 데 없이 밝고 환함)을 넘어서 가끔은
쾌활(성격이 시원스럽고 마음이 넓다)한
대인배이고 싶을 때도 있다.
몸과 마음의 유연함을 원하고
연결되어 잘 소통하고 싶은 욕구도
계속 보아주며 인정하고
지독한 단독자로 유일한 청중이신 분 앞에
홀로 있어야 함을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머물기
물 속에서 뜰 뿐 아니라 자맥질하게 되고
주저앉음과 기다림의 미학을 배우게 된다면
너무 커다란 우리 영혼을 조망하기 위해
담담히 터벅터벅 저를 끌고 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