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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조속의해파리 Dec 05. 2016

프로그래머로 산다는 것.

그보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


나는 이 글에 동의한다.

프로그래머는 아니지만 (웹)디자이너로서, 때론 마케터로서, 때론 기획자로서,

그보다 대한민국의 근로자로서 동의한다.


"이게 정말 우리나라 프로그래머 현실인가요... 외국으로 떠날 준비 해야 되는 건가요 ㅜㅜ"라는 말과 함께 모 페이지에 링크된 이 게시글에는, '의욕이 떨어지네요..' '한국을 떠야 하나요' '같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더라도 단순 잡부이냐 기술자냐에 따라서 대우는 다르지요.' 등의 많은 덧글이 달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욕이 떨어질 필요도, 한국을 뜰 필요도 없다.

또 잡부여도, 기술자여도, 너는 그런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한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4차 산업이 다가온 이 시점에 아직도 2차 제조업 중심의 사고를 버리지 못한 멈춰있는 사고방식의 문제이며, 개인의 삶보다는 여전히 단체가 우선되고, 단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면 결국 단체와 함께 개인도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지도층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나는 노조를 지지한다. 간혹 촛불집회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본질을 흐리는 종북좌파 집단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들의 강한 어조를 조금만 빼고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 모두가 이 정도는 지켜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파업은 해야 하며, 우리는 조금 느린 서비스와 택배를 참을 줄 알아야 한다. 대신 보다 복잡한 시스템의 간소화, 허례 의식의 축소가 이루어 진다면 조금 더 '효율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그래머 집단은 (디자이너, 마케터 집단또한 마찬가지) 행복해 지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을 타고난 집단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트렌드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수직'의 사고방식보단 '수평'과 '실력'으로 이야기하기에 더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약 저 글에서처럼 오래된 경력자가 자신의 문제, 혹은 동료의 문제, 혹은 선배와 후배의 문제를 느껴서 조금만 더 나서고 총대를 맬 수 있다면, 그리고 그들의 입장을 저 글과 같이 쉬운 말로 해석해 줄 수 있다면-. 이 조직은 더 나아가 우리 사회는 바뀔 수 있을 것이다.



PS. 그러니까 제발 부탁인데 "나 때도 다 이렇게 해왔어" 같은 말은 하지 말자.
사장님 그러면 부품도 다 고장나요. 못써먹는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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