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이 미하이칙센트의 Flow는 이미 많이 알려진 개념입니다. 그런데 위대한 고전들이 그렇듯이 다시 읽은 플로우는 다시금 많은 지혜를 전해주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많은 고민들과 삶의 문제들에 대해 미하이칙센트는 해결방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진실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당대의 나에게 맞는 활동을 해야 한다.
Flow의 개념은 다소 신비주의적이거나 다소 지나치게 과학적일 수 있는 우리 삶의 비밀들을 잘 설명해줍니다. 그래서 미하이칙센트는 이를 이미 인류가 알고 있는 것을 잘 설명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감탄했던 점은 우리가 삶의 진실된 행복을 위해서 '신비주의'나 '종교', '이념'등에 의지하는 것에 대해 설명한 부분입니다. 그것들은 모두 의미가 있었고 진실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화, 종교, 마르크주의, 미국 건국의 철학,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그랬던 것처럼 그 시기에는 매우 유의미한 것들이었지만 지금 현대에 와서는 그것이 유효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게 과거의 이론을 무리하게 현대에 적용하거나 신비주의에 빠지거나 종교의 교리를 지나치게 맹신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미하이칙센트에 의하면 지속성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가 현대인들에게 제시한 것이 바로 'Flow'입니다. Flow는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상태입니다. 마치 하늘을 나는 것, 물 흐르듯이 안정된 느낌을 주는 Flow는 누구나 일정 순간에 경험해 본 적이 있는 상태입니다. 주로 유년기 청소년기에 겪곤 하는데 성인이 되면서 사회의 질서에 맞춰 살면서 서서히 그 상태를 망각하게 됩니다. 우리 삶은 성인이 되면서 점점 외부의 스트레스에 노출되는데, 이 스트레스는 우리를 Flow의 상태에 머무는 것을 잘 허락하지 않습니다. 툭하면 휴대전화의 메시지가 울리고, 세계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부정적인 사건들이 시시각각 벌어집니다. 그리고 TV와 SNS 등에는 돈이 많고 젊고 매력적인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이런 현대사회의 특성은 우리를 지속적으로 심리적 안트로피의 상태에 머물게 합니다. 안트로피가 낮은 상태를 말하는 심리적 안트로피의 상태는 우리가 고통, 공포, 불안, 분노, 질투의 상태를 의미하며 무엇보다 심리적 무질서를 야기합니다. 즉, 행복하고 충만한 상태인 Flow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장해물로 가득한 상태를 말하며, 이때 우리는 어떤 것에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사물에 의식을 빼앗기고 낮은 의식 상태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 상태가 오래 유지되면 바로 나의 본질적인 자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럼 나의 기본적인 상태가 불안하고 두렵고 화가 쉽게 나는 유형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우리는 당연히 행복하기 어렵고 보다 물질적이게 됩니다. 외부의 환경이 개선되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무서운 점은 현대사회는 이런 경향을 더욱 강화하는 억압의 대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권위적인 독재자, 부패한 종교지도자, 타락한 자본가 등의 억압의 대상이 잘 드러날 때와 다르게 현대의 억압은 그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교묘한 방식으로 우리를 심리적 안트로피 상태로 만듭니다. 그렇게 되어야만 우리는 불안함과 두려움에 더 열심히 일하고, 우리의 본능적 욕구에 충실하고, 연대하기보다 경쟁하고, 절약하기보다 소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방법을 제시하다
프로이트는 당대 오스트리아의 부르주아적 속물적 특성을 가진 근대인들에게 정신적 자유를 주었습니다. 바로 무의식의 비밀을 파헤쳐 우리가 얼마나 본능적 이드와 사회적 슈퍼에고에 의해 억압받는지를 깨닫게 했기 때문입니다.
칙센트미하이는 그런 측면에서 'Flow'라는 개념을 통해 현대인들의 시대적 상황과 상태에 맞는 자유와 행복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인생의 보상을 외부나 타인에게 찾는 것이 아닌 내부에서 찾는 것입니다. 어떤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고 이에 완전히 몰입함으로써 심리적 안트로피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것입니다. Flow라는 상태에서 우리는 온전히 몰입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지속적으로 행복감을 감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결국 무언가에 온전히 몰입하고 성장하여 일정한 궤도에 오를 때 진정한 충만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반드시 수반됩니다. 또한 수많은 시행착오와 두려움, 지루함등이 우리의 몰입을 방해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의식적 노력을 통해 조금씩 Flow 상태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을 늘리다 보면 우리는 능수능란하게 어떤 상황에서도 Flow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진정한 삶의 자신감과 기쁨 그리고 세상에 대한 애정이 넘쳐흐르게 되는 것이죠. 이 단순하지만 어려운 삶의 지혜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21세기 인류가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방법이라는 것에 저는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다음 시대에는 칙센트미하이의 Flow를 넘어설 수 있는 또 다른 지혜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현대의 수많은 자기 계발 이론들은 모두 Flow 하기 위한 세부적인 기술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라는 농구선수는 은퇴식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자신의 딸에게 전해주고 싶은 아버지의 인생의 지혜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여러 외부적 상황이 안된다고 말할 때도 끝까지 하고야 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럼 그것은 자신이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는 것 이상의 위대한 것들을 이루게 해 준다고 말합니다. 코비는 아마도 완전히 농구에 몰입하여 Flow에 상태에 진입했고, 그 과정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기 힘든 삶의 행복과 충만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지혜를 자신의 딸과 같은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21세기 자본주의, 뉴 노멀, 포스트 코로나 등 다양한 표현으로 규정되는 이 혼란한 시대에 미하이칙센트는 정답과 같은 삶의 행복의 비결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다른 많은 위대한 고전들의 지혜가 그랬던 것처럼 이 가치를 이해하고 그대로 삶에 적용하여 실천하는 사람은 소수일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글을 읽는 분들과 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만큼은 이 지혜를 삶에 적용하여 행복한 삶을 구성하기를 기대합니다. 아마도 제 남은 삶의 모든 과제는 칙센트미하이의 지혜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더 공감할 수 있게 글과 강의로 전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도 조용히 작은 카페에서 세상의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행복감을 느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