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은
프롤로그 - 스물여덟,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즐기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노마드'라고 하면 프리랜서를 생각하기 쉽다. 기존 회사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것도 물론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혼자만 일하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우리는 발전된 디지털 문물들을 활용해 조직과 시스템은 갖추면서 충분히 자유롭고 유연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예전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시절 창고에서 창업을 시작한 '거라지(Garage) 창업의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들이 일궈 놓은 디지털 혁신으로 충분히 '럭셔리'하게 창업할 수 있다.
인생을 살면서 내 일을 조금이나마 해보고 싶고, 창업을 도전해보고 싶은 모든 사람이 꼭 모두 유니콘 기업을 만드는 방법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충분히 지금의 내 삶을 유지하면서 작게 시작해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당신을 설레게 하는 건 무엇인가? 그 설레는 일을 '나중'이 아니라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새로운 직업의 정의가 필요하다
그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 사는 것도 물론 너무 보람찬 일이지만, 오히려 너무 한 분야만 알기 때문에 생각의 틀이 고립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본인이 늘 만나는 사람과 공부하는 분야를 벗어나 창업을 하면서 좀 더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했다.
우리 세대는 어쩌면 내가 살고 있는 나라 안에서 매일 출퇴근하는 정해진 직장이 있는 삶 그 자체로 충분한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안정적인 직장이 인생에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디지털 세계에서 보는 다양한 문화와 경험까지 누리며 다채롭게 살고 싶은 욕망도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경제적인 능력을 볼 때는 단순히 벌어들이는 수입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신용으로 얼마나 빌릴 수 있는지 부채까지가 한 사람의 경제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혹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경우에 내가 가지고 있는 수중의 돈이 부족하더라도 돈을 빌릴 능력이 있으면 위기 상황을 비교적 쉽게 넘길 수 있다.
직업 = 남이 맡기는 일을 하는 것 + 내가 스스로 창출하는 일을 하는 것
내가 말하는 디지털 노마드 창업은 바로 '스스로 창출하는 일을 하는' 직업의 형태 중 하나라고도할 수 있다. 누구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적금을 들어야 하고, 본인의 경제적 신용 관리에는 다들 예민하다. 반면, '스스로 창출하는 업'에 대해서는 꼭 대단한 사업가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나, 나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개발조차 하려고 하지 않는다.
긱이코노미, 공유경제, 인공지능 등 세상과 시대가 바뀌는 말들은 계속 등장하는 듯하다. 평생직장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 임시로 계약을 맺는 긱이코노미 경제와 물품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며 살아가는 공유경제 속에서 살아가며 그 안에서 우리는 직업에 대한 고민이 이어진다. 또한 AI와 취업을 경쟁해야 하거나 일자리가 뺏겨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 대비해 '어떻게 나의 직업을 지킬 수 있지?'라는 새로운 고민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요즘 N잡을 다들 가지고 있다고 해서 N잡러가 되어봤자 나의 코어가 흔들린다면 그 어떤 형태에서도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내가 말하는 코어는 대체되지 않는 나만이 가지고 있는 나만의 존재력이자 매력이다. 이 코어가 있다면 시대가 어떻게 바뀌고 세상에 어떠한 변화가 찾아와도 내 코어의 힘을 유지하며 그 시대에 맞게 변화의 형태에만 적응하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존재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직업의 겉모습만 쫓기 때문에 격동적인 변화가 찾아올 때마다 똑같은 불안함을 느낀다. 그러니 부디 시대적 변화에 흔들리거나 겁내지 말자. 세상의 변화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놀이하는 인간, 호모루덴스로 살다
유발 하라리는 인류의 발전이 사실은 보이지 않는 불행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가 인류의 역사를 통찰한 것처럼 우리도 각자의 삶을 냉정하게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과연 나의 '열심'은 내 삶을 어디로 이끌고 있는지를 말이다.
학창 시절엔 전교 1등도 해봤다. 근데 아버지는 공부만 잘하면 남 밑에서 일한다고 하셨다. 처음 전교 2등을 했을 때 가정통신문엔 이렇게 써주셨다. "희은이가 전교 2등을 해서 너무나 기쁩니다. 1등을 좇아 사는 아이가 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나는 그렇게 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연스럽게 매일 발전하고 성장한다. 때로는 그 성장이 견디기 힘든 성장통이더라도 흔들리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그 모든 일을 껴안고 갈 수 있다.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내가 이 모든 걸 진정으로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나는 '삶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주의여서 늘 즐거움을 찾는다. 즐겁게 산다는 건 '삶이 목적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노래가 좋아서 가수가 되었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어서 안무가가 되었다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중요한 건 거대한 자본이 만들어 놓은 정교한 자본주의 사회의 틀 안에서 나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말고 내 가슴속에서 즐겁다고 느끼는 그 무언가를 잃지 말고 살자는 것이다.
