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프면 어때? 착한 네가 아름다운걸.
"나는 시댁에 가면 밥을 조금만 퍼."
"그렇지..아무래도 시댁이면 어렵지?"
"그게 아니라 두 그릇 먹으려고.
내가 두 그릇 먹으면 어머님이 해주신 음식이
맛있어서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시고 좋으실 것
같아."
이것은 나와 내 친구의 대화였다.
우리는 여고 동창생이다.
카톨릭고등학교를 다닌 우리는,
졸업 후 다른 학교에서 다른 전공을 하게 되었고
시간이 흘러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딸 아이를 둘씩 낳은
아줌마가 되었다.
아주 가끔 만날 수 있는 우리의 대화 주제는
항상
고등학교 때 추억,
두 아이의 어린이집 이야기,
신랑과의 생활이야기,
눈물이 없이 말할 수 없는 친정이야기,
그리고 조금은 어려운 시댁이야기들이다.
지난 겨울 만난 그 친구는
내게 시댁에 가면
밥을 조금 푸고
한 그릇을 더 먹는다고 했다.
시어머니가 해 주신 음식이 맛이 있어
두 그릇을 먹었다고 생각하시게끔 말이다.
그녀의 신랑은 아직 구직중이고
그녀는 돌이 안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학교로 출근을 한다.
얼마나 마음이 아리고 무거웠을지.
작은 체구의 그녀를 생각하면 나는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다른 가족에게 원망을 하려고 하자면
끝도 없었을 것이고
삶의 팍팍함을 투정하려고 하자면
그것 또한 끊임없을텐데,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녀는 조금 더 사려깊은 쪽으로
넓은 마음 쪽으로 생각했다.
그런 그녀의 작은 입에서 나오는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같은 말들.
이 말들은 반짝이는 마음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말과 행동이었다.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네 삶이 그리 팍팍한데
시댁에서 그리 할게 뭐 있냐하고.
누가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느냐고.
하지만 깨달았다.
아무리 한 사람의 삶이 고되고 힘들어도
착한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고.
착함은 항상 옳다는 것을 말이다.
그녀의 착한 마음은 내가 알았고
내 주위 사람들이 들어 알았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읽어 알게 될 것이다.
그녀의 착한 마음을 알게 된
모든 사람들은 나와 같이 생각할 것이다.
그녀의 고된 오늘,
목요일의 오전은
누구의 하루보다
반짝반짝 빛이 날 것이라고.
착한 네가 옳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