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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육헌 Nov 10. 2019

구글 디자이너들의 시간 관리 노하우를 훔치다

책 <메이크 타임>을 읽고 쓰다

구글 디자이너들의 시간 관리 노하우를 훔칠 수 있어 즐거웠다. 그리하여 올해 하반기 가장 즐겁게 읽은 책을 꼽자면, 앞서 포스팅했던 <정리하는 뇌>와 함께 <메이크 타임>을 꼽겠다. 다양한 종류의 그리고 많은 양의 업무들로 인해 손발톱을 관리하거나 머리 자를 타이밍마저 놓치기 일쑤였던 내게, 이 두 권의 책이 여러모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갈 길이 참 멀긴 하다만.

<정리하는 뇌>가 인지과학의 관점으로 뇌를 바라보며 과부하에 허덕이고 있는 우리네 일상을 정리해야 할 이유를 납득시켜주는 책이라면, <스프린트>의 저자이자 구글의 디자이너이기도 한 제이크 냅과 존 제라츠키가 쓴 <메이크 타임>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상을 정리하고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시간을 활용할지에 대한 실마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이 무려 87가지(!)나 되니 훑어보면서 이래저래 취사선택하기에 좋겠다 싶다. 두 권을 모두 읽어보고 싶다면, <정리하는 뇌>를 먼저 읽고 이후 <메이크 타임>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각종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는지 납득한 후, 실무자들의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을 훔칠 수 있으니까.

개인적으로 얻은 성취들도 조금씩 있다. 이 책을 읽고 하나둘씩 실천하는 과정에서, 8시였던 평일 기상시간이 6시 30분으로 앞당겨졌다. 매일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보통 평일 아침에는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운동을 하고, 돌아와서 간단한 아침 식사와 커피를 챙겨 먹으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출근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점심시간인 13시까지는 캘린더에 집중 업무 시간임을 표기해두고 최대한 회의를 지양하기로 했다. 점심 식사에도 에너지를 크게 들이지 않는다. 전날 주문해둔 배달 샐러드를 먹거나 또는 회사 바로 앞의 뷔페식 식당에서 딱 다섯 가지 메뉴만 간단히 먹는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 오후 2시에 두 번째 커피를 마신 이후로는 카페인을 최대한 멀리한다. 소위 말하는 Fear of missing out 때문에 단 하나도 꺼두지 않았던 온갖 앱 푸시와 노티피케이션과 배지를 차곡차곡 껐다. 바탕화면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아직도 여전히 이런저런 작은 도전들은 현재 진행형이고, 실은 위에서 열거한 행동들을 했다-에서 그칠게 아니라, 그렇게 아낀 시간과 에너지를 내가 목표한 대로 쓰는 데까지 나가야 성공일 테지만, 작게나마 차곡차곡 선순환을 만들고 있어 뿌듯하다. 시간이 없거나, 또는 금세 주의력이 고갈되어 고민될 때가 있다면 두 권의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아래의 인상 깊게 읽었던 구절들을 읽다 보면, 내가 이 책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을 100% 실천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도 알 수 있지!)

아래는 인상 깊게 읽었던 구절들.

"의지력은 탈출구가 되지 못한다. 우리는 유혹을 뿌리치려 노력해봤고 그래서 거부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안다. 또 기술 산업에 수년간 종사했기 때문에 이런 앱과 게임, 기기가 결국 당신을 마모시키리란 것도 안다.

생산성 역시 해결책이 아니다. 우리는 시간을 쪼개 잡다한 일을 하고 더 많은 일을 꾸역꾸역 해치우려 노력해왔다. 문제는 그럴수록 항상 더 많은 과제와 요구가 빈 자리를 차지하려고 기다린다는 것이다. 당신이 빨리 달릴수록 쳇바퀴는 더 빨리 돌아간다.

하지만 주의가 분산되는 데서 벗어나 다시 시간을 통제할 방법이 있다. 바로 이 책이다. 메이크 타임은 삶을 좀 더 의도적으로 꾸릴 수 있도록 스스로 가장 중요한 일을 선택하고, 그 일을 할 에너지를 비축하고, 디폴트의 순환을 깨뜨리게 하는 프레임워크다. 스케줄을 완전히 내 맘대로 통제할 수는 없어도(우리 중 그렇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주의를 전적으로 통제할 수는 있다."

"트위터 메시지, 페이스북 업데이트, 인스타그램의 사진 공유는 시간 구멍을 만들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로도 위험하다. 바로 가짜 승리감을 준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대화에 참여하면 성취감 같은 것이 느껴지고 "뭔가 일을 했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런 대화는 100번 중 99번이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다. 게다가 대가도 뒤따른다. 하이라이트에 쓸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가짜 승리는 당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성심을 다하는 것은 어떤 거리낌도 없이 완전히 전념하는 것이다. 경계심을 버리고 오직 당신의 일, 관계, 프로젝트 혹은 그게 무엇이든, 마음을 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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