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41:1-10
시편 141:1-10 거룩한 순결과 보호를 위한 간구 : 악인의 유혹과 함정으로부터 지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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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다윗은 자신이 처한 절박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여호와)께 자신의 기도를 분향과 저녁 제사처럼 합당하게 받아 주시고 속히 응답해 주시기를 간절히 요청합니다. 그는 악인의 유혹(진수성찬)에 빠져 마음과 입술로 죄를 짓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간구하며, 의로운 자의 책망은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고백합니다. 나아가 시인은 악한 통치자들에게 임할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확신하고, 자신이 악인들이 놓은 은밀한 함정(올무, 함정)에 걸리지 않고 온전히 구원받기를 간절히 호소하며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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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정경적 배경 : 시편 141편은 다윗의 시로 표기된 개인 탄원시 중 하나입니다. 이 시는 시편 140-142편과 함께 다윗이 사울 왕과 그 추종자들의 박해를 피해 도피하던 시기(B.C. 1020-1010년경)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시인은 악인의 공격으로부터의 구원과 성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시편의 후반부에 탄원시가 배열된 것은 이스라엘 공동체의 영적 정화와 시온의 재건이라는 큰 주제 아래 재해석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문화적 배경 : 시인이 자신의 기도를 분향과 저녁 제사에 비유한 것은, 성전 예배의 제례 의식적 요소가 시인의 기도에 투영된 것으로, 그의 기도가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는 합당한 예배가 되기를 바라는 열망을 보여줍니다. 또한 '올무와 함정'은 사냥꾼이 짐승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로, 시인을 해하려는 악인들의 교묘한 계략과 음모를 상징합니다.
신학적 배경 : 이 시의 핵심은 하나님의 공의에 대한 확신과 개인의 순결 유지입니다. 시인은 악인들의 유혹에 노출된 상황에서 스스로의 의지보다 하나님의 전적인 도우심(지키심)을 통해 마음과 입술을 통제하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공의가 악인에게 보응하고 의인에게 구원을 베푸는 방식으로 실현될 것을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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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절 긴급한 상황 속에서 응답과 기도의 합당성을 간구하다
하나님은 형식적 예배가 아닌, 간절함과 진정성이 담긴 기도를 향기로운 제물처럼 받으시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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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언약의 하나님이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부르짖는 기도에 속히 응답해 주시고 귀 기울여 달라고 간절히 호소합니다. 그는 자신의 기도가 주의 앞에 분향함과 같이 되며, 손 드는 것(기도 행위)이 저녁 제사와 같이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시는 합당한 제물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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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히 임하소서'는 '서두르소서'를 뜻하는 강세 명령형(명령 연장형)으로, 시인이 처한 상황의 긴박함과 간곡함을 보여줍니다. 시인이 기도할 때 '주의 앞'에 있음을 강조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친밀하고 인격적인 교류를 전제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시인의 기도는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분향(향기로운 향)과 저녁 제사(곡물을 기름에 섞어 태우는 소제)처럼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는 영적 예배가 되기를 바라는 순수한 열정을 표현합니다. 이는 구약 시대에 기도가 제사를 대신할 수 있는 영적 행위로 해석되었던 전통과도 연결되며, 말씀과 순종이 조화를 이루는 합당한 찬양의 정신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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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를 원하시며, 우리의 기도가 형식적이거나 습관적인 행위가 되지 않고 지극히 간절한 상태로 드려질 때 응답하십니다. 신약에서 사도 요한은 하늘에서 분향이 성도들의 기도를 상징하는 것으로 사용됨을 보았는데(계 5:8; 8:3-4), 이는 우리의 기도가 예수 그리스도를 힘입어 하나님께 상달될 수 있는 향기가 되었음을 확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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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 기도가 '속히' 응답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그 기도가 하나님께 기쁨이 되는 합당한 제물(분향과 제사)인지 점검해야 합니다. 가정 예배나 개인 기도 시, 단순히 요구 사항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에 초점을 맞추어 전심으로 우리의 모든 상황을 정직하게 토로하는 기도의 깊이를 회복해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권력이나 유행에 영합하는 세속적인 행위를 예배로 포장하는 것을 경계하고, 오직 하나님만을 향한 순전하고 열정적인 찬양과 기도를 공적인 예배에서 회복해야 합니다. 이는 교회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영광을 드러내며 악한 세력에 대항할 수 있는 영적 능력의 근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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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절 악인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의인의 책망으로 성화를 이루기를 다짐하다
하나님은 입술과 마음의 문을 지키시어, 악한 환경 속에서도 그 백성의 순결한 의지를 보전하시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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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자신의 입술의 문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지켜달라고 간절히 간구합니다. 그 이유는 마음이 악한 일에 기울어져 죄악을 행하는 자와 함께 악을 행하거나 그들의 진수성찬을 먹지 않기 위함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시인은 의인의 책망(칠지라도)을 은혜(헤세드)와 머리의 기름처럼 기꺼이 받아들이며, 악인들의 재난 중에도 항상 기도하겠다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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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을 세우시고', '지키소서'는 모두 강세 명령으로, 시인이 고난 속에서 입술로 경솔히 범죄(하나님 원망, 원수 저주)하지 않으려는 겸손하고 진실한 자세를 드러냅니다. '마음이 악한 일에 기울어'는 마음(의지)이 하나님을 거역하는 내면의 죄성을 막아달라는 기도입니다. 악인들의 '진수'(호사)를 먹지 않겠다는 것은, 세상적인 안락함을 통해 죄악에 동참하도록 유혹하는 은밀한 계략을 단호히 거부하려는 의지입니다. 의인의 책망을 '은혜'(헤세드)로 받는다는 것은, 그 책망이 신앙 성숙을 위한 발전적인 교정임을 인정하고, 나아가 자신을 책망한 의인이 재난을 당할지라도 그를 위해 기도할 만큼 영적으로 성숙했다는 증거입니다. 이처럼 시인은 악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나님의 지켜주심을 요청하며, 이는 신앙의 절개를 지키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합니다.
