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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komtle Sep 26. 2022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덜컥

feat. 말이 느린 아이

평화로운 주말 밤 여느 때처럼 티비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졸리면 들어가 자게 되는 밤 10시 30분. 

아직도 눈이 말똥한 우리 '똑띠' 

말이 느린 아이라 안 졸리면 더 놀아주려고 

피곤한 몸으로 버티는 중이었다. 

졸린건지 칭얼대는데 갑자기 왼쪽 팔목을 부여잡으며 '아파~ 아파~'하고

눈물을 글썽이는 게 아닌가.

18개월즈음 혼자 놀다가 잘 못 엎어져

팔꿈치 탈구로 응급실에 간 적이 있는지라 팔목을 부여잡고 우는 '똑띠'를 보며 

덜컥, 겁이 났다. 

이게 웬 날벼락이야.

부랴부랴 아기띠에 기침하는 똑띠를 들쳐 매고 

주차장으로 가려는데 

왼쪽 팔을 조금 쓰긴 쓴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예 팔 조차 들지 못했는데 

손가락도 쓰고 자신의 애착인 '엄마 쭈쭈'를 더듬거리고 있다.

'아 다행이다' 

아픈 건 아니구나. 

아프다고 악 쓰고 우는 아이를 보는 심정은

너무 괴롭고 힘들다.

'졸려서 그런건가? 어디 부딪혔나?'

그새 울면서 잠든 똑띠를 안고 방에 눕히면서 그래도 혹시 몰라 어깨도 만지고 

팔꿈치도 만지고 손목도 만지고 

혹시 몰라 자꾸 여기 저기 건들여보았다.


우리 똑띠는 25개월인데 

엄마, 아빠, 물('음'으로 '/m/'), 까꿍(꿍), 쿵쿵(쿵), 아이스크림(찌), 

찌찌(찌), 이것(이), 오(감탄사) 정도인데 

언어지연으로 의심된다.

하지만 수용언어는 대부분 알아듣고 심부름 수행도 되고 있다.

밤에는 블로그에 언어지연에 대해 폭풍 검색을 하다 잠이 들고

가끔 육아맘으로서 왜인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오기도 한다.

그래도 엄마가 불안하면 아이한테도 전가가 되기에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가불로 걱정하지 않기로 

마음을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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