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ification_column_217
다양한 역경과 고난이 각자 인생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열되어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임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전 세계와 비교해서 누가 보더라도 객관적으로 풍요의 시대라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연령이 젊어 질수록 과거와는 다른 고난을 겪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50년만 놓고 봐도 과거의 고난은 전가족의 생사가 달린 고난이 대다수였다. 전후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이란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쉽게 말해 헝그리 정신을 전체적으로 체험하고 공존하며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역동성이 있었다고 본다.
지금의 고난은 과거 고난과는 그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 온가족이 비극적 선택을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는 경우가 주기적으로 뉴스에 등장하며 일부 초등학생 아이들이 선행학습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당연하듯 배우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시험과 성적의 조작을 시도하는 뉴스도 생활화되었다.
미래세대가 평화롭게 고난을 경험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고난을 겪지 않으면서도 그 상황에 처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체험할 수 있는 수준의 경험을 미래의 아이들도 학습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무협지로 SF소설로 가능했다. 이후 게임으로 진일보했다.
과거의 무협지는 권선징악을 주재로 했다. 복수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가볍게 지나 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모두 경험이 될 수 있다. 무협이라는 장르의 방식을 완성했다고도 불리는 중국의 김용 작가의 삶의 그러했다. 그는 대지주의 아들로 자라났고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중일전쟁으로 어머니를 잃고 젊어서는 아버지가 반동지주로 몰려 억울하게 총살을 당했다. 이후 등소평이 직접 사과하고 정치에도 참여했으나 천안문 사태에 실망하고 정치 활동도 중단한다. 그가 쓴 15편의 소설 전부 자기가 경험한 인생을 여러 시대에서 다시 그려낸 것에 가깝다.
이런 사례는 동양만 있는 것도 아니다. 판타지의 아버지인 톨킨도 생사를 넘나드는 1차 세계대전 참전자였으며 SF 소설 듄의 원작자인 프랭크 허버트도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다. 톨킨은 영웅들의 숭고함을 글로 남겼고, 허버트는 영웅과 메시아는 인류의 재앙이라는 방향의 작품을 만들었다.
여러 경험이 새로운 생각을 낳고 기존의 사람들이 해내지 못한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확신한다. 고난과 역경을 겪은 인물들이 상대적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부분은 통계적으로 증명이 가능할 수준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은 어떤 가 모든 것이 천편일률적이다.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경험을 하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여러 게임의 순위는 몇 년째 소규모 변화밖에 보이지 않으며 극장가는 히트작이 적어 공포에 떨고 있다. 독서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압도적인 책들은 정치인 지원용도가 많고 웹툰과 웹소설마저 내용들이 대동소이해지고 있다.
판이 깔려 있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 어느때보다 많은 극장들과 아이들이 가도 안전한 PC방과 무료 게임들, 다양한 서적을 볼 수 있는 도서관 수 많은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 을 비롯해 콘텐츠의 공급 체계는 역사상 가장 방대한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킬러 콘텐츠가 매우 적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은 만들어 졌고 새로운 경험은 우리 앞에 나타나 왔다. 사회 전체가 분열되어 각자의 앞만 바라보고 있지만 현존하는 수많은 방법들을 복합적으로 융합하여 새로운 방식의 게임화를 통해 미래세대에 의미 있는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경험 없이는 우리의 내면은 잠자고 있다. 잠자는 자는 깨어나야만 한다.
「 프랭크 허버트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