이 단락은 하나님의 전지하심(시 139:1-6)에 대한 인식에 근거하며, 하나님은 성도가 죄악으로 향하는 내면의 성향까지도 통제하시어 거룩을 이루도록 도우시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신약에서는 마음을 지키는 것이 생명의 근원임을 가르치며, 예수님은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 기도할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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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입술로 남을 비방하거나 경솔히 하나님을 원망(불평)하는 죄를 짓지 않도록 파수꾼을 세워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악인의 진수성찬(세상의 허탄한 쾌락이나 부정한 이득)과 결별하고, 영적인 성숙을 위해 가까운 신앙의 동역자에게서 오는 쓰디쓴 책망(의인의 칠지라도)을 기름처럼 달게 받는 겸손이 필요합니다.
교회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하는 데 방해가 되는 세상의 압력(악한 일에 기울어)에 굴하지 않도록 순결한 의지를 견지해야 합니다. 공동체 내에서는 자아의 교만으로 인한 정당한 비판 거부를 삼가고, 사랑으로 충고하며 순결을 향해 나아가는 성숙한 신앙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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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0절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확신하며 악인의 함정에서 구원받기를 호소하다
하나님은 불의한 세력의 파멸을 통해 공의를 실현하시고, 그 백성을 올무에서 건져 영원한 길로 인도하시는 구원자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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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악한 재판관/통치자(관장들)가 바위 곁에 던지웠던 과거의 공의로운 심판을 회상하며, 자신의 말이 옳았음을 무리들이 듣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는 자신의 절망적인 상태(해골이 음부 문에 흩어짐)를 호소하지만, 눈을 주 여호와께 향하고 피하여, 악인들이 놓은 올무와 함정에서 지켜주시고 벗어나게 해달라고 간구합니다. 시인은 악인이 자기가 판 그물에 걸리는 동시에 자신은 온전히 면하게 되기를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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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절에서 시인은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의 확실성을 과거 사건(관장들이 바위 곁에 내려 던지움)을 통해 증거하며, 이 심판의 주체가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강조합니다. '해골이 음부 문에 흩어지는 것'은 극심한 고통과 파멸을 상징하며, 이것을 악인들이 당할 운명으로 해석할 때 문맥이 자연스럽습니다. 8절의 '주 여호와'는 하나님과의 언약적 관계와 전적인 주권을 동시에 강조하는 삼중 호칭이며, '피하오니'는 하나님만이 유일한 피난처이심을 고백하는 행위입니다. '내 영혼을 빈궁한 대로 버려두지 마옵소서'는 구속 언약의 성취를 간구하며, 수치와 영혼의 소멸(빈궁)에서 건져 달라는 절박한 호소입니다. 9절의 '올무'와 '함정'은 악인들의 파괴적이고 음흉한 계략을 의미하며, '지키사'(울타리를 치듯 보호)는 하나님께 확고한 보호를 간구하는 강세 명령입니다. 10절은 악인들이 자기가 판 함정에 빠지도록 공의를 구하며, 악인의 파멸과 자신의 구원이 '동시에'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결과 대조를 통해 하나님의 주권을 찬양합니다.
이 저주 기원은 개인적인 복수가 아닌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에 대한 확신에 근거합니다. 신약 성도들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명령(마 5:44)을 받았으나, 이 시편은 세상의 불의가 반드시 하나님의 최종적인 심판 아래 놓여 있음을 믿고 하나님께 모든 심판을 맡겨야 함을 가르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통해 죄와 사망의 권세라는 궁극적인 함정에서 우리를 건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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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리는 '올무와 함정' 같은 세상의 죄악된 유혹이나 악인들의 중상모략(독사의 독)이 도사릴 때, 하나님께 눈을 들고(앙망) 그분의 확고한 보호를 간구해야 합니다. 스스로 악인에게 보복하려 하거나 분노에 휩싸여 하나님의 공의를 훼손하는 대신, 하나님만이 유일한 재판장이심을 확신하고 경건한 인내를 통해 영원한 구원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불의한 권력(관장들)과 은밀한 부패(올무)에 대해 타협하지 않고,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기를 간구하며, 죄에 대한 심판과 의에 대한 보상이 있을 것임을 선포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겸손한 자세로, 세상의 어떤 유혹이나 핍박도 초월하여 의의 길을 걷는 것이 참된 승리임을 증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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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구원과 공의의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절박한 상황 속에서 주님께 간절히 부르짖습니다.
저희의 기도를 향기로운 분향과 저녁 제사처럼 흠향하여 주시옵소서.
저희의 입술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마음이 악한 일에 기울어 죄악을 행하는 자들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순결한 의지를 붙들어 주시옵소서.
저희를 해하려는 악인들의 올무와 함정으로부터 주의 손으로 지켜 주시고,
공의로운 심판을 통해 악인들은 자기가 판 그물에 걸리게 하시고,
저희는 온전히 면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가 의인의 책망을 은혜로 받아 영적 성숙을 이루고,
주의 공의를 확신하며 인내하는 가운데,
마침내 주의 앞에 영원히 거하는 복을 누리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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