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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Oh Aug 23. 2016

[디바이스 리뷰]소니  MDR-1ADAC

깊은 울림이 느껴지는 진지함이 돋보이는, 젊은 아버지를 위한 최고의 선택

사실 '14년 10월 국내 포털 쇼핑에 등록된 MDR-1ADAC는 이제 거의 2년이 되어가는 모델입니다.


저는 며칠 전에 구입했지요. 하지만 지금도, 소니에서  S-Master HX라고 부르고 있는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와 앰프 탑재로 아직도 밀폐형 오버이어 헤드폰에서는 대적할 만한 경쟁자가 없는 놀라운 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제가 이 아이를 영입한 이유는, 유행도 기술 트렌드도 아닙니다.


단지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좀 더 사랑해주고 싶어서입니다.

아이유는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름답죠


이 헤드폰은 유선입니다. 저는 그동안 ie800과 SE535ltd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무선을 사용해왔습니다. 집에서는 주로 스피커를 이용하기 때문이고, 자출과 워킹이 잦아질 수록 유선 리시버가 불편했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블루투스에서 최선의 음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갖은 시도를 한 결과, 저에게는 JAYBIRD X2와 BOSE  Soundlink OE 가 최종적으로 남았습니다. 인이어타입 블루투스 이어폰인 제이버드는 자출시에, 오버이어 블루투스 헤드폰인 보스 사운드링크는 커피숍이나 리조트,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 머물러 있을 때 쓰게 되어 외부에서 음악을 듣는 장소의 대부분을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Soundlink OE의 경우 유닛이 크지 않고 휴대하기 좋으면서도 음질이 매우 뛰어나 여러모로 만족시켜주고 있었죠. 해외출장이나, 휴가 때 필수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블루투스라고는 믿기지 않는 음질과 뛰어난 내구성의 BOSE Soundlink OE, 배터리가 닳으면 이어폰 케이블로 계속 청취 가능합니다.


Soundlink의 주파수대역이나 임피던스 제원이 명확히 나와있지 않지만, 분명 블루투스 헤드폰 라인에서는 깨끗한 상위급의 음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볼륨이 다소 작은 편이지만, 제원상 15시간의 배터리로 어느정도 음질을 키워서 듣고도 충분한 지속력을 보여주고 있어, 그간 저에게 더이상의 옵션 없이 계속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굳이 유니크한 선택을 위해 Beats Wireless를 사용하시는 분도 있었지만, 역시 음질면에서 아쉬움을 표하시고는 Soundlink OE로 갈아타시더군요.


그러나 가끔, 조용한 휴양지에서 피아노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깊은 울림이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이루마의 [Blind Film]을 듣고 있노라면, 아래 위로 물 흐르는 듯한 피아노에 중음/저음에서의 또렷한 울림이 간절해질 때가 있는데요, 앨범의 주제에 굴하지 않고 그간 로맨틱하던 그만의 캐릭터를 줄이면서 좀 더 묵직한 느낌을 전달해주는 모습이, 점차 김광민님과 같은 거장의 느낌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캐빈 컨, 히사이시 조, 앙드레 가뇽, 김광민 등 제가 아는 아티스트들의 피아노 음악 중 0순위입니다. 물론 저는 모던락이나 일렉트로 음악을 좋아하지만, 피아노는 언제나 힘들수록 마지막에 찾게 되는 악기죠.



MDR-1ADAC와 Sounklink OE와의 차이는 저음에서 나타납니다. 저음과 고음이 공존한다 함은, 그만큼 음역의 분리와 조화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일인데요, 그래서 소니의 수많은 BA계열 이어폰들이 큰 인기를 얻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저 각자의 음을 쏴대는 식은 좀 아닌거죠. 차라리 그 유명한 트리플파이처럼 단짠단짠 스타일이라면 몰라도요. 그러나 헤드폰계열, 특히 MDR 1R로부터 저음을 살리면서 깔끔한 음질을 찾아낸 그들의 기술력은, DAC 기술력을 접목하면서 헤드폰이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음질을 찾아낸 것 으로 보입니다. 이제야 저의 모든 음악 감상 장소를 커버하는 마지막  한 조각을 찾은 느낌이네요.


음악 감상 장소가 왜 중요하냐구요?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함부로 스피커로 음감을 하기엔 제약이 있습니다. 저도 최소한의 대안으로  BOSE Wave 정도는 가지고 있지만, 크게 틀고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다는게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아이에게도 방해가 되고, 아이가 노는 소리들이 저에게도 방해가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애아빠들은 고음질의 음악감상을 위한 나름대로의 대안을 찾아나섭니다. 그 시작점이 바로 휴대용 고음질 플레이어입니다.


