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수업 인 NL
예술과 신체의 물질성. - 몸과 물질 사이의 공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납니까? 호흡은 연결하는 힘, 집중하는 메커니즘인가? 어떻게 작동합니까? 느낌이 어떤가요? 다른 호흡 방법이 다른 예술을 생산합니까? 학교 다닐 때부터 이런 방법으로 자신을 개발했습니까? 스스로는 어떻게 배웠습니까?
The materiality of art and body. - What happens in the space between body and material? Is the breath a connecting force, a focusing mechanism? How does it work? How does it feel? Do different breathing methods produce different art? Have you developed your own since your schooling? How were you yourself taught?
저는 초등학교 때 서예를 배웠습니다. 당시 한국 초등학교의 아이들에게 서예는 필수 과목이었죠. 우리가 처음 기본적인 선을 연습할 때 선생님께서 호흡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는 하루에 거의 50장에서 100장의 직선을 신문지 위에 그려야 했고, 호흡과 선 그리기가 익숙해진 후에, 마침내 서예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그 과정에서 호흡법이 잘 통할 때, 창백하고 하얀색의 예민한 종이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호흡법’이라는 거창한 말은 사실 선을 긋는 동안 숨을 멈추고 직선이 끝날 때 숨을 내쉬는 간단한 것이었어요. 대신 붓을 세우고 몸을 반듯하게 하고 손이 아니라 팔 전체를 움직여 선을 그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몰입의 경험을 처음 접하게 됩니다. 그날의 직선은 그날의 내 감정을 반영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내가 온전히 집중하지 않으면 선하나 똑바로 그을 수 없기에 나는 숨을 참는 것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숨쉬기를 반복하고 붓과 내가 한 몸이 되어갈 때쯤 ‘아름다운 우리나라' 중의 한 글씨를 겨우 쓸 수 있었죠. 성인이 될 때까지 기억에 오래 남는 건 서예보다 그 지난했던 선긋기 연습이었어요. 그때 그 선과 나의 몸 사이에 호흡이 있었습니다. 숨을 참으면 심장 박동이 차분해지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기가 쉬워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지금도 작업하기 전에 숨쉬기 명상을 하곤 합니다. 다른 호흡 방법이 다른 예술을 생산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국화의 붓을 처음 사용할 때 고도의 집중력을 위해 이 과정은 필수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 이곳에서 한국화를 가르치면서 사용하는 호흡법은 제가 초등학교 때 배운 방법 그대로이고요, 이건 제 몸에 아주 깊게 새겨진 습관입니다.
몸과 물질 사이의 공간에는 몸과 그리는 행위의 상호작용이 있고, 재료의 특이성은 그 상호작용을 매우 예민하게 느끼도록 만듭니다. 호흡은 그 상호작용이 일어날 때 우리가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