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아 Feb 21. 2023

1. 내 꿈은 게으른 천재입니다

열심히의 시대는 갔다. 

나는 얼리 어답터다. 새로 나온 서비스를 맨 먼저 써보고, 새롭게 부상하는 테크 트렌드에 누구보다 먼저 올라타는 편이다. 프로덕트 헌트에서 스타트업의 mvp를 먼저 써보는 것이 취미여서, 국내 스타트업들한테는 종종 초기 사용자 인터뷰 요청 메일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새로운 서비스와 테크 트렌드를 빠르게 쫓아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은, 새로운 것들은 모두 기존의 불편한 것에 대한 솔루션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불편한 것들이 좀더 편해질까, 어떻게 하면 동시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게을러질까. 이것이 항상 내 머릿속에 있는 고민이다. 



하고싶은 일은 늘 너무 많았다. 나는 이것을 "접시증"이라고 부르는데, 사이드 프로젝트, 접시를 여러개 돌리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접시를 여러개 돌리다가 접시가 와장창 깨진 적도 많았다. 그런데 관심 분야가 너무 많고, 새로운 것에 눈을 뜨는 것은 최고로 즐겁다. 모든 가능성에 오픈되어 있고, 그 가능성들이 결합되면 뭔가가 탄생할 것 같다. 그리고 늘 드는 생각, '전부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우연히라도 내 카톡 채팅창을 보면 사람들은 놀란다. 수백개의 오픈채팅방에다, 수십개의 방에는 우측에 999+ 라는 빨간색 동그라미가 표시돼 있다. 읽지 않은 메시지가 매일 몇천개, 몇만개씩 쌓인다. 최대한 많은 정보에 오픈되고 싶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 열려 있고, 그 개방성 안에서 유의미한 신호를 찾고 싶다. 간혹 채팅방에 들어가보면 우연히 꼭 필요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그러나 일일이 사이드프로젝트들에 정성을 쏟고, 카톡 채팅들들 다 읽기에 나는 너무 바쁜데다, 게으르다. 멍때리고, 가만히 누워있을 시간이 필요하다. 나이까지 먹어가니 에너지는 늘 부족하다. 


나는 분명 천재는 아닌데, 내가 동경하는 것은 게으른 천재 같은 생활방식이다. 열심히 모범생처럼 일하지 않고, 조금 껄렁하게, 스마트하고 효율적으로 가장 최단코스로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고 싶은 것이다. 



성실한 개미로 살아온 20년, 열심히주의로부터 배신을 당한 것도 한두번이던가. 이제 열심히의 시대는 갔다. 

마침 기술의 발전도 점점 나같은 게으름뱅이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생산하고 휴식하는 방식은 변해가고 있다. 이 책은 가장 생산적인 방식으로 게으름을 피울수 있는 방법을 증명하고자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