환상을 깨고 싶었다. 연인을 사랑한다는 것도 그 사람과의 설레는 순간이 아니라 밑바닥까지 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허공의 무언가를 잡는 것처럼 때로는 공허해서 만족스럽지 못하고, 힘들고 버텨야 하는 시간들이 더 많다.
내가 거액의 투자를 받지 않았어도 지금처럼 회사를 운영하는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찾으려 애썼다. 그리고 가슴속에 무엇인가 피어남을 느꼈을 때 비록 대단하지 않더라도 작게나마 시작했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다른 상대방에게 가치를 제공해 주었을 때 그건 또 다른 에너지가 되어 나에게 돌아왔다.
스물여덟 살, 미니 은퇴를 맞이하다
살피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엇이 맞는 길인지 생각과 고민만 하기보다 '작게' 그리고 '가볍게' 한번 시작해 보라는 것이다. 꼭 큰 포기와 엄청난 성과만이 멋지고 화려하고 럭셔리한 것은 아니다. 나의 컴포트 존(Comfort zone)으로부터 벗어나 해보지 않은 것을 도전하는 삶의 작은 용기도 매일 반복된다면 엄청난 변화를 만드는 큰 힘이 된다.
디지털 노마드 창업으로 내가 궁극적으로 꿈꿨던 건 안정적인 경제적 버팀목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시간적 자유였다. 하나씩 내가 하던 일을 사람들에게 위임하고, 작년에 개인 비서를 구하면서 내가 하루에 업무에 투자하는 시간은 1~2시간만으로 충분했다. 시스템을 만들고 위임하며 내가 하루종일 일에 매달리지 않아도 똑같은 매출을 유지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완성한 것이다.
하루에 1~2시간만 집중적으로 업무처리를 하고 난 이후엔 온전히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들이 존재했다. 그때 난 내가 더할 나위 없는 부자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오늘 아침 눈 떴을 때 온전히 내가 하루의 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스스로에게 다짐한 것이 돈에 얽매이지 말자는 것이었다. 내가 20대에 1억 원을 모은다고 하더라도, 또는 그 이상을 저축해도 그것만을 목표로 돈을 벌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얼마를 벌고, 또는 그걸 다 잃더라도, 통장에 단순히 찍혀 있는 숫자의 가치보다 그 경험의 가치는 훨씬 더 값질 것이라 생각했다.
부자의 마인드 vs 빈자의 마인드
빈자의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돈이 조금 모이려고 하면 갑자기 눈에 띈 고급 승용차를 몇 개월 할부로 사버리는 충동적인 소비를 하기도 하고, 그 돈을 갚기 위해 즐겁지 않은 업무를 억지로 참으며 힘겨운 시간들을 보낸다. 그리고 다시 그 스트레스를 보상하기 위해 더 큰 소비를 하며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이들은 돈이 많이 없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게 더 올바르다고 할 수 있다.
돈이 많더라도 빈자의 마인드를 갖고 있어 늘 돈에 쫓겨 사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은 것이다. 수익이 많다는 것과 부자의 마인드로 돈을 잘 대한다는 것은 엄연히 다른 역량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 있지만 나는 돈이 많아서 부자의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 아니라, 부자의 마인드를 갖추게 되면 돈과 사업의 성과는 반드시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집 자체에 들어가는 돈은 다른 근로소득이나 외부 돈으로 충당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집' 자체에서 창출해 내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면서 사무실 월세를 냈던 경험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부동산 투자나 수익률이 아니다. 극단적인 사례로 이해를 돕기 위해 '집'이라는 키워드를 선택했지만 자신의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적용해 보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옷으로 옷 살 돈 벌기' 혹은 '여행으로 여행 갈 돈 벌기' 식으로 말이다. 나의 경우 옷을 새로 구입할 때 내가 번 수입에서 바로 옷을 사는 지출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입지 않는 옷을 중고로 팔아 그 돈으로 다시 새 옷을 구입하기도 한다.
만약 여행을 가고 싶은 돈을 마련하고 싶다면 일시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거나 직장에서 받는 월급을 저축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다녀온 여행을 기록할 수 있는 블로그를 만들어 광고를 받거나 협찬을 받아 여행 자체로 여행을 갈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다. 이러한 마인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수입에서 바로 지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자산이라는 과정을 거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통장이 텅장이 되는 것'은 수입이 늘 바로 지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중간에 자산이라는 구조를 만든다면, 내 수입은 일정하게 지키면서 자산으로 하여금 지출을 발생시킬 수 있게 되어 훨씬 더 많은 성공과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자산은 옷처럼 어떠한 물질이 될 수도 있고 여행처럼 하나의 경험, 배움도 모두 포함된다.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방법
대기업 나온다고 창업해서 다 성공하는 건 절대 아니다. 대기업은 시스템 안에서 일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는 곳이다. 창업은 반대로 스스로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가장 잘하는 방법은 스스로 해보는 수밖에 없다.
