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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Oh Jan 24. 2017

Context에 대한 작은 생각

결국은 사람을 향하게 되어있다.

2017년 CES의 키워드는 뭐니뭐니 해도 AI일 것이다.


부스 없이도 존재감을 과시했던 Alexa의 Amazon은 충분히 그 가치를 알렸고, IoT가 그 궤를 같이 하여 2016년의 스마트홈, 자율주행차, 이항 드론 등의 개별 기술을 훌륭한 모습으로 융합해 내었다. 오히려 정책과 표준화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으로 느껴질 정도다. 어쩌면 앞으로 무슨 일이 더 일어날지 모르니 아직 정책이나 표준에 대한 고민을 하는게 시기상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올해의 CES는 조금 다르다. 마치, 2016년에 있었던 수많은 재료들을 총체적으로 융합시킨 느낌. 아니, 산업의 경계 붕괴와 이로 인한 새로운 변화를 융합이라고 한다면, 사실 융합조차도 2016년의 얘기였다.



IT 업계 종사자들이야 사실 이런 얘기도 새로운 얘기는 아닐 수도 있다. 다만, 트렌드에 대한 예측과 그것이 실제로 구현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 2016년에는 AI가 바둑에서 승리하고, 자율주행차를 두고 완성차업계는 상용화에 앞서 기술력부터 성급하게 홍보하기 시작했으며, AR, VR은 돈을 들이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고, 심지어 우린 속초에서 가상의 인형들을 쫓아다닌다고 대행 알바까지 생겼을 정도다.


2016년이 전체적으로 개별 기술력의 가능성을 보여준 시기였다면, 올해는 그것들을 어떤 환경에서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Context, 어떤 환경에서 기술을 활용할 것인가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성공요인을 기술력으로 볼 수 있을까? 위치기반 서비스, 페이먼트 등 존재하는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는 서비스의 구성이고, 이를 로컬 정책과 잘 어우러지게 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로컬 정책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는데, 우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는데 애를 먹고 있고, 위챗은 정치적 특성과 보호 아래 채팅으로부터 교통,문화,의료,결제 등의 종합적인 O2O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가져갔으며, BMW의 드라이브나우는 주차 정책에 대해 협의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때 물러난 적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정책조차도, 조건에 맞추든 설득을 하든, 그게 아니면 더럽고 치사해서 철수를 하든 노력과 선택의 문제. 만일 제대로 보호받고 런칭을 한 서비스라고 해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필요 없으면 그만인 것이 서비스다.


사용하는 사람이 필요하거나, 필요 없거나. 즉 모든 기술력과 서비스 모델은 사용자를 향해 있고, 사용자의 니즈를 이해한다 함은, 새로운 기술들이 Context를 향해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엔지니어는 확보한 지식기반의 가치를 추구한다. 그러나 거기까지. 비즈니스는 조금 다른 얘기다.

요즘은 개발자들이 직접 사업을 꾸려가는 형태가 대부분이긴 한데, 그럼에도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는 사업화하기가 어렵다. 나름 평소 좋아하는 작가님의 글을 인용해본다.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한다 함은, 사업모델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전제로 해야 가능하고, 사업모델은 결국 수익을 받아내는 수요자의 니즈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게 기본인데, 사실 이 부분이 제대로 정의가 안되(거나 정의를 제대로 했는데도 대한민국의 구조적 폐해로 인해 안받아들여지거나)는 부분 때문에 트러블이 많이 생긴다.


새로운 기술이든 사업모델이든, 필요성을 납득시키기 위한 방법은 막연하나마 Context로부터 시작한다. 세상에 침흘릴정도로 반짝거리는 기술력이 난무한다 해도, 어떤 상황에서 그런 것들이 먹힐 것인지 설명하는데는 아직도 많은 기업이 꽤나 애를 먹는다. 이에 기술만 추구하던 기업들이 최근 들어 안좋은 결과를 많이 내는데, 과거 스펙 중심의 제조업(뭐 딱히 현대나 LG, 삼성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이 효과가 없었던 것도, 막연히 제조업의 한계를 넘고 1등 플랫폼들에 대응하고자 기술개발에 들어갔던 플랫폼 사업(바다나 타이젠만을 얘기하는건 아니다)도, 레거시를 가지고도 결국은 팔아넘길 수 밖에 없던 노트북(블랙베리나 IBM만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도, 결국 플랫폼에 대한 이해와 선점, Context 관점에서의 서비스모델 수립이 선행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지금은 모두 그 방향으로 선회한 상황이지만, 지금의 IT 마켓은 순위권이 아니면 도전 자체가 어려운 상황으로, 니치를 찾거나 문샷을 시도하는 방식이 아니면 기존의 레드오션에 들어가기란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누군가 그랬던가. 최근 스타트업의 성공 모델을 잘 들여다 보면 레드오션에 뛰어든 사례들도 많이 있다고. 그러나 그것은 전통 시장에 대한 퍼플오션 전략이 대부분으로,  역시 Context를 기반으로 한 혁신 사례들이라고 볼 수 있다.


생각해보자. 가령 4차산업혁명을 필두로 한 AI와, IoT를 합쳐서 궁극의 도구가 만들어진다 치자. 각 기업의 의도와 철학에 따라 각기 다른 서비스들이 나오기야 하겠지만, 언젠가는 플랫폼이 이를 모두 통합해버릴터. 사용자의 손이 가야 하는 영역을 최대한 장악하지 못하면, 이 또한 실패로 돌아갈 위험이 크다. CES 2017에서는 사실 알렉사 말고도 왓슨이 있었고, 구글홈이 있었다. 참여하지 않았지만 당연히 Siri도 있다. 하지만 알렉사가 각광을 받은 이유는 역시나 LG,화웨이 등 다양한 메이저 제조사에 탑재되어 구현이 된 것을 확인시켜줬기 때문이다. 결국 AI가 사람을 위협하지 않고 IoT가 제대로 시장에 작용하려면, 궁극적인 지향점은 Concierge가 될 터,


Concierge는 모든 것을 알고 연결해주는 것이 핵심 역량일 것이고, 그렇다면 주인의 Context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경제구조나 정치상황이 영향을 준다는 전제를 뺀다면, 철저히 수요자 관점에서는 특이점,AI,AR을 비롯한 기술융합의 꼭지점을 결국 Context가 좌우할 것이라는 조금은 당연한 예상을 해볼 수 있으며, 따라서 향후 비즈니스를 전개하거나, 혁신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이를 반드시 깨우쳐야만 할 것이다. 그게 어떤 시장이든, 시장에서의 우리는 적어도 전지전능한 지배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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