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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우주 Jul 10. 2023

개발자가 멋있는 순간

반복적인 루틴 업무를 자동화 시켜주는 개발자

생각보다 수동 인력으로 돌아가는 IT 회사


IT 대기업이라고 하면, 막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챗GPT로 능률을 높이고 딥러닝이든 AI든 신규 기술을 활용할 것 같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신기술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해당하는 말이겠지만, 기존에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맡고 있는 기획자라면 그런 기술을 실무에 적용할 일은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에서 갖는 IT 기업에 대한 환상과 달리, 회사에선 수동 인력으로 땜빵하듯 돌아가는 일이 꽤 잦다. 개발 직무는 더 나은 사정이겠지만, 특히 문과 직무라면 루틴하게 돌아가는 반복되는 수동 운영 업무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든든한 개발자가 있다면

반복적인 수동 업무를 자동화 해준다


요즘엔 파이썬을 활용하면 엑셀 업무처럼 반복적이고 루틴 업무를 자동화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서비스 런칭 전에 검증하는 QA 과정은 아무래도 눈으로 직접 테스트 해봐야 안심이 된다.   


그래서 여느 날처럼 서비스 개편 런칭을 앞두고 내가 만든 서비스에 오류가 없는지 한참 테스트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기존 검색이랑 개선한 신규 검색 결과를 비교하면서 성능을 확인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검색 서비스는 테스트를 위해서 키워드 하나하나 직접 검색해 보면서 오류를 찾아내야 했다. 테스트 대상 키워드는 2천 개 정도였고 2주 안에 다 확인하는 게 내 목표였다.


그런데 내가 하고 있는 이 QA 업무에 대해서 개발자가 듣더니, '이게 무슨 비효율이냐'면서 개발팀 내부적으로 회의를 하셨다고 한다. ㅇ_ㅇ;;


그러고 나서 개발자느님들이 기존 AS-IS 검색 결과와 TO-BE 검색 결과의 상위 콘텐츠를 비교해서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0~100%로 수치화해서 알려주셨다. 검색 키워드 하나하나마다 기존과 얼마나 유사한지 '일치도' 숫자를 갖게 된 것이다.


너무 신세계였다.
사람이 한땀한땀 확인해야 할 것이
개발자 덕분에 한 번에 수치화된 것이다.

그 덕분에 나는 키워드를 하나하나 검색할 필요 없이, 일치도가 15% 이내로 낮은 키워드만 확인하면 됐다. 이 방법이라면 봐야 할 키워드가 현저히 작아지기 때문에 2천 개 그 이상의 키워드를 더 빠른 시간 안에 확인 가능해졌다. 100% 일치하는 키워드를 봐야 할 필요도 없어져서 무의미한 단순 노동을 줄일 수 있었다.



개발자가 구원자처럼 보이는 순간이었다.

이런 게 바로 개발자의 위엄이구나! 싶었다.

너무 고맙고 멋있었다 ㅋㅋㅋ




기획자가 개발 감각이 있어야 하는 이유 :

어떤 걸 개발 요청하면 가능할지,

뭘 요청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


한편으로 일치도를 개발 도움 받아서 자동으로 측정하는 것은 나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였는데, 그냥 별생각 없이 몸으로 때웠던 게 아쉬웠다.


기획자한테 개발 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게 이런 이유지 않을까. '이 정도는 개발에서 해결해 줄 수 있겠다'라는 감이 있어야 개발팀에 자동화 해달라고 요청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는 자동화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했다. 아직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내 동력, 사내 카페 아이스크림



아무튼 이타적인 개발자 덕분에 인형 눈깔 붙이기 같은 반복 노동을 줄일 수 있었다. 이런 순간들이 바로 기획자가 느끼기에 개발자가 멋있어 보이는 순간이지 않을까 싶다!


스페셜 땡스 투 개발자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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