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은데 소재가 빈약해서 진도가 나가지 않았던 적이 있다. 쌓아둔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든 꺼내어 쓸 수 있는 풍족한 글감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어 '읽기' 에 매달리게 되었다. 이후로 틈날 때마다 글을 보는 습관이 생겼고, 목표한 만큼 글을 읽지 못한 날은 찝찝함과 열패감에 괴로워했다.읽은 글들의 양을 늘리고자 탐욕을 부렸다.
최근 글을 쓰다 보니 다른 이유를 떠올리게 됐다. 나 자신에 대한 글인에세이 형식의 글은 소재가 고갈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그것은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평소 일기를 꾸준히써왔었다.
'관심분야가 나라는 소재에 한정되어 있었구나.'
평소 타인에 무관심한 편이다.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들은 살뜰히 챙겨주려고 하지만, 정직하게 돌이켜보면 내 사람으로 여겼던 지인들에게 정말로 관심을 갖고 잘해주었었는지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와는인연이 아니다 싶은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닫았고, 주고받는 이야기를 흘려들었고, 표정 하나 제스처 하나 아무런 차이없이받아들였다.
'타인과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자.'
그동안 얼마나 관심의 폭이 좁았었던가. 이야기는 멀리 있지 않았고, 어려운 무언가가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도, 이토록넓은 세상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드라마를 찍고 있다.타인을 오롯이 경험하자.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자, 따스한 관심의 눈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