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하다
2016년 11월, 기어 S3 LTE 버전의 출시를 눈 빠지게 기다리다가 출시되자마자 구입을 했습니다. 어떤 제품의 출시 정보를 사전에 수집하고 출시를 기다려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나름 시계 덕후 입장에서 최대한 '시계'스러우면서 '스마트폰'에서 꼭 필요한 기능들이 내장된 놈을 기다렸던 것이지요. (이에 관한 구구절절한 철학 소리는 '시덕이 기어 S3를 구입한 이유'에 옮겨 놨습니다^^;) 여하튼, 3개월 이상 요넘을 사용하면서 알게 되거나 느낀 부분들을 하나씩 나열해 보겠습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시계 화면을 마음껏 바꿔볼 수 있습니다. 각종 무료, 유료 화면들이 심심하지 않게 쏟아져 나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택 장애까지 겪게 되더군요. 기존의 시계 화면을 그대로 따온 듯하거나, 상표까지 그대로 따온 것들이 허다합니다. 이에, 시계 화면을 바꿔 보는 재미만으로도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으실 겁니다.
물론, 구입 후 몇 주 정도 지나서는 시계 화면에 대한 욕심은 사그라들기 시작하고 알려주는 정보의 수가 적은 기존 시계의 화면을 그대로 사용하는 게 아쉬워지기도 합니다. 즉, 가독성 높게 시간을 표시해주면서도 그 외 정보들도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는 화면 디자인에 마음이 가기 시작합니다. 기존의 시계 화면을 그대로 쓴다면 시간과 날짜 그리고 스톱워치 기능 등이 전부이겠지만 좀 더 응용을 한 것들은 걸음수와 심박수, 배터리 잔량 그리고 고도 정보 등을 한 번에 볼 수 있게끔 되어 있습니다. 네, 시계 화면을 감성적으로만 설정하던 마음이 결국 '스마트워치'의 기능들을 시계 표면에서 누리고 싶어 지는 쪽으로 기우는 것이겠지요. 당연히 그냥 시계가 아니라 스마트워치이니 화면도 스마트워치가 잘 표현할 수 있는 것들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요긴하게 사용하는 기능들이 많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이만한 무게에 알차게 포함되어 있다 싶은 것들입니다. 손전등 앱의 기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만 엄청난 것입니다(?) 불을 꺼서 어두워졌을 때 침대에 눕기 위해 걷거나 잠시 어떤 행동을 할라치면 딱! 적당한 밝기로 손목에서 도움을 줍니다. 골라서 설정해 놓을 수 있는 알림 기능도 괜찮습니다. 잘만 설정해 놓으면 카톡, 이메일, SMS, 전화, 택배, 일정 등등 딱! 받고 싶은 알림만 알려주면서 삶에 도움이 됩니다.
외출할 때는 간편과 불편 버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우선, 간편 버전은 요넘만 달랑 차고 나가는 겁니다. 가벼운 외출을 하고 싶을 때 뒷 호주머니에 스마트폰을 구겨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네, LTE 버전의 기어 S3이면 요넘만 손목에 차면 되는 겁니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장점은 말 그대로 요넘만 있으면 여전히 사회와 '연결'되어 있어서 간편하다는 겁니다.ㅎ 단점은 사람들이 많거나 조용히 해야 하는 장소에서 전화 통화가 무척 신경 쓰입니다. 스피커로 울려 나오는 소리를 나만 들을 수 없으니 자리를 잘 잡아 통화를 하거나 주위분들의 눈치를 살펴야 합니다. 화면이 작기에 간단한 뉴스, 이미지, 동영상 등을 실눈 뜨고 봐야 합니다. 뭐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만 긴 시간 그러한 것들을 보기에는 배터리 소모가 부담스러우니 동영상과 음악을 그렇게 감상하는 것은 모험입니다. 어떤 기능을 최소한으로 좀 사용한다 싶으면 결국 평균 '12시간'정도 버티는 수준입니다. 충전기가 스마트폰의 무선충전기와 호환이 되지 않기에 비상시 편의점이나 식당 등에서 충전할 수 있는 확률이 아직은 희박합니다. 그렇기에 대기 상태로 두지 않고 무거운 기능이나 장시간 어떤 기능을 사용하는 행위는 항상 부담스럽습니다.
약간 불편 버전은 무선 이어셋과 충전기를 챙기고 다니는 겁니다. 스마트폰 없이 가볍게 다니려고 LTE 버전을 구입했으나 이 넘을 위한 스마트폰 만한 보조 배터리나 충전기뿐만 아니라 이어셋까지 챙기고 다녀야 하는 것이지요. 호주머니나 가방에 여유가 많다면 큰 문제는 아닙니다만, 저 모든 것들을 외출/귀가 때마다 챙기고 재배치하는 것이 귀찮습니다. 생각지 않은 긴 통화는 이어셋 배터리의 방전을 빠르게 만들 겁니다. 결국, 이어셋이 방전되면 '간편 버전'의 일부 문제까지 함께 발생하게 됩니다. ㅎ
계속해서 생겨나는 기능에 대해 기대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래도 요놈이 어느 정도 히트를 쳤는지 시계 화면의 수와 타이젠 앱의 수가 불어나고 있습니다. 마치 스마트폰을 처음 구입해서 앱 스토어의 각종 앱들을 설치하고 지우던 때의 기분과 비슷합니다. 손목에 찬 요넘 만으로 좀 더 편해지거나 재미있어지는 아이디어들이 자꾸자꾸 생겨나는 게 기대됩니다.
아직 깔끔하게 지원되는 메신저 앱이 없어 아쉽습니다. 카톡이나 라인과 같은 앱이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사용할 수 있기는 합니다만 좀 반쪽짜리? 형태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스마트폰에 카톡이 설치되어 있고 상대방이 먼저 메시지를 보낸다면 기어에 알림이 표시됩니다. 이러한 알림이 하나라도 있을 경우 응답을 계속해서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알림이 오지 않았거나 그것을 지워버렸다면 채팅을 먼저 시작할 수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다니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어는 자주 LTE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집안의 WiFi에 연결되어 있지요.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오는 각종 알림을 기어로 받고 있습니다. 한데, 가끔씩 그 연결이 끊어져 버릴 때가 있습니다. 다시 연결을 하려면 스마트폰의 기어 연동 앱을 실행해야 하는데 외출 중에는 그리 할 수가 없지요. 그런 상황이 되어 버린다면 각종 알림 들을 집으로 복귀할 때까지 놓치게 됩니다. ㅡ.ㅡ;;;
여전히 삼성 페이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출시되기 전부터, 출시 후까지 꾸준하게 언급하는 기능이지만 아직까지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를 위한 하드웨어가 내장되어 있다고 하니 해당 기능의 지원을 계속해서 기다리게 됩니다. 미련을 버리고 싶은데 버릴 수 없게 만드네요. 네, 그래서 그저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ㅡ.,ㅡ
스마트폰에서 당연하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습니다. 써 놓고 보니 당연한 말이지만, 자세히 얘기드리자면 단순한 텍스트 파일이나 음악 파일 등을 공유하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이를 위한 앱들이 있기는 한데 모두 유료입니다. 영상파일이나 텍스트, 이미지 파일 등을 당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옮기거나 PC로 옮기던 일을 기어에서는 유료 앱을 통해서 혹은, 아주 번잡한 과정을 통해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안 하게 됩니다 ㅋㅎ)
* 이 글은 이 집구석 주인장의 티스토리에도 동시에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