창업을 하고 싶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시작하지는 말자. 똑똑하게 창업하는 건 아래 2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 자본금 없이 시작한다.
- 다른 일을 병행하며 창업한다.
거창한 사업을 일궈내는 것이 아니더라도 작게나마 당신이 창업을 시작하길 권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백만장자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모든 걸 책임지고 운영해 보는 연습을 하는 건 자본가로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지름길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마케팅, 영업, 서비스 기획 등 비즈니스의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값진 경험이다.
어떤 한 분야에서 빠른 성과를 내려면, 초반에는 내가 하고 싶은 방법 대신 이미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 그래야지만 시행착오를 최소화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창업의 연비를 줄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훨씬 가볍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내 인생의 프리패스를 만들다
나는 어떠한 일의 형태에 얽매이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중심으로 그때그때 원할 때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의 형태를 선택해 경험하는 삶을 살고 있다. 놀이공원이 만약 우리의 삶이라고 비유한다면, 대부분은 긴 시간의 투자와 기다림 끝에 몇 개의 놀이기구만을 타고 돌아갈지도 모른다. 마치 한평생 직장인으로서만 사는 것처럼 말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쓴 로버트 기요사키는 우리 인간은 살면서 근로자, 자영업자, 사업가 그리고 투자자 총 4가지 부류 중 어느 한 가지에 속하게 된다고 했다. 근로자는 말 그대로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뜻하고 일한 만큼 정해진 근로소득을 얻게 된다. 자영업자는 시스템 그 자체인 집단을 일컫는데, 근로자와 다르게 정해진 수입 없이 일한 시간만큼 수입을 얻지만 동시에 일을 멈추면 수입도 멈추게 된다.
사업가는 시스템을 다루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말하며 본인이 일을 멈춰도 수입이 발생하는 구조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는 시스템에 돈을 투자해 돈이 나를 위해 일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나는 우리 모두가 각자가 좋아하고, 주어진 능력에 맞는 일을 하며 살기를 원한다. 다만 본인이 사업가의 역량을 가지고 있어도 근로자의 세상에서만 있다면 과연 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일을 미련 없이 선택해 10~20년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도 엄청난 일이다. 그러나 그전에 시간과 비용, 에너지를 절약해 나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체험한다면 앞으로의 인생의 방향성을 정하기 더 수월하지 않을까.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은 당신에게
성공적인 인생은 '나답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답게 살아간다는 건, 살아가는 이유를 내 안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바꾸고 다듬으면서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내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공허함을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나다움'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내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일을 멋지게 해내는 것. 그래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의 모습이 점점 바뀌는 변화를 만끽하는 것은 또 다른 레벨의 즐거움이다.
창업을 한다는 건 어쩌면 이 본질적인 즐거움을 찾기 위함일 수 있다. 물론 지속적인 수입이 발생하고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기까지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돈이 반드시 목적이 될 필요는 없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법칙들이 존재한다. 그중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법칙 중에 하나는 바로 복리의 법칙(The law of compound interest)이다. 복리의 법칙은 가속도의 법칙이다. 모든 일은 처음 시작할 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복리의 법칙에 따르면 더 적은 노력으로도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우리 삶의 과연 어떤 부분에 집중적으로 이러한 복리의 법칙을 적용할 것인가이다. 변화를 만들어내려면 에너지를 모아 발산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어디에 이런 에너지를 집중해야 할까? 나는 우리 자신이 즐거움을 느끼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하고, 즐겁고, 그래서 행복할 수 있는 씨앗에 비료를 줘야 한다. 최대의 복리 효과를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참고 견뎌야 하는 부분이 많다. 시작한 일이 어느 정도 뿌리가 내리고, 싹이 트고, 나무가 자라 열매를 맺을 때까지 오랜 긴 기다림이 필요하다. 내가 애초에 좋아하고 즐거운 일을 하면 이 과정을 훨씬 더 쉽게 견뎌낼 수 있다.
직업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인생의 목표가 계속 바뀌는 '왔다 갔다' 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은 삶이 멈출 때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질문만 하며 답 없이 끝나는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았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이루고 싶은 인생의 한 가지 목표를 반드시 이루고 싶다고 결심한 것이. 모든 걸 이루고 싶지 않았다. 딱 한 가지를 확실하게 이뤄내고 싶었다.
가장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에서는 부의 방정식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방정식에는 각각 가난의 길을 가는 인도, 평범한 삶을 사는 서행차선, 그리고 돈을 기하급수적으로 버는 부의 추월차선이 있다.
성공 추월차선에서의 인도행은 남의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서행차선을 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남을 위해 일하기도 하지만 취미로 조금씩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사는 사람들일 수 있다.
