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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만 Apr 25. 2020

9 of 185, 일요일인데 출근 걱정이 없다!

2020/03/22, 9 of 185

하지만 그 대신, 아침에 찾아 올 육아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있지! 그래서 밤에 와이프랑 영화 한 편이라도 볼까 하던 생각을 접었다. 내가 힘들면 애들한테 짜증 낼 테니. 아침부터 서둘렀지만 역시나 둘째 낮잠 시간과 겹치고 첫째와의 낮잠 사투로 시간이 가고, 밥 먹이고 집 정리하고 어쩌다 결국 햇살 좋은 시간 다 지난 늦은 세시 반이나 되어서야 외출을 했다. 빵을 좀 사서 공원에 가 돗자리 피고 앉아 먹고, 첫째와 비눗방울 불고 놀면서 뛰어다니니 그래도 좀 사람 사는 게 이런 기쁨이지 하는 기분이 들었다. 행복하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안전하게 착한 사람으로 손해보지 않는 사람으로 잘 커 준다면, 그리고 그것을 와이프와 내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지켜볼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행복했다. 하지만 첫째는 너무 똑똑한 건지 벌써 반항하고 못 들은 척하고 딴소리하고 도망 다니며 우리를 힘들게 한다. 아… 내 인내심이여. 코로나 19로 개원은 4월 초 까지 미뤄져서 내가 그때까지는 마크해야 하는데, 이걸 어째야 한단 말이냐. 한데, 이런 게 운명 아니겠는가. 친해지라는 운명의 지시. 감사하며 아이들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의 토대의 토대를 만드는 기회로 삼자.

내일은 강북 삼성 병원에 가서 동맥?? 초음파를 한다. 재작년인지 작년인지 찍어 봤을 때 이미 동맥 경화가 와 있었는데, 계속 강한 약을 먹고 있는데도 여전히 콜레스테롤은 크게 떨어지질 않고 있어서 의사가 상태를 보기 위해 해 보자고 한 거다. 새삼 무섭다. 요새 폭음은 아예 없다 싶게 완전히 줄였지만, 맥주 한두 캔 정도의 음주를 너무 자주 했나 싶은 생각도 괜히 들고, 쭈그리고 앉아있다 일어날 때 어지러운 것도 무섭고 (하지만 나이 들어서 그런 거겠지), 세수하려는데 양 팔이 저린 것도 같고 (하지만 나이 들어서 + 운동 안 해서 그런 거겠지), 왼쪽 혹은 오른쪽 옆구리 쪽이 아플 때도 있는 것 같고 (애들 재우면서 옆으로 누워 자곤 하는 영향이겠지 생각하고 넘어가지만, 아버지가 간암을 발견한 계기가 옆구리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은 것이었기에 더더욱 무섭다). 괜찮… 겠… 지…?? 채혈을 다음 주 의사 선생님 만날 때 꼭 해야 할지 아니면 내일 가는 김에 해도 될지 아침에 전화해서 물어보고, 금식을 유지할지 말지 생각하고 가자. 일단은 금식 중. 힘들다. 휴직하고 나서 먹는 양도 늘고 가벼운 술도 늘었다. 좋지만 불안하다. 40대가 눈 앞이니... 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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