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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나 Jul 13. 2022

한국어 교원으로 살아남기3

대학원을 가야 하나요?

2년 계약이 작년말에 끝나서 좀 쉬다가   

이번에 다시 1년 계약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한동안은 좀 안심할 수 있겠지만 1년은 금방이다.

내년 이맘때는 다시 고용불안정으로 스트레스를 받겠지.

정규직 다 때려치우고 뒤늦게 스스로 가시밭길로 걸어들어와 살금살금 걸어나가고 있다...

계약서에 서명을 하면서부터 다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한국어교원 커뮤니티에서도 나같은 고민을 자주 보게 된다.

...대학원을 가야하는가. 

나에게는 이 일이 적성에 매우 잘 맞는다.

항상 공부해야 하는 것도 좋고, 그러다보니 늘 지식을 쌓아가는 것 같아 즐겁고, 

같은 내용을 가르치더라도 언어권별로 반응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것도 재밌고, 

무엇보다도 학생들과 한국어를 통해 문화교류를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따라서, 적성에 맞을지 안맞을지를 두고 보려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용불안정과 저임금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을지를 보려고 한다.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선생님이라면, 

(물론, 본인이 가장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일단 2-3년 정도 일을 먼저 해 보고 결정해도 될 것 같다.

다만, 그 기간 동안은 분명 고용불안정에 대한 압박이 매우 심할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해외파견직같이 1-2년 계약을 한번에 할 수 있는 곳을 노려야 한다.

자격증을 따자마자 아예 경력이 없는 경우에도 지원할 수 있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한국어를 처음 가르칠 때는 

2급이나 3급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3급은 시험을 통해 딴 자격증이기 때문에 시험공부와 면접으로 실력을 갖췄을 거고

2급은 수업을 듣고(제대로 들었다면) 중간고사, 기말고사, 레포트를 해내며 내공을 갖췄을거다. 

나도 학점 은행제로 한국어교원 2급을 취득하고 

자격증을 받자마자(한국어 교육 경력란은 빈칸 상태) 운좋게 취업을 하게 되었다. 

급수별로 업무와 급여에 차등을 두는 기관이었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끼리 경쟁할 수 있었던거다. 

그렇게 시작해서 경력을 쌓아올리다보면 

석박사 학위가 없는 2/3급 교원 사이에서 경력으로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일을 계속 하다보면 욕심이 나기 시작한다는 거다. 

2급과 경력은 있으나 석사학위가 없어서 KF는 못가고,

기간과 경력을 통해서 2급에서 1급으로 승격이 된다고 해도 

해외파견직 중에서도 비자 발급 기준에 석박사 학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갈 수 있는 국가가 제한되는 일도 생길 것이다.

 

학부 전공을 하고 이쪽으로 석사까지 한 선생님들에게 상의를 해봐도

2급 자격증으로 현직에 있는데 굳이...라는 반응이 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석박사 학위가 있다면 다음 레벨로 진입할 수 있는 문이 열리지만 

그 문을 열고 들어가도 처우가 확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금이 3년차니까 5년을 꽉 채워 일해보고 

그때도 내가 계속해서 이 일을 할 마음이 든다면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다. 

그리고 슬픈 결론은 

..한국어교원은 생업이 아니라 자아실현을 하는 직종이다. 

이미 다른 방법으로 생계가 어느정도 보장되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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