최고 400만원대까지 다양한 고가 플레이어를 갖추고 있는 아스텔앤컨


아스텔앤컨이 아니더라도, 소니 또한 고음질 플레이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종종 휴대용앰프를 동반하여 궁극의 음질을 추구하는 분들도 많죠. 하지만 보통은 스마트폰이 이미 있음에도 음원을 따로 담아서 옮기고, 목록 정리하고, 정성들여 키워놓으면 정작 출퇴근과 외출 때에는 스마트폰만 들고 다니게 되고, 집에서만 듣는 용도로 쓰자니 가성비로는 다소 아쉬움이 있기도 합니다. 물론, 각종 음향기기 까페를 들어가면 이정도는 모두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기기이기도 하고, 또 다른 상대적으로 저렴한 DAC 디바이스들이 있기도 합니다만,


일단, 바쁠수록 모바일 시대에 곡 목록을 정리해야 할 디바이스가 스마트폰 말고 하나 더 있다는 점에서 번거로움을 느낀다면 100% 좌절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시 중고매물로 많이들 내놓게 되죠.


더구나, 좋은 디바이스에는 좋은 리시버가 동반되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 T5P? ie800? SE846? 그 이상이라도 있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팍팍 옵니다.

이에 좌절한 분들이 디바이스를 포기하고 두번째로 찾는 옵션이 "좋은 리시버"입니다. 그런데, 음질이 좋으면 꼭 통화기능(이어셋)이 없거나, 비싸게 사 두고 지하철을 타면서 애지중지 하다가, 결국 미어터지는 곳에서 한 아주머니 혹은 아저씨의 손길에 이어폰 줄이 잡아당겨지는 참담한 상황에 닥치고야 맙니다. 저는 멱살도 잡을 뻔 했어요.


100만원이 넘는데 통화도 안되고 남들은 비싼건줄 모르고 막 잡아당기고


게다가 오픈형 리시버는 음이 밖으로 새어나가므로 밀폐형 중에 최대한의 공간감을 제공하는 리시버를 찾게 됩니다. 명기급의 헤드폰을 사고싶어도 못사는 이유 중에 하나죠.


휴대성, 음질, 편의성을 모두 쫓다가 결국 블루투스 중에 음질이 좋은 리시버를 찾기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로 블루투스 리시버에서는 APT-X 기술이 좋은 음질을 구현한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체감적으로, APT-X가 아니더라도 제조사가 직접 튜닝을 할 줄 아는 회사라면 튜닝 기술로 음질을 향상시킵니다. JAYBIRD의 X2가 좋은 예인데요, 독자코덱과 화이트노이즈 제거를 통해 인이어 블루투스 이어폰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음질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의 과정을 거쳐, 위에서 말씀드린 두 리시버를 가지고 1~2년간 사용해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기변병이 굉장히 심하기 때문에 저에게 1~2년은 억겁의 세월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좋은 음질은 다시 그리워지는 법. 이번 MDR 1ADAC는, 디바이스에 저장된 디지털 음원을 헤드폰에서 아날로그화 하는 DAC 기술이 탑재되어, 디바이스는 하나로 유지하면서도 리시버를 통한 앰프급의 음질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옵션이 되어줍니다.


소니 리시버 계열 고유의 검빨 컬러 조합. 일관성 있어서 이젠 딱 봐도 소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체 DAC 재생을 위한 전원버튼과 충전포트. 가운데 포트가 DAC 재생을 위한 디바이스와의 연결포트입니다.
전원이 다 되면 3.5파이 연결잭을 통해 일반 음질로 들어도 됩니다. 그래도 음질은 좋은 편입니다.
자체 볼륨다이얼은 디바이스와 상관 없이 독립적으로 적용됩니다.

착용감은 밀폐형으로 다소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차음성은 좋은 편이며, 밀폐형은 소리가 답답하다는 고정관념은 DAC가 없애줍니다. 제가 감상한 [Blind Film]의 경우, 건반을 누르는 소리, 마지막까지 건반을 떼지 않는 동안 이어지는 잔상 등이 그대로 전해져 오면서, 마치 스튜디오에서 직접 듣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샘플 반주자인 옛 친구를 통해 스튜디오에서 듣는 피아노의 느낌을 어느정도는 알고 있으므로, 이 정도의 느낌이라는게 얼만큼 파격적인 표현인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사 수준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전문 DAC기기에 모멘텀 이상의 리시버를 연결한 느낌 이상입니다.


차음성은 좋은데, 개방적이고 풍부한 음질, 즉 전형적으로,


1. 집에서 소리를 키우면 안되면서도

2. 나만의 시간과 음감, 명상이 필요하고,

3. 디바이스를 여러개로 관리하면서 음원을 일일히 옮겨담고 즐기기엔 인생이 너무 바쁜,


저와 같은 이 시대의 젊은 아빠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아이템인 것 같네요. 소니에서 돈받지 않고 직접 쓴 사용기이고, 수많은 실패를 경험해왔으므로 가감없이 얘기했습니다.


즐거운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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