성공의 추월차선을 달리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 돈을 기하급수적으로 버는 백만장자들처럼 이들은 폭발적으로 성공한다. 내가 좋아하는 그 일이 또 다른 일을 연쇄적으로 불러오는 것이다. 일뿐만이 아니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기는 명성과 부도 얻을 수 있다. 자아실현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자유도 함께 얻게 되는 것이다.
성공의 추월차선으로 가는 첫 번째 열쇠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똑바로 아는 것이다. 인생에 딱 한 가지만 하며 살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내가 즐겁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래서 결론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프리랜서 vs 1인 기업 vs 스타트업
'워라하(Work and life harmony)'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2020년 트렌드 사전에도 오른 '워라하'는 제프 베이조스가 한 인터뷰에서 "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워라하,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추구한다. 일과 일 외의 사생활은 보다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관계여야 한다"라고 했던 말로도 유명하다.
1인 기업의 목표점은 '레버리지'를 구축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판단된다. 앞 장에서 얘기한 것처럼 레버리지란 나를 위해 일해주는 시스템을 말하는데, 레버리지를 견고하게 만들수록 사업은 돌아가지만 다른 사람 또는 시스템이 나를 위해 일해주기 때문에 내 개인의 시간이 확보될 수 있다. 이렇게 레버리지를 구축하는 이유도 개인의 업무 시간을 줄이는 데 있다.
1인 기업은 이 둘의 중간지점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스타트업처럼 미친듯한 성장보다는 레버리지를 구축해 나의 개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고, 프리랜서의 불안정한 수익 상황을 고정적인 수익으로 연결시켜 주어진 여유 시간을 스트레스와 압박보다 충분히 가족, 친구와 보내거나 개인적인 여가활동을 보내면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팀, 목표, 돈 그리고 시간 이렇게 4가지는 단순히 사업체를 분류할 때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나는 혼자 일하는 것이 즐거운지,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지, 내가 추구하는 돈과 시간의 가치는 무엇인지 우리는 고민해봐야 한다. 이 4가지는 우리 개인의 인생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창업은 돈도 많이 들고 리스크도 크다?
일단 '시작'해야 한다. 창업가는 미친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 생각을 행동으로 바로 옮기는 게 창업자가 갖춰야 할 자질이다.
금수저 인맥도 없어도 된다. 노트북의 전원 버튼만 켜면 나를 위해 일해줄 전 세계의 인재들이 화면에 가득하다. 1원 한 푼 내지 않아도 공짜로 내 아이디어를 소개할 수 있는 플랫폼들도 넘쳐난다.
우리는 '작게 시작'하는 데만 집중하면 된다. 사업에 필요한 부분을 담당해 줄 수 있는 프리랜서를 찾아 그들에게 일을 분배하라. 디자인이나 개발이 필요하다면 최소한으로만 작게 프로토타입을 먼저 만들어라. 그전에 오히려 내 사업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큐레이션 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스토리나 콘텐츠를 먼저 전달하라. 그렇게 시작한 작은 눈덩이가 어느 순간 큰 눈사람이 된다면 그때 직장을 포기하고, 투자를 받고, 직원을 구해도 늦지 않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그래도 잃을 게 없다. 실패를 교훈 삼아 다시 가볍게 시작하면 그만이다.
내 아이디어를 '작지만 빠르게 실행'해 사업성을 먼저 판단해 보자.
'업워크(Upwork)', '프리랜서닷컴(freelancer.com)' 등과 같은 플랫폼에서 능력 있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을 의뢰해 보라. 우리나라에도 '크몽'이나 '숨고' 등의 다양한 중개 플랫폼 서비스가 있다. 단순히 일회성 아웃소싱이라고 생각하면 착오가 크다. 달마다 월급이 나가지 않을 뿐이지 업무가 필요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서로 협력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이 발전하고 성장해 왔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이제 그 성장의 파도의 흐름을 읽고, 올라탈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다.
중요한 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다
내가 생각하는 디지털 노마드 창업에 필요한 3가지 역량은 이것이다.
- 디지털 컴포트(Digital comfort)
- 소프트웨어 스킬(Software skills)
- 외국어 커뮤니케이션(Foreign language skills)
디지털 시대의 창업가는 변화하는 디지털 흐름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러한 변화를 통해서 우리의 삶을 한 단계 더 편안하게 발전시킬 수 있다.
책을 많이 읽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억지로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독서습관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옆에서 항상 부모님의 책 읽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우며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디지털 노마트 창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스킬이란 직접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로 디자인하고 코드를 하나하나 직접 짜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어떤 디자인이나 웹사이트를 보고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 나에게 더 적합한 것은 무엇인지 구별할 수 있는 '감각'에 가깝다.
