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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보통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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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Aug 09. 2022

아는 만큼 싫은 것

겪어본 아픔만큼 싫은 것이 없지



회사에서 곧잘 붙어다니는 시니어께서 확진이 되셨다. 연락을 받자마자, 집에 있던 키트로 검사를 하고. 다행히 음성. 음성을 보자마자 총알같이 뛰어나간다.



약국으로 간다.  검사 키트와 혹시 모를 준비를 위한 약을 산다. 지난 번에 겪어보니 실제로 먹은 약은 처방약이었다. 하지만 초기 때는 증상이 오락가락해 약국에서 파는 약들에 의지하는 것이 크다. 복합적인 증상에  좋은 테라플루는 하필  품절이란다. 아쉬운대로 성분과 용량이 비슷한 것으로. 저녁 9시 넘어 열려있던 약국에 감사할 따름. 덕분에 약을 준비한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말 뿐이지만 약사님 피로가 덜어졌으면 좋겠다.



비가 많이 온다. 폭포처럼 쏟아지기 전에 얼른 들어와서 집안을 치우고 쓰레기를 정리했다. 혹시나 갑자기 양성이 뜨면,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 것조차 민폐인 것을 알기에. 내일은 자가격리 재택을 공지해야 한다. 주말에 만난 사람들에게는 증상이 생기면 공유해도 늦지 않지만,  있을 일정들은 미리 언급을  주어야 한다. 증상과 대처방안들 프로토콜이 머릿속에 주루륵 지나가지만 침착하기가 쉽지 않다. 겪어봐서  그렇다. 아는 것이  무섭다. 의연하고 싶은데, 그렇기가 힘들다. 겪어도 겪어도 힘든 것이 이별과 사람인 것처럼, 이놈에 코로나는. 만나고 싶지 않다. 부디 아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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