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우린 잘 살 줄 알았다

스무 살, 우리는 같은 학교, 같은 과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되었고 서른에 함께 세계로 떠났습니다. 718일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지에서 별일을 겪어도 많이 웃었기에 이 정도면 서로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함께 일하다 보니 이태원 언덕 위 다세대주택에 같이 살게 됐어요. 통장 잔고를 자주 확인해야 하는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우린, 잘 살 줄 알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이걸 여태 왜 몰랐지 싶을 만큼 문득문득 어긋났고 우울증과 번아웃을 차례로 겪었습니다.


매거진 <서른, 결혼대신 야반도주 그 후>는 세계여행 후 같이 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잘 발행되던 글이 언제부턴가 멈췄지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던 그 무렵부터 글이 지독하리만치 안 써졌거든요.


1 빈 문서를 연다

2 쓴다

3 더 못 쓰겠으면 저장한다

4 쓰던 문서를 연다

5 이어서 쓴다

6 끝낸다


이 과정만 반복하면 되는데, 참 요상합니다. 헣허허. 그래도 부끄럽지 않게 부단히 썼고 종이를 빌려 세상에 나왔습니다.



세모와 네모바퀴가 달린 자전거처럼 덜그럭거려도 어쨌든 굴러가는 우리의 좌충우돌 동고동락기!


장마철에 집에 두고 보시고, 휴가철엔 여행가방에 넣어가셨으면.. 그랬으면… 네, 많이 읽히고 싶다는 고백입니다. (윙크 뿅뿅)



*이전에 발행했던 글은 책에 실렸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