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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KyuHyang Lim Nov 01. 2023

컬렉팅보다 중요한 미술품 보관하기

미술품을 수집하는 여정에서 작품과 평생 잘 살아가는 것은 작품을 고르는 일보다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보통 미술품은 수십 년, 또는 평생을 함께하거나 또는 다음 세대까지 물려줄 수 있는 만큼 애정 어린 관리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사계절이 뚜렷하여 연간 기온과 습도의 편차가 큰 환경에서는 어떤 사항을 유의해야 할까요?

먼저 미술품은 4개월 이상 장시간 같은 공간에 걸어 두는 것에 유의하여 반복적인 외부의 물리적 노출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집안에 걸려있는 미술품도 주기적으로 다른 작품으로 교체하여 작품에게도 휴식을 주고 집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미술품을 관리하는 데 있어 기본은 온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고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는 것입니다. 미술품은 빛과 열에 민감하기 때문인데요, 조명이 200 Lux이상으로 너무 밝지 않게, 조명으로부터 발생되는 열이 너무 높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형광등은 자외선 파장이 상대적으로 높고 할로겐전구나 LED는 자외선이 없기 때문에 작품 보존에 더 안전한 편입니다. 또한 작품과 조명사이를 너무 가깝지 않게 최소 1.5m 간격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어두컴컴한 전시분위기를 경험했다거나 사진촬영은 가능하지만 플래시는 금지하는 것을 보셨을 텐데요, 최근에는 플래시가 작품손상에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빛에 반복되어 노출될 경우 작품의 표면이 변색될 수 있기에 빛에너지를 최대한 줄이는 것입니다. 채광이 좋은 집에 그림을 두고 싶다면 창문에 자외선차단 필터를 붙이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이 있는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기 상태를 청정하게 유지하고 적당한 온도인 섭씨 16도 ~22도, 상대습도 55% ~60%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이온이나 정전기를 이용한 공기청정기나 먼지 제거 장치는 작품에 손상을 끼칠 수 있으니 주의하고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부드러운 솔로 수시로 먼지를 털어주는 것이 낫습니다. 종이와 같이 민감한 재료일수록 온습도에 민감하여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기 때문에 습한 여름철, 건조한 겨울철에는 특히 유의가 필요합니다. 아크릴 물감도 그 두께가 두꺼울 경우 온도 변화에 따라 갈라짐 현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액자와 작품 앞면에 아크릴로 된 액자로 보호하는 것이 좋고 이는 캔버스 틀의 뒤틀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캔버스 틀인 스기나무는 바스러지거나 뒤틀릴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루미늄 캔버스 틀이 비교적 가격이 비싼 만큼 지속력이 좋은 편입니다.

작품설치는 예술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미술품운송 업체의 아트핸들러에 요청드리는 것이 가장 좋지만 직접 작품을 이동해야 할 때는 작품의 표면에 손이 닿지 않게 면장갑을 착용하여야 하고 반드시 작품은 하나씩 두 손으로 조심히 옮기고 맨바닥에 직접적으로 닿게 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작품을 처음 열어볼 때는 작품에 파손된 곳이 있는지 체크하고 고 해상도의 사진촬영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집안에서 작품이 훼손된 경우 작품을 구입한 갤러리에 연락하여 도움을 요청하거나 작품의 창작자인 작가님께 작품의 훼손 상태를 알려 조언을 구하는 등 최대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훼손 범위에 따라 리터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생존작가가 아닐 경우에는 복원전문가에게 의뢰할 수도 있습니다.

구매하려는 작품이 액자가 되어있지 않다면 갤러리에서 작품에 어울리는 액자를 추천해 주거나 표구사까지 연결시켜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가가 액자까지 고안하여 작품을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작품구매 전에 집의 분위기와 거는 위치에 따라 액자 의뢰 계획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액자는 결국 소모품이기 때문에 이사를 가거나 공간이 변화할 때 그에 맞게 교체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장기간 미술품 보관을 해야 할 때나 이동시에는 1차로 발포지로 포장 후 박스에 넣어 2중으로 안전하게 포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박스는 그림 크기에 맞게 박스를 맞춤으로 제작해 주는 표구사에 의뢰하면 됩니다.

소장품이 늘어나 집 안에 작품을 보관할 곳이 없다면 작품 보관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국의 양대 옥션 하우스인 케이옥션과 서울옥션뿐 아니라 수장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작품은 여러 물성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도 100년 이상 작품이 유지될 수 있는 재료와 견고한 제작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개인소장자들은 온습도와 빛과 같이 기본적인 사항만 유의하셔도 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틈틈이 벽에 걸린 작품상태를 살피고 돌보며 애정을 듬뿍 쏟아준다면 좋아하는 작품과 오래도록 함께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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