인스타그램의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사고 칠 만큼의 능력'이다. 내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을 만큼의 역량과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는 센스가 훨씬 더 중요하다.
창업은 실전이다. 기회가 왔을 때 고득점 인증서를 보여주는 건 아무 의미 없다. 주어진 그 짧은 기회의 순간에 우리는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완벽한 문법구조, 발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피플 스킬(People skill), 즉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 기반이 된 외국어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하다.
내가 실제로 어떠한 일을 실행하기 위해 나에게 꼭 필요한 중요한 정보들을 선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더 많은 양질의 정보를 접하게 되면 그만큼 기회도 더 넓어진다. 이렇게 한 발 앞서 나가는 것은 결국 크게 봤을 때 나중에는 아주 큰 차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작은 정보 하나가 작업 시간을 많이 줄여주기도 하고,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을 아주 간단하게 해결해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거창하게 시작하는 것보다 작은 것을 위대하게 해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위대한 결과는 따라오게 되어있다.
비단 컴퓨터를 다루는 스킬만 소프트웨어 스킨이 아니다. 작은 광고 배너 안에서도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획적 사고,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문제해결 역량이 여기에 해당한다. 서비스를 다시 찾을 만큼 고객에게 진정한 감동을 줄 수 있는 나의 생각과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이다. 고객의 단단했던(hard) 마음을 부드럽게(soft) 만져주는 것만큼 사업의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건 없다.
디지털 노마드 창업 전 이것 먼저 준비하자
디지털 노마드 창업의 핵심은 바로 '유연한 팀'을 만드는 것에 있다. 디지털 노마드 창업에서의 팀의 역할은 '크기(scale)'가 아니라 '속도(speed)'다. 얼마나 많은 팀원이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고자 하는 사업의 결과물을 얼마큼 빨리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내가 부담해야 하는 책임과 비용, 스트레스는 최소화하면서 말이다.
유연한 팀이 만드는 '느슨한 연대감'은 불필요한 사내의 감정소모와 업무를 줄여주며 일처리는 더 효과적이고 빠른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다.
디지털 노마드 창업의 핵심은 가볍고 유연한 사업체를 만들어 빠르게 실행하고, 그 과정에서 깨닫게 된 레슨런(Lesson learned)을 적용해 사업의 목표와 방향을 큰 시간적, 에너지 낭비 없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시간 단축'이다.
스타트업에서는 J커브가 존재했다면 디지털 노마드 창업엔 미친듯한 '타임 세이브(Time save)' 개념이 가장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다. J커브의 핵심은 다르게 표현하면 '스케일업(scale-up)이다. 즉 시장 점유율을 높이거나, 마켓 사이즈를 크게 잡아야 하는 것이다.
핸드폰 하나로 밤늦게 주문해도 새벽에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왜 스스로의 목표는 좀 더 빠르게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부자의 마인드로 럭셔리하게 시작하라
내가 돈을 벌면서 가장 먼저 느꼈던 재미난 사실이 있다. 바로 세상엔 '눈에 보이는 허상'과 '눈에 보이지 않는 진짜'가 있다는 것이었다.
진짜 부자들은 자신이 부자인 것을 티 내지 않는다. 그게 내가 배운 세상의 법칙이었다. 가진 게 없으면 부풀려야 하고, 가진 게 많으면 감춰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중요한 건 애써 그러한 물질들을 남들에게 뽐내며 인정받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건 '돈'에만 해당하는 사실이 아니다. 앞서 말한 '삶'에 관해서도 똑같이 해당된다.
럭셔리하게 산다는 것은 나답게 사는 것이다. 내가 가진 재능과 능력, 성격 그 모든 것을 조합해 나만의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한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주위 사람들에게, 그리고 사회에 전달되어 내가 살아가는 시대와 마음껏 호흡하며 살아갈 수 있다.
20대 초반 내가 가장 잘한 것은 삶의 방향성을 올바르게 설정했다는 것이다. 내 삶을 남과 사회에 굳이 잘 보이려 애쓰지 않았고, 화려한 치장을 다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나는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사는 데 최선을 다했다. 치열하게 나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행복한지에 대해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하며 고민했다. 그 결과로 쓸 만큼의 부를 얻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내 목표를 달성한 물질적인 보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보상은 바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쓴 <칼 라거펠트, 금기의 어록 The word according to Karl>에는 이런 말이 있다.
자기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삶을 살라. 그것이야 말로 궁극적인 럭셔리다.
세상 모든 것이 나의 자양분이다. 나는 모든 것을 끌어들이고, 받아들이고, 그 모든 것을 소화하는 위성방송수신기다. 이를 통해 나는 내 방식으로 재창조한다.
세상을 내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하고, 즐길 줄 안다면 당신은 아마 인생을 재미있게 살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을 가장 당신답게 살고 싶지 않은가?
