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아니 너는 세상을 왜 쉽게 사는 것 같지?
안 되는 게 없네
나는 복잡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겠고
남들은 자꾸 날 방해하고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다 어렵고
세상이 나에게 뭘 원하는지
세상이 내 주위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겠는데
넌 어떻게 그걸 다 할 수 있다고 말해?
그러게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아등바등하며 살고 죽는 게
뭔가 비슷비슷해 보이다가
몇 가지씩 설명할 수 있겠더라고
그러다가 그 몇 가지가
정리된 말로 떠올려지니까
세상이 단순하게 보이더라
주어진 운명과 선별한 우연
의도된 노력이 뒤섞여 만들어낸
각자에게 바람직한 상태을 쫒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바람직한 것을 쫓는 자가 느낀
좌절과 무기력, 고통과 슬픔
희망과 기대, 성취의 기쁨과 집착의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KEEP GO와 STOP의 시점
그 사이에서 사람들이 느낄 감정들과
각자의 삶이 어떤 형태로든 만나
조화와 충돌을 만들어 내는 지점에서
일어날 사람들의 선택과 결과들
그리고 그 가운데
나라는 존재와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들
이게 눈에 다 들어오더라
그러고 나니까
이해 안 되는 게 없고
보이지 않는 것이 없고
하지 못할 것을 바라게 되는 일이 없더라
언제부턴가 그랬어
하나로 무언가가 다 꿰어져 단순하게 보이는 거
아, 이게 다 그래서 그렇구나
정말 모든 게 '다' 그래서 그런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