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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범수 Jun 25. 2019

 살다보면 실패할 때도 있는거지

<백종원 프로젝트> 계란찜부터 도토리묵무침 까지



<계란찜>

  살다보면 무엇이든 내 뜻대로만은 되지 않는 일이 꽤나많다. 그것이 업무가 될 수도 있고, 어떠한 시험 준비가 될 수도 있고 또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최근 사람의 마음을 끓어오르게 하는 데에 무명의 실패감을 느꼈다.


  최근 꽤나 마음이 가는 이성이 생겼다. 그녀도 나를 좋아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연락도 먼저 해보고 그녀가 좋아하는 화재거릴 찾아 살갑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아직 그녀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몰라서 그러는지 아니면 뭐 전혀 나라는 사람에 관심이 없는 건지 그저 그런 답변 혹은 늦은 답변으로 나의 조급한 마음에 한방울씩 기름을 떨어트리고 있다.


  결과는 뭐 아직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직 그녀가 나에 대해 끓어오르는 감정이 생기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살다보면 생각보다 잘 안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순간 순간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또한 방법을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날 동정하진 않아도 좋다..


  내게 계란찜은 꼭 그녀같은 음식이다.


  레시피에 맞춰 계량에 맞게 재료를 준비하고 간을 위해 새우젓을 다져넣었다. 달걀물을 뚝배기에 넣고 뒤적뒤적하며 예쁜 달걀찜이 완성 되기를 기대했다. 허나 이게 왠걸 생각보다 계란찜은 끓어오르지 않았고 덜 된 스크램블 에그 같은 모양을 해버리고 말았다. 아마도 재료에 비해 너무 넓은 뚝배기를 선택한 탓일 듯하다. 상대방의 마음보다 너무 큰 기대를 갖고 있는 나처럼 말이다. 자꾸 말이 이쪽으로 샌다... 절대 절대 동정하진 말자..

<야채전>

  요즘 강식당이라는 프로그램에 백종원 선생님의 콰트로 야채튀김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차마 그것을 따라해볼 순 없고 간단히 야채전을 만들어보았다. 백종원 선생님의 비율에 따라 밀가루와 물 그리고 소금으로 반죽을 만들었다. 그런데 신기했던 점은 설탕도 조금 들어간다는 점이었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재료값을 아끼기 위해 홍고추를 뺀 것 또한 아주아주 후회하고 있다. 사실 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다고 하지 않는가. 당근으로 만은 야채전에 다채로운 색감을 주기에 부족했다. 다음에는 꼭 홍고추를 조금 썰어넣어 좀 더 예쁜 야채전을 만들어 내야겠다.


<김치볶음밥>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단연 제일 맛있었던 레시피를 꼽으라면 이 볶음밥 레시피를 꼽을 것이다. 이제까지 뭔가 볶음밥을 만들면 2%가 부족한 맛이 있었는데, 오늘 이 김치볶음밥을 만들어보면서 그 궁금증이 해결이 되었다. 비결은 바로 김치를 넣기전에 야채들에 간을 따로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백선생님의 간은 내 입맛에는 조금 쌔서 간을 조금 수정해보았다.


1. 양파 1개, 대파 2줄, 당근 1/3개, 돼지고기 80g, 신김치 250g 를 모두모두 작게 썰어준다

2. 밥(2공기)은 미리 넓은 그릇에 넓게 펴서 식혀 준다

3. 팬에 식용유 두 큰술 두르고 돼지고기를 볶는다. 고기 겉이 익으면 파를 넣고 파향이 베게 볶아준다.

4.  양파 -> 당근 순으로 넣고 볶아준다.

5. 고춧가루1T, 설탕1/2T, 간장2T,후추 조금을 넣고 볶아준다.

6. 채소에 양념이 배면 김치 투하 (너무 뭉근하지 않게, 아삭함이 남을 정도로 볶아준다)

7. 밥을 넣고 섞어가면 볶기

8. 잘 섞였으면 참기를을 두르고 , 계란 후라이, 통깨를 올려준다.


  이 레시피는 꼭 꼭 꼭 해보시길 추천! 살다보도토리 실패를 할 때도 있겠지만. 이렇게 실패하기 어려운 레시피도 있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도토리묵 무침>

  여름이 찾아오니 별로 입맛이 없다. 새콤하고 매콤하게 입맛을 돋구어 줄만한 음식이 없을까 하고 선생님의 요리책을 펼쳤다. 역시 단연 눈에 들어온 것은 도토리묵 무침이다. 상추와 쑥갓 거기에 유기농 도토리묵을 곁들여 선생님 새콤달콤 소스를 곁들이니, 쩌어기 멀리까지 도망간 입맛을 잡아다가 놓기에 아주 충분했다.

  물론 버얼건 대낮이었지만, 도토리묵을 먹는데 막걸리 한 잔 빠지면 될까. 정말 딱 한잔만 마셨다. 요즘 또 인싸들만 마신다는 지평 생막걸리를 조심조심 흔들어 따놓고 도토리묵 한입을 먹으니 정말 살 맛난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기분이었다.

  도토리묵 무침을 할때 선생님의 꿀팁은 무침을 할때 식초를 넣어줘야 도토리묵의 쓴맛을 잡아 줄 수 있고 야채를 먼저 양념에 무쳐놓고나서 묵을 무쳐야 묵이 부서지지 않아 깔끔한 무침이 된다는 점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뭐 사람 사는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 그 결과물을 보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 사람사는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실패한 계란찜을 보며 나의 마음과 그녀의 마음을 떠올린 것 처럼 말이다.

 

진도율 13/211


인스타그램 : kitchenboy_b

유튜브 : 주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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