지금까지 약 5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비즈니스는 한 사람의 일생을 일구는 과정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법인이 법으로 만든 인격체라는 뜻을 가지고 있듯이 창업과 인생은 매우 닮아있다.
빈자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나 자신을 증명해 내기 위해 무리한 신용카드 할부로 포르쉐를 사며 공허함을 채운다. 반면 부자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소비도 하나의 투자로 바라보며 적더라도 자신에게 끊임없는 '캐시 플로우(Cash flow)'를 제공할 수 있는 돈덩이를 만들어낸다.
일반적인 창업과는 다른 즐기는 창업의 특징
아픔과 고통은 성장하기 위해 당연하게 필요한 자양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고통을 피하고 즐기면서 성장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나는 진정한 고수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가장 중요한 UX 컨설팅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일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여 일을 처리한다. 따라서 그 외에 주어지는 개인 시간에는 사업의 큰 방향성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고 성장시키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 온전히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롭 무어의 <레버리지>에서는 레버리지를 이렇게 정의한다.
레버리지는 최소한의 노력과 시간으로 현대 과학 기술로부터 최대의 이익을 얻는 방법이고, 삶과 비즈니스를 위해 타인을 활용하는 방법이며,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처리하고,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고, 이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방법이다.
레버리지의 가장 큰 특징을 설명하자면 레버리지는 크게 '레버리지를 당하는 자'와 '레버리지를 하는 자'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게 된다면 만들어진 편의점 사업체의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 정해진 시간과 돈을 받게 된다. 이 경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그들의 통제 아래 경제활동을 지배당하게 된다. 이럴 경우 자본주의 사회에서 '레버리지를 당한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반면에 만약 레버리지를 실행하는 사람이라면 역으로 자신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을 위해 일해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찾고 그들에게 적절한 경제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중개 플랫폼과는 달리 우리는 회사가 하나의 컨트롤 타워가 되어 전체 프로젝트와 프로세스를 모두 총괄해 모든 클라이언트가 동일한 컨설팅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개개인이 주체적으로 존재함과 동시에 전체로서의 조화로움도 같이 추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내가 돈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나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다.
디지털 노마드 창업에 필요한 스킬 4가지
꾸준하게 길러온 읽기, 쓰기, 그리고 말하기 훈련은 이후 디자인을 할 때도 제일 큰 도움이 되었다. 나만의 논리 구조를 만들어 클라이언트를 설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는 결국 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다. 우리 서비스를 왜 사용해야 하는지, 무엇이 좋은지 끊임없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설득시켜야 한다. 끊임없이 내가 하려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결국엔 사업이다.
흘려보낼 수 있는 일상에서 오히려 나는 기회를 포착했다. 이런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던 건 사진을 찍는 습관 덕분이었다. 어떤 가게를 가거나, 여행지를 가더라도 사용성이 불편했던 점들은 사진을 찍어 기록해 놓았다. 단지 불편한 부분뿐만이 아니었다. 어떤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좋았던 점, 마음에 꽂혔던 문구, 감동을 주었던 부분 모두 그때마다 기록으로 남겼다. 훗날 내가 사업적으로 어떤 고민이 생기거나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이런 메모들을 쭉 다시 보는 것이 나만의 해결책을 만들어주었다.
가장 좋은 사업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것을 비범하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치 미국의 한 사진작가 에드워드 웨스턴이 남긴 유명한 말처럼.
나는 비범한 대상을 찾아다니지 않고 평범한 것을 비범하게 만든다.
디지털 노마드 창업은 온라인에서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툴들과 플랫폼들을 누가 얼마나 빨리 알고 있느냐의 문제로 기회가 주어지기도, 뺏길 수도 있다.
대학교 수업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수업은 'Mind over Matter'이라는 전공 교양 수업이었다. 뜻을 풀이하자면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이 더 중요함, 혹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려있음'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수업에서 우리의 과제는 조금 독특했다. 바로 자기가 가장 두렵다고 느끼는 것을 한 번씩 도전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스스로가 만든 두려움을 깨는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 경험으로 배운 건, 시도하기 전까지는 두려움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행하지 않은 막연한 불안감, 걱정, 초조함 등이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슬럼프가 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정의하는 슬럼프는 생각하는 것보다 행동이 더 느려졌을 때다. 가만히 있다고 특별한 기회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 역시도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72시간 내에 실행할 수 있도록 72시간 노트를 따로 만들어서 실행하고 있다.
창업하려면 앱이나 웹사이트를 꼭 처음부터 개발해야 할까
처음에는 MVP(Minimum Viable Product)라고도 할 수 있는 정말 간단한 서비스 소개 웹사이트로 시작해, 소비자와 시장의 반응을 보며 하나씩 기능을 추가, 변경하며 현재도 서비스를 완성시켜가고 있다.
