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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Oct 25. 2024

같은공간 셋, 각자 월동준비중.


야생 동물들에게 날씨는 생존과도 직결된다. 생존 걱정이 없는 동물들에게도 날씨는 삶의 내용을 지배한다.


날씨가 추워져 현관문이 닫히게 되고 바람불거나 추우면 셋다 분위기가 다운된다. 특히 잠도 안자고 마당 뛰놀던 첼양에게 갑갑한 실내는 고문이나 다름없다. 신체 에너지가 절정에 오르는 시기인지라 애들 장난감 가지고는 사냥본능이 해소가 안된다. 날라 다니는 곤충들 잡느라 하늘로 날아주던가 사마귀라도 두둘겨야 한다.


* 사마귀는 계절에 따라 순식간에 몸색깔을 변화 시키는 재주를 지녔다. 녀석들이 갖고놀다 버려진 사마귀 시체들 보니 몸 색깔이 초록빛에서 요 며칠새는 갈색으로 변해있다.



조금이나마 녀석들의 뛰노는 기간을 늘리기 위해 마당에 방풍비닐 작업을 했다. 낮에는 바람을 피해 가을 햇살을 조금이나마 누릴수 있다. 얼마나 효과있을까 했는데 새벽이면 비닐 안밖 온도차로 인해 성애가 비오듯 하다.


합사에 실패한지라 좁은 실내 공간에서 같이 생활 하지만 각자 알아서 심심함을 해소해야 한다. 두 녀석 다 무음의 고양이가 됐다. 첼양은 원래가 말을 안하는 녀석이고 양양대고 회춘 놀이하던 탐군도 할만큼 하고나니 체력도 딸리고 안되는걸 깨달은듯 하다. 동물들 세계엔 노인우대 이런거 없다. 기력이 딸리면 서열 싸움에서 밀리는거다. 첼양 체격이 비등해지자 상황이 역전, 첼양이 심심하다고 지나다니며 툭툭 건드려도 탐군은 무반응이다. 첼양는 좁은 실내에서 자리를 못잡고 방방 뛰어 다니고 탐군은 소파위에서 마냥 늘어져서 생활한다.


같은 공간에서도 각자 따로논다. 합사 성공이냐 실패냐 같은 공간에서 행복한 천국이냐 스트래스 공간이냐는 오직 둘 사이 관계가 죄우한다.


다행히 둘이 싸우려 할때마다 대처 방법을 알았다. 사람이 개입해 말리려다 편들거나 하면 상황은 고착화 되거나 더 악화될 획률이 크다.


내가 악당역을 맡아서 녀석들을 닥달하면 둘이 공동 대응할 목적이 생겨 같이 행동하게 된다. 월동 준비 하느라 집안청소및 뽁뽁이 재단하고 여름세팅 걷고 하는데 둘다 흥분해 고양이 하는지라 못하게 말리다 보면 둘이 나를 술래로 삼아 한팀이 된다. 놀반 싸움반 좁은 실내서 티격대면 두 녀석 다 나가놀앗!  그럼 서로 불만으로 스트래스는 받아도 선은 안 넘는다. 같은 상황에 처하게 만들어 같은 처지임을 인식시키고 동지의식을 심어 주는 거다. 외부의 적이 쳐들어올때 내부 싸움을 멈추고 공동대응 하게되는 원리다. 제법 효과가 있다. 첼양이 가끔 탐군 엉덩이 냄새도 맡으려 하고 탐군 냄새 베인 숨숨집들도 출입하기 시작한다.



고양이는 철저히 이기적 동물이기에 말썽 부릴때 야단을 쳐봤자 역효과만 난다. 고양이 할땐 스트래스 받더라도 고양이 하네 한숨처럼 웃고 넘겨야 무던한 동거가 된다. 고양이는 그냥 고양이 짓을 하는거다. 물건관리는 사람이 해야 하는거고 고양이보고 물어내라 하는거 아니다.


거실에 컴퓨터 세팅을 해야하는데 녀석들을 가둘수 없기에 고심끝에 나를 가두었다. 좁은 텐트안에 컴퓨터를 집어 넣었더니 둘다 호기심에 들락날락 정신없다. 고양이 보고 고양이 하지말라 타이르거나 야단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전선들 얽혀있는 사이에서 나오게 하려고 싸이렌 소리 앱을 다운받아 나올때까지 울리게 한다. 수시 반복이다.


