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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수건 Nov 12. 2017

12. 팝업 레스토랑

'팝업 레스토랑'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생각만 해도 흥미롭고 짜릿한 경험이 될 것만 같은 이 단어에 대해서는 아마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팝업 레스토랑은 이벤트나 광고, 캠페인 등의 목적으로 단기간 운영하는 식당을 말한다. 원래는 본격적인 창업을 앞두고 메뉴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보기 위해 짧게 운영하는 방식으로 많이 설명됐지만, 현재는 전자의 의미가 가까운 것 같다.


 팝업 레스토랑과 관련해 내가 들어 봤던 유명한 일화는 외국의 한 주방용품 업체가 팝업 레스토랑을 열었던 것이다. 그들은 무료로 팝업 레스토랑을 열었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음식이 무료로 제공되는 대신, 설거지는 따로 마련된 퇴식구에서 손님들 본인이 해야 했는데, 개수대에 놓여 있는 주방세제가 이 업체의 제품이었다.


 스무살에 이 개념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고, 그 사례들을 수 없이 찾았던 적이 있다. 왜 그랬을까? 팝업 레스토랑은 하루나 이틀을 운영하기도 하고, 대체로 예약 정원제로 운영하는 성격 때문에 실험적인 요리를 제공하기에 적당하다.

 메뉴 개발자를 꿈꾸던 나는 내가 기획하는 메뉴들을 판매해보고 싶고, 내 기량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내가 직접 팝업 레스토랑을 열고 싶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3학년 여름방학의 끝무렵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장기적인 플랜을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장소와, 필요한 접시류는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손님의 수는 몇 명 정도를 정원으로 할 것인지 그리고 영업에 필요한 조리사, 홀 서버를 어떻게 구할 것이고 어떤 보수를 해줄 것인지 등 너무 많은 것들이 필요했다.


 장소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 보니 우선 돈이 문제였다. 이 팝업 레스토랑이 금전적 이윤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당연히 버려야 했다.
 
 우선은, 팝업 레스토랑을 염두에 두고 2학년 1학기가 끝날 무렵에 신청해 놓은 국비지원으로 대학에서 시행하는 창업동아리 사업에 선정돼서 지원금을 조금 받게 된 것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과는 별도로 매 학기 시행되는 학습동아리로 소액이지만 지원금을 또 받는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그 금액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리고 그때 다시 팝업 레스토랑의 목적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다.

 

'팝업 레스토랑은 홍보, 이벤트성을 가지기도 한다.'  


 그리고 개학을 일주일 남기고 '내일로(기차 무제한 패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고속버스 버전 내일로를 기획한 상품을 구입해 여행을 떠났다. 8월 마지막 주 평일로 한정되어 사용할 수 있는 티켓이었기 때문에, 이 티켓의 이용자는 모두 8월 마지막 주에 여행을 하는 것이었다. 8월 셋째 주부터 형성된 해당 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저는 대학교 3학년 조리학도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목적과 여행의 의미를 더 하기 위해서 설문지를 갖고 다니며 설문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혹시나 여행 중에 설문조사지를 갖고 들이미는 사람이 있으면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조금 더 친금감 있는 형태로 적었던 것 같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같다. 조사지의 내용은 팝업 레스토랑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평소 외식 시, 방문 레스토랑 선정기준은? 팝업 레스토랑은 실험적인 메뉴를 판매하는 단 하루만 열리는 특별한 식당이다. 가격은 어느 정도이며, 와 볼 생각이 있는가? 등에 대해서 적혀 있었다.
 
 실제로 여행을 하면서 해당 상품의 여행자들은 팔찌를 하고 다녔기 때문에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60장 준비했던 설문지는 빠짐없이 작성됐고, 그중에는 꼭 가보고 싶다며 설문지에 전화번호를 남기고 간 사람도 있었다. 4박 5일간의 여행 동안 친해진 몇 명은 꼭 가겠다, 기대하겠다며 연락을 꼭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을 꼭 하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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