개발자로서 전문 지식과 실제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도 완벽하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도록 구현하기 가장 쉽고 시간이 덜 걸리는 방법을 선택해서 개발하는 것이다.
창업자는 내가 원하는 걸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원하는 걸 발견하고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초기 창업자에겐 이 욕심을 내려놓는 게 가장 어렵다.
사업이 잘된다는 건 내 사업을 찾는 고객이 많다는 뜻이 제일 중요한 성공 지표이기 때문이다. 고객을 잘 아는 사람이 제일 빨리 달릴 수 있다.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공부법을 익혀라
많은 사람은 성공한 그때의 그 시점의 일만 머릿속에 각인시켜 버린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그러한 '갑작스러운' 행운이 찾아오길 기대한다. 물론 그런 운도 존재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기회도 내가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못한다면 언젠간 증발해버리고 만다.
성공하는 데 절대적인 스킬은 없다. 절대적인 답도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본인의 답은 찾으려고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답을 쫓으려고만 한다.
무엇을 선택해야 잘하는 선택일지를 고민하기보다 내가 선택한 것을 정답으로 만들어버릴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선택한 모든 것들은 '내 안'에서 찾은 것들이다.
다 모두 '나'라는 사람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들을 선택했기 때문에 업 앤 다운과 상관없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할 수 있었다.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해야 사용자에게 최적의 서비스 경험을 줄 수 있듯이 우리 모두 '자기 경험 디자인(self experience design)을 하게 된다면 삶이라는 서비스를 최적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떤 책을 읽고 핵심을 요약할 수 없다면 그건 책을 잘 읽지 못한 것이다.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의 말속에 들어 있는 숨은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시간만 낭비한 것이다.
오히려 사회에서는 수능 지문처럼 본인의 의도를 너무 명확하게 드러내는 경우는 드물다. 관계 때문에, 체면 때문에 중요한 의도는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화자의 의도를 파악해 낼 줄 알아야 똑 부러지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내가 화자의 '숨은 출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만 채워주며 휘둘리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내 기준을 가지고, 필요하지 않은 다른 사람의 주장은 걸러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내 '자본'을 지킬 수 있는 자본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학문적인 공부는 시험을 위해 필요한 만큼만 하고, 나머지는 실용적인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내 삶의 실용적인 면이 발전할 수 있다.
학문적인 공부는 나의 재능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하나의 스킬을 점점 키워서 결국에 꽉 차게 만드는 것. 바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공부법이다.
하지만 실용적인 공부법은 처음부터 하나의 스킬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색깔의 스킬들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리고 그 다양한 스킬들이 다양한 색깔로 채워지는 것이 바로 실용적인 공부의 목표점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어떠한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살이 쪄서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는 '페인 포인트(pain point, 고충점)'가 있기 때문에 헬스 PT를 받고 싶을 수 있다.
이처럼 돈을 버는 것의 출발점은 다른 사람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해 주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디지털 노마드 사업가의 하루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중심으로 또 다양한 일들을 만들어 하고 있다. 하나의 일을 반복하면 질릴 수 있고, 또 성장만 고집하면 압박감이 너무 클 수도 있다. 따라서 나는 그때그때 내가 성장하고 싶은 만큼 자유자재로 일을 늘리기도 하며, 쉬고 싶을 땐 일을 부담 없이 줄인다.
이처럼 나는 하나의 큰 주제로 디지털 세상에서 다양한 표현 방법으로 나를 표현하며 살아간다. 사업 목표를 무조건 세우고 그것만을 좇는다기보다는 가볍고 유연하게 나의 상태를 유지하며 시장의 반응을 보며 빠르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에서 배운 사고체계, 실전에서 써먹다
나는 대학교에서 '사고하는 힘'을 배웠다. 비록 대학이 전문성은 길러줄 수 없지만 사고하는 방법은 확실하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논리력, 분석력, 상상력 등 생각하는 힘이 단단한 사람들은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대학교가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길어줄 수 있는 하나의 장이 되어줄 수 있는 건, 각 분야마다 다른 사고방식을 가장 압축적이고 빨리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은 무수히 많은 학문들의 집합체다. 경영학고다 생각하는 사고체계와 컴퓨터 공학도가 생각하는 사고체계는 아주 다르다.
사고체계의 의미를 알게 되면 직업의 정의도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무엇을 하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고체계를 대입하게 되면 직업의 정의는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다. '한 가지 문제를 줬을 때 그걸 어떻게 해결하는 사람인가?'
예를 들어 한 가게가 잘 되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보자. 만약 경영학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라면 재무제표, 손익분기점, SWOT 분석 등 경영적 사고를 기반으로 가게를 분석할 것이다. UX디자이너라면 어떨까? 소비자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포착해 낼 것이다. 어떤 관점으로 현상을 바라보는지, 또는 더 넓게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 들여다보게 되면 그 사람을 가장 많이 지배하고 있는 사고체계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직업의 타이틀보다 많은 걸 설명해 준다.
