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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정 Feb 03. 2024

죽음 앞에서 삶을 생각하다

영화<스틸라이프>

영화 <스틸라이프> 2014년작

죽음을 통해 삶이 보이시 시작한다



어느 공무원의 하루 

22년 차 영국 런던 구청 공무원 존 메이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정해진 시간에 저녁식사를 한 뒤 자신의 사진 앨범에  사람들의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존의 업무는 고독사 한 사람들의 유족을 찾아 장례식을 치르는 것이다.

오늘도 쓸쓸히 홀로 죽음을 맞은 사람의 장례식에는 애도하는 사람들 대신 존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존은 죽은 사람들의 사진과 생전의 행적으로  단서들을 조합하여 가족들을 찾아본다.

홀로 죽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족이 없는 사람들이거나 어쩌다 연락이 닿아도 불화로 인해 장례식 참여를 거부하는 이들이 전부이다.

하지만 존은 자신의 업무를 성실히 이행하려고 노력한다.

아무도 찾지 않는 유골들도 존은 양지바른 곳을 찾아 뿌려 주곤 한다.

늘 무표정한 존은 매일 같이 자신의 업무를 마치고 잠들 때까지 죽은 자들의 추억을 정리하며 잠에 든다, 


어느 날 존은 직장상사에게 사직을 권고받는데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는 존이었지만 일처리가 느리다는 것이 이유였다.

존의 마지막  업무가 된 의뢰자는 존이 사는 아파트 옆 건물에서 고독사한  빌리라는 남자이다.


존은 상사의 지시데로 업무인계를 해야 했지만 빌리의 업무를 마무리하기로 결심한다.

늘 그랬듯이 아무도  기억을 못 하는 한 남자의 삶을 정리하는 일이었으나 

존은 어떤 끌림을 느끼게 된다. 

죽은 빌리의 집에서 발견된 것은. 딸로 추정되는 성장 앨범과 시민권  한 장

한때는 전쟁에 참전했던 빌리의 인생에는 가족과 친구, 연인도 있었다.

그들에게 전해 들은 남자의 이야기..


딸이 기억한 아버지는 술에 의존하던 알코올 중독자였다.

친구가 기억하는 빌리는 정상적이었던 사람이었지만 전쟁의 트라우마를 이기지 못해 술에 의존했다고 한다.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의 마지막을 정리해 주던 존은 마지막 의뢰자 빌리의 행적을 통해 자신의 삶이 변화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존의 사무실처럼 시종일관 회색 빛으로 물들어 있다, 죽은 자들은 한 줌의 재가 되어 흩날리는 동안 아무도 고인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시종일관 무겁거나 심각한 영화의 분위기에 피가 돌고 온기가 돌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빌리의 장례식장에 주변 사람들을 오게 하기 위한 존의 노력이 그것이다.


영화 <스틸라이프>는 사람들의 고독사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한다.

소외되는 노년층 문제뿐만 아니라 이웃과 교류가 없는 현대 사회의 문제들까지 조명한다.


사회 구조의 변화로 인해 1인 가구가 증가하였고 그런 이유로 사회적 관계가 부족하여 고독사 위험은 나날이 높아져 간다

경제적 어려움은 가족 간의 관계가 약화되고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 건강 문제는 사회적 고립에 직면하게 된다.

영화 속 존의 앨범에 담긴 사람들은 모두 홀로 찍은 사진이지만 각자의 인생에서 열심히 산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름은 한 세기가 지나고 나면 잊힌다고 한다. 

삶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영화 <스틸라이프>는 인간의 외로움을 관계의 연결로 이어가려 한다.


존은 깨닫게 된다. 

그동안 자신의 일에 헌신하고 있었지만 자신도 외롭고 고립된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마지막 업무를 통해 느끼게 된다.

자신도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지만 죽은 자들의 상실감이 더 크게 느껴져 자신을 돌보지 않은 것을 

 비로소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기를 원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 

오늘도 나는 어떤 관계를 갖기 원하며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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