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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사진 Jan 15. 2016

공예 : 흔적을 새기는 일

 마음을 닦고 내면을 어루만지는 고귀한 직업




공예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공예 : 조형 미술의 하나. 실용적 물건의 본래의 기능(機能) 미적 장식(裝飾) 양면을 조화시켜 직물, 염직, 칠기, 도자기 따위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다음사전

 


사람이란 무릇 누구나 아름답고 세련된 것을 좋아하며 자신을 꾸밈으로써 행복과 기분 전환하기를 좋아한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외적인 모양새, 페르소나(가면)도 중요해진 것이 사실이다.

 사람을 대할 때 외적인 면에만 치우쳐 내면을 소홀히 하는 실수를 해서도 안되지만, 사람을 대할 때 외적인 부분에 소홀히 한다면 예의가 없고 의도치 않은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해서 공예가란, 가면을 만드는 의미 있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공예가의 장신구는 누군가의 페르소나 혹은 내외면을 나타내는 예술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의미 있는 직업이라 할 수 있는 이유는 대부분의 예술가가 그렇듯이 마음을 닦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목재, 금 재련을 통해 내면을 다듬고, 도자는 그릇을 빚는 과정에서, 파브릭은 뜨개질 과정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주어진다. 보통 책을 통해 마음의 양식을 키우듯이, 이들은 그들의 직업. 창조의 시간에 이 과정이 포함되어있다.

 해서 공예가는 오랜 시간 마음을 닦고 내면을 어루만진 끝에 외면을 만들어내는 고귀한 직업이다.



공예가의작업실





공예는 크게 금속 나무, 도자, 파브릭으로 나누어진다.  그중 금속공예가는 하나의 공예품을 만들기 위해 며칠 밤낮을 계획하고, 넘치는 소리를 통해 생기 있는 재련과 도금을 한다.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 기다림. 그리고 비로소 완성했을 때 빛나는 장신구를 보며 소소한 보상을 받는 분야이다. 또한 금 은 구리 황동 철 나무를 재련하는 공예가에게 반지란 장신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듯했다. 저마다 다양한 반지들이 눈을 사로잡고 있었다. 재련하는 순간에는 반지가 유독 눈에 띄어 마치 신체의 균형을 이루어주는 듯했다. 자신이 직접 만든 반지를 끼거나 작가의 반지를 낀다는 것은 일반 주얼리 가게에서 산 반지보다 무게감이 커 보였다.  




 금속공예가에겐 제2의 작업실과 같은 공간이 있다. 바로 서울 종로 3가인데, 귀금속 거리에 해당하는 이 곳은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여러 공예가들을 비롯해 많은 기술자들이 찾는 이곳은 소박하고 옛 스러운 공간이다. 주로 공예가들이 찾는 이유는 전문적인 도금(녹이 슬지 않게 온도를 사용해 장신구에 입히는 것)을 하기 위해서 혹은 여러 보석을 추가하기 위해서이다. 도금집은 주로 상가 2층 혹은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좁은 계단을 오르면 여러 도금 집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모두 바쁘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종로 3가에는 도금집 뿐만 아니라 기술자들도 자리하고 있다. 목장갑의 기술자들은 그 좁은 공간에서도 돋보기를 이용해 보석을 박고 있었다.         



                     종로3가 거리풍경                                                        

                                                                                  



          



     한 공예가를 만났다.



 다부진 팔뚝의 박 공예가는  '공해'가 아닌 '공예'를 하라고 말했다.



재료를 귀중히 여기고, 신중히 작업을 하라는 말이지만, 이후의 부연설명은 그럴듯했다.

풍족한 재료의 감사함을 잊고, 재련 과정 중 사소한 금속조각을 버리게 되면 점점 쌓이며, 낭비로 인한 나비효과는 지구에게 흉터를 남긴다. 이 흉터는 공해이며 지구의 수명을 깎게 된다고. 

 

 해서 학생들 리포트에도 공백이 많은 표지를 제외하고 종이를 아끼는 습관을 새겨주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가 자식들에게 물려줄 지구가 좀 더 깨끗하면 좋겠다며 말을 이어갔다.

재련과 도금하기에 앞서, 환경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자는 박 작가의 태도였다.



 

박작가의 컵




공예가에게 그릇이란 녹이 슬어 없어지는 것보다 많이 사용해 무뎌져 없어지는 것이 더 가치 있는 법이다.




녹이 슨다는 것은 결국 사라짐에 대한 경고이다.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듯이 공예품도 사라져 없어질 수 있다. 허나 쓸모없어 사라지는 것과 사용해 무뎌지는 것은 그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모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자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공예품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업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만큼 사물의 용도가 빛을 발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녹이 슬어도 가치가 남아있는 그릇을 만들기 위해. 더 나아가 환경을 위해서 공예가들은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개인 작품



공예가는 순수한 내면으로부터 시작해 흔적을 새기는 직업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앞으로도 더 많은 작가들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하고 싶다. 또한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와 공예가가 될 것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글을 쓸 것이다.





*글/사진: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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