결국 창업가로서 전문성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은 특정한 이론을 꿰뚫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위기상황에서 나만의 해결책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내가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사고하는지, 내가 사람들을 다루는 기준은 무엇인지 등 나만의 사고체계가 확고해야 한다.
내가 UX를 공부한 방법
우리 대부분은 다른 사람의 방법을 따라 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한다. 이 세상에 꼭 정해진 길과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 길은 내가 만들어내야 한다.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오히려 간단하다. 바로 매일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진정한 모습은 당신이 반복적으로 행하는 행위의 축적물이다. 탁월함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습성이다."
프리랜서에서 회사 대표가 되기까지
20대 중반 나에게 중요한 건 유명해지는 것도,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나의 무한한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삶의 방향을 잘 결정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여러 명의 직원과 대기업 프로젝트를 직행하는 일반적인 디자인 회사를 만들어보자!' 하는 목표도 충분히 대단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나의 성장 가능성이 딱 거기까지로 발목 잡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달 월급을 챙겨줘야 할 너무 많은 직원들과 당장 책임져야 할 큰 프로젝트가 오히려 더 큰 꿈을 꾸지 못하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폭발적인 성장'보다 '자유'를 선택한다.
스물다섯 살 사장, UX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다
내가 운영하는 회사의 핵심역량은 '사용자 경험 문제해결력'에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창업을 위해 최소한으로 알아야 할 IT 지식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내가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좋은 결과물은 내 마음대로 작업해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이언트가 받고 싶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좋은 결과물의 시작은 내 방식대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클라이언트와 '지R 같은' 상황 피하는 방법
위의 법칙 중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마지막에 나와있는 '황금률'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어떠한 권리는 기대하거나 요구할 때 과연 나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는 저녁 이후에 연락을 하지 않을 것을 기대하면서 막상 내가 연락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내가 요구하는 것이 과연 나도 지킬 수 있는 룰인지를 생각해 보면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배려하는 규칙들을 만들 수 있다.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이 세상에 별로 없다. 작은 일이라도 우리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조율하며 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비로 하는 일은 거창한 IT 솔루션 개발에서 단순한 앱 디자인이 되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클라이언트 한 명 한 명을 상대하며 스스로 만들어나간 기준과 습관, 태도는 나만의 자산이 된다. 일상이나 직장에서 사람과의 관계에 치여 힘들다고 친구와의 수다나 맥주 한 캔의 위로로 끝내지 말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매일이 연습과 실전이라고 생각하며 당신만의 견고한 사람 스킬(people skill)을 만들어보라.
내가 원하는 결과를 다른 사람 손에서 만들어내는 방법
다른 사람과의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기대치 관리'다. 모든 협업의 시작은 이것에서 시작된다.
기대치 관리를 잘한다는 것은 내가 어떤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을 때 내가 얻고자 하는 일에 대한 수준의 기대치가 얼마만큼인지 아는 것과 동시에, 해당 사람이 제공할 수 있는 기대치 역시 정확하게 기준을 정해놓는 것이다.
내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은 내 머릿속에만 존재할 뿐 아무리 훌륭한 디자이너와 작업해도 점쟁이처럼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맞힐 수는 없다.
분명한 기준점과 명확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고서 '알아서 잘해주세요'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내가 제공한 기대치가 막연했기 때문에 당연히 내가 제공받는 작업에 대해서도 나도 애매하게 만족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기억하라.
클라이언트를 200% 만족시키는 방법
클라이언트의 만족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지에 달려있다. 내가 만든 디자인을 팔려는 생각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산다고 태도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훨씬 더 커뮤니케이션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
평소 존경하는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의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에도 이런 말이 있다.
새로운 인연과는 단 한 번의 만남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새롭게 피어나는 가지는 약하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더 정성을 다 하고 성실해야 한다. 약속을 잘 지키고 좋은 첫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꽃이 피고 열매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에필로그 - 시대가 물려준 '디지털 자산'을 땅에 묻어두지 말자
이러한 가르침 덕분에 나는 삶을 살아가는 기준이 사회가 정해놓은 시스템이거나 기준이 되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정말 외교관이 되고 싶으면 그러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어도 무조건 쟁취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확인만 하면 되었다. 정말 좋아하면,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미친 듯한 힘이 발생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핸리 포드 시대에 인간이 부품으로써 노동력을 제공하는 시대가 있었기에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디지털 혁신을 만들 수 있는 시대도 올 수 있었고, 또 그들이 만들어놓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환경으로 인해 지금 현재 우리 세대는 그 당시 시대의 사람들과 달리 더 편리하고 더 쉽게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