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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komtle Sep 26. 2022

자괴감과 자존감 사이

누구를 탓해야 할까

세상에 맛있는 건 많다. 

하지만 먹고싶은 대로 욕구를 참지 못하다간 

빨리 죽을 것이다. 

나는 엄마이기 때문에 최소한 우리 똑띠를 위해 

살만큼은 어느 정도 살아야하는데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때문에 빨리 죽을까, 가끔 걱정이 된다.


남편도 먹는 것을 좋아한다.

변명일 수 있는데 남편도 늦게 뭘 시켜먹거나 

출출하다고 라면 끓여먹는데 

아내 살 빼는건 원하면서 냄새를 풍기니 도와주지 않는다.

같이 먹는게 맛있다나 뭐라나. 

어제보다 1키로 쪘다. (다짐따윈 하지 말까?)


과 마음을 비우기 전이니 드라마틱하게 살찐 것은 아니지만 

나는 고도비만이기 때문에 진짜 부페 갔다오면 3kg 찔 때도 있다.

(정신줄을 놓으면 안되는 이유) 


예전에는 소화력도 좋았는데 진짜 나이가 들긴 했는지 

부룩해서 소화제가지 먹으면 현타가 온다. 


어제는 이마트에서 6500원짜리 빠네 파스타와 윙봉을 먹으며 

주말예능을 봤다. 

기침약을 진짜 365일 중에서 360일을 먹는 우리 똑띠. 

괜찮은 거 같아 하루 끊었더니(항생제와 함께)

기침을 너무 심하게 한다(정말 울고 싶다).

돼지고기보다 닭을 그나마 먹기에 

입맛 없는 똑디를 위해 닭다리를 택했건만 하나도 먹지 않고 뱉는다.

결국 뚱뚱한 엄마가 다 먹는구나.

아픈 아이를 위해서 샀는데 안 먹고 내가 먹고 살이 찌니.

자괴감이 든다.


어제는 티비를 틀어보니 30kg감량한 43세 엄마가 나온다.

식단이 풀밭이다. 사실 저런 풀밭도 어느 정도 경제력이 받혀줘야 한다.

계급론을 탓하는 건 아니지만 '생계형'일수록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


누굴 탓할까. 

저녁에 냄새풍기고 같이 먹자고 유혹하는 남편일까. 의지박약인 내 자신일까. 아프다고 좋아하는거 사왔는데 안먹는 우리 딸?  

공기만 들이셔도 살찌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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