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만 Apr 04. 2020

부자가 하는 말은 옳은가?

우연이 만들어준 성공인지 오직 신념 하나로 지켜 온 길인지에 대한 논쟁

2014.9.29에 써 놓았던 글을 며칠 전 학교 후배와의 대화 후 일부 손봐서 다시.




마 윈? 알리바바 회장이 한 말이 화제인 것 같다.

35세까지 가난하다면 본인의 탓이다 라는 내용인 것 같은데...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중국판도 아니고 현실이 얼마나 막혀있는데 저런 말을 함부로 하는 걸까. 굉장한 부자가 된 사람이 하는 말이니 그저 다 맞는 말 같고 뭔가 더 그럴듯하게 들릴 수는 있겠지만, 누군가 부자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순수한 노력의 힘 보다도 오히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우연들이 도와준 영향이 더 크다고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가 된 누군가의 길을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할 수 있는 것 또한 절대 아니다 (이미 그에게 시장을 선점당했고 하는 문제를 벗어나서 노력의 면에서만 봐도 말이다).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은 맞는데,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거다.


앤디 워홀은 일단 유명해지면 네가 똥을 싸도 사람들이 박수를 칠 거라고 했다던데, 딱 거기에 맞는 모습이다. 수많은 '~ 하는 법', '나는 이렇게 ~ 했다' 같은 책들은 시크릿이나 자기 계발서들 만큼이나 사기스런, 답답하고 뜬구름 잡는 소리들을 길게 늘여 쓴 동어 반복으로 채워진 종이뭉치일 뿐이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게임 공략집같이 매주마다 해야 할 행위와 그 효과 여부를 체크하게 만드는 마치 최강 캐릭터 육성법이나 1회 차로 달성도 100% 를 보장해 준다는 얼티밋 공략 따위가 아니라,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더 깊고 진지하게 고민하게 하고, 그것을 추구하는 길을 가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알아낼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기회와 교육이다.


하지만 뭐, 무언가 좋아하는 것과 그에 관련된 미래에 대한 목표도, 꿈도, 꿈에 필요한 노력도, 심지어 그냥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구직의 의지조차도 없이 먹고 자고 싸고 놀고 마시고 취하고 토하고 게임하고 빌붙고를 반복하는 사람에게라면야, 자극을 통해서 혹은 혹하는 말로라도 당장 움직이게 만들어만 준다는 데에서, 어쩌면 조금은 쓸모 있는 조언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게 잘난 척 끄적이고 있는 나는 어떨까? 충분한 생각과 고민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정확히 그리고, 할 일들을 정하고 행동에 옮기고 있을까?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