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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네피스 Aug 17. 2018

날씬하고 싶지만 다이어트는 싫어

다이어트의 굴레

나는 늘 다이어트를 한다.

사실은 생각만 하는 경우가 많다.

20대 때는 식사량을 줄이고 다이어트를 했지만

현재 그마저도 할 수 없는 체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여자라면 으레 하는 다이어트 생각이겠거니 여길 수도 있지만,

나는 나의 다이어트가 나를 억압한다고 생각한다.



다이어트를 하게 된 이유가 사람마다 있겠지만

나의 경우엔 남들의 말들 때문이었다.


'동생들은 예쁘고 날씬한데 첫째는 왜 그래?'

'너 그거 다 먹어? 그러니까 살이 찌지'

'저 집 딸들은 다 날씬한데, 아 첫째는 아니네'


등등 저런 말들을 수없이 듣던 사춘기의 나는

결국 식이장애를 겪게 된다.

폭식증을 앓고 난 뒤 무수히 많은 병을 얻었다.




역류성 식도염과 함께 소화장애를 앓으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음식에 집착을 하게 되었다.

현재는 가장 살이 쪘을 당시 보다 20kg을 빼고

3키로 정도 왔다갔다 하면서 유지 중이긴 하지만

나는 아직도 늘 음식을 앞에두고 갈등을 한다.


그리고 밖에선 밥 한 공기, 아니 반 공기도 못 먹을 정도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본다.

그렇게 먹으니 살이 찐다는 말을 들을까봐.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떡볶이, 과일, 곱창, 삼겹살, 쌀국수

하지만 먹어야만 하는 음식은 샐러드 뿐.

이런 압박 속에서 나는 계속 나를 억압하고, 사이즈를 체크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몰라 쩔쩔거리면서

내가 좋아하는 옷도 입지 못한다.


내가 입고 싶은 피케원피스는 사두기만 하고

입고 나가질 못한다. 저녁에 입어보고는 이 정도는 입고 나가도 되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아침에 입어보면

하루종일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면서

'쟤는 저 몸으로 저 원피스를 입고 다녀.' 라고 말할 것 같아 포기한다.




언제나 내가 원하는대로 입고 다니자,

라고 생각하고 쇼핑을 하지만

결국 입는 건 남들 눈에 안 띄고 싶은 옷들 뿐.


오늘도 나는 내 다리가 코끼리 다리만큼 굵고,

허리가 호리호리 하지 않으며,

쇄골이 움푹 파이지 않아 한숨을 쉰다.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살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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