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가가 되는 법은 간단하다. 김성신에게 잘 보일 것! 김성신은 2000년부터 서평을 쓴 출판평론가로 《서평가 되는 법》은 그가 발굴한 서평가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서평 쓰는 법을 논하기 전에 그들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그들은 억지로 김성신의 눈에 들려고 하지 않았다. 우연히 그와 친분이 생겼고 그의 ‘꾐’에 넘어가버렸다. 김성신은 신문과 잡지에 그들이 정기적으로 서평을 실을 코너를 만드는 것으로 그들을 서평가로 만들었다.
김성신은 그들에게서 무엇을 봤을까? 방송, 요리 등 꾸준히 한 분야를 파는 성실함이다. 그는 “성실한 사람이 유능해지고, 유능한 사람이 훌륭해지고, 훌륭한 사람이 멈추지 않고 계속 정진하는 진정한 고수”가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성실한 사람을 발굴한다.
발굴은 서평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서평은 가치 있는 책을 찾아내 소개하는 글이다. 잠깐, 발굴이란 말은 오해를 부를 수도 있겠다. 세간에 잘 안 알려진 책만 소개해야 한다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발견’이라고 하면 좋겠다. 내가 발견한 좋은 책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는 글이 서평이다. 좋은 책이란 곧 가치 있는 책이다.
그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우리는 가치 있는 것에 자연스럽게 애정을 느낀다. 그래서 좋은 서평에는 애정이 담긴다. 그 애정이 향하는 곳은 한 권의 책을 넘어 그 책을 쓴 저자에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또 서평에 필요한 게 공공성이라고 김성신은 말한다. 서평은 그 책의 가치를 사회에 전달하는 글이다.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글이다. 주관적으로 쓰지만 사사로운 이익을 좇아서는 안 된다. 단순히 책의 판매량을 늘리려고 쓴 글은 판촉문일뿐이다. 서평가는 마케터가 아니라 큐레이터다. 가치 있는 지식을 대중 앞에 전시해 저자와 독자를 이어주는 존재. 그리고 한 사람의 서평을 모아놓으면 그것 자체로 지식의 전시장이 된다.
그 정도로 서평을 쓴다면 자연스럽게 서평가도 관심을 끈다. 그래서 서평 쓰기는 브랜딩 효과가 있다. 김성신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는 책을 쓰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만 처음부터 책을 쓰기는 어려우니까 일단 그보다 쉬운 서평 쓰기로 시작하기를 권한다. 말했듯이 그가 발굴한 서평가들은 방송, 요리, 육아 등 각자의 분야에 오래 매진한 사람들이다. 서평은 그 과정에서 형성된 전문성과 남다른 시각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단이다.
그러면 어떻게 쓸까? 사실 이 책에 구체적인 방법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쓰라고 할 뿐. 대신 너무 부담을 갖진 말라고 한다. 좋은 서평은 좋은 ‘표현’으로 쓰는 게 아니라 좋은 ‘생각’으로 쓴다면서. 그러니까 생각이 있다면 서평은 누구나 쓸 수 있다.
물론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책을 읽어야 하니까!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성실한 행위다. 대충 페이지를 넘겨서는 책을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성실은 김성신이 사람을 발굴하는 기준이다. 그러니까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김성신에게 잘 보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쓰자.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말고 기왕 읽은 것 짧게라도 내 생각을 쓰자. 그러다 보면 꼭 김성신이 아니라도 누군가의 눈에는 띌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