나만의 동굴이다. 온갖 전선줄이 즐비해서 녀석들이 건드리고 지나가면 여기저기 퍽퍽 꺼지고 그런다.
탐군이 소파위 자리를 안 내주고 신경전을 펼쳐 가운데 루피를 두고 구역을 갈라줬다. 녀석들이 소파위를 장악해 나는 바닥에 앉는다.


자작 캣타워 만들어 주려다 녀석들도 부실해 보이는지 관심들을 안 가진다. 다시 분해 원상복귀 해야할것 같다. 장만했는데 관심 안갖는거 보단 낫다.


다 큰 고양이들 겨울에 집안에선 정말 할거없다. 사람이 놀아주지 않으면 잠이나 자야 하는데 첼양 입장에선 혼자 노는게 적응이 안되는거 같다. 소리를 안내는 이유가 뭔가 심각한 트라우마가 있는데 폭력에 관한거란건 알겠다. (바깥에서 길양이들 싸우는 소리만 들려도 히스테리 발작을 일으키며 흥분해 닥치는대로 방어공격을 한다.) 조금씩 끙끙 대는거 보면 좀더 지나면 야옹 할것도 같다.


캣타워 만들려다 녀석들의 무관심에 해체하기로.. 그전에 크리스마스 트리대용으로 겨울내 잠시 쓰기로 해본다. 글쎄나..


집안도 여름세팅 걷어내고 크리스마스 분위기 만들어 주려한다. 집안에서 반짝거리는거라도 있어야 덜 심심할거다. 고양이가 사람에게 집착 하는건 집안에서 달리 관심가질 만한게 없어서다. 고양이는 절대 개들처럼 사람을 배려하는 동물이 아니다. 안 놀아주고 먹을거 안주면 다 소용없다. 항상 자신들이 우선이다.


동거에서 최소 룰을 안 지키고 이탈행동을 저지르면 불이익이 간다는것을 인지 시키는것이 교육이다. 가출하면 목욕이 따르고 싸우면 홀로 마당이나 방안에 고립 된다는것을 자연스레 연계시켜야 이해를 하고 연산과정을 거쳐 자제를 한다. 내 컴퓨터 텐트안에 들어가면 싸이렌 소리가 난다는것을  인지해야 교육이 된다. 어떤 경우라도 야단친다고 감정적으로 큰 소리를 내면 고양이는 쟤 왜 저래? 위협 당한다는 생각밖에 안하게된다. 반성이나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알지도 못하고 단지 위협하는 사람을 피해 도망갈 뿐이다. 집안에 갇히면 주눅들어 눈치보는 우울 고양이 된다.


* 아이들이나 동물들 말썽 부리는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야단친다고 감정적으로 화를 내는건 대부분 자신의 쌓인 스트래스를 약자에게 발산하는 경우로 관계에 있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또 다시 겨울이라니.. 중년 밟고나니 시간이 막 지워지는것이 실감이 난다. 모든것이 마구 변해간다. 어디가 종착역일지 모르지만 세월 앞에서 계속 쫒기며 갈수밖에 없는거다. 우울해도 괜찮다. 원래 겨울이란게 그렇다. 가난할수록 더 그렇다. 원래 겨울은 부자들을 위한 계절인거다.


국가 경제난이 닥치면 일반 국민은 천정부지 치솟는 물가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지만 부유층 상대로는 반대 현상이 벌어진다. BMW 5천만원 할인해주고 명품파는 백화점을 비롯 여기저기 망해서 빅 세일을 하다보니 물가가 갑자기 싸지는 착각현상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기름값 올라 도심 길거리 자동차 줄어들면 숨통이 터진듯 살만한 세상 오는것 같다.


겨울에 창문 뽁뽁이 붙이는건 서민들이다. 뽁뽁이 오래간만에 붙여본다. 혼자일땐 추워도 궁상을 취미삼아 그냥 살았는데 웅크리고 나만 바라보며 지내는 녀석들 때문이다. 추워지니 뜨거운 오뎅 국물 생각나누나.


https://youtu.be/8f5tg5dAZOY?si=M-LRBne3uqTUeZp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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