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AM DUNK x NBA (1)
오늘은 역대 최고의 농구만화 슬램덩크 캐릭터와 그 모티브가 된, 혹은 비슷한 NBA 선수들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슬램덩크 최고의 선수를 놓고 다퉜던 서태웅과 정우성으로 선정해 보았다.
먼저 서태웅. 서태웅의 모델이 역대 최고의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라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다. 팀 내 에이스라는 포지션과 승리를 향한 열정, 상대가 누구든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까지 빼다 닮았다. 그러나 만화 후반부 이런 서태웅의 앞길을 막는 존재가 있었으니, 고교 No.1 플레이어 정우성이다.
그런데 이 정우성의 모델이 된 선수는 '페니 하더웨이' (실제 이름은 앤퍼니 하더웨이)이다. 93년도부터 샤킬 오닐과 함께 올랜도 매직을 이끈 페니는 2m 1cm의 장신 포인트가드로 팀을 이끌며 1차 은퇴 복귀한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를 꺾고 파이널에 진출한다. 장신이란 점과 창의성 가득한 패싱력에 역대 최고의 포인트 가드인 매직 존슨과 닮아서 그 후계자로 거론되곤 했다. (실제로 매직의 그를 향한 코멘트를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화에서는 서태웅이 도전자, 정우성이 넘어야 할 최정상 플레이어로 묘사된다. 하지만 두 캐릭터 모델들의 관계는 이와 반대였다. 즉 페니가 도전자, 조던이 그 도전을 받는 끝판왕이었다.
당시 페니에 대한 코멘트들에서도 페니가 '진짜'였다는 것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페니 하더웨이를 보는 것은 마치 내 자신을 거울로 보고 있는 것과도 같다." - 매직 존슨
"그는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어다." - 래리 버드
"그의 능력은 무한대여서 그의 미래를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 케빈 존슨
"그는 자신에게 패스하라고 말했고 모든 슛을 성공시켰다." - 데럴 암스트롱
"천재. 천재. 오직 천재. 다른 말은 필요 없다." - 알론조 모닝
"샤킬 오닐은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이다. 앤퍼니 하더웨이를 만났으니 말이다." - 데릭 하퍼
"그가 NBA의 최고의 가드라는데 나도 이견을 달지 않겠다." - 게리 페이튼
"그와 플레이 함으써 내가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 제이슨 키드
"그가 농구라는 게임에서 못하는 것은 없다." - 크리스 웨버
"페니의 부상은 NBA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아픔이다." - 찰스 바클리
"페니는 제 2의 조던이며 전문적이고 완벽하다."
"잭슨이 나에게 그를 수비하라고 말했을 때 그건 나에게 힘든 하루가 될 것이라는 것과 같았다." - 스카티 피펜
"난 그와 동등했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페니만큼 내 앞에서 자신감 넘치는 선수는 없었다."
"매직은 두렵지 않았지만 페니는 두려웠다." - 마이클 조던
(여기서 조던이 말하는 매직이 매직 존슨이냐 올랜도 매직이냐 말이 많은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올랜도 매직이라고 생각한다.)
페니의 기량은 조던조차 두려워할 정도로 뛰어났는데 그 당시 페니의 전성기를 지켜보던 많은 NBA 팬들 역시 이를 느꼈던 걸까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당시 조던 옆에는 당시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파트너 스카티 피펜이 있었는데, 수비할 땐 조던을 막고 공격할 땐 피펜을 뚫어야 하는, 아마 이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 공수 듀오와 모두 매치업되는 선수는 페니를 제외하곤 손에 꼽지 않을까 싶다.
만화에선 결국 독선적이던 서태웅이 패스에 눈을 뜨면서 정우성과 같은 수준에 오르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며 엔딩을 맞이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천재 소리를 들으며 NBA에 입성한 페니는 데뷔 후 3~4년간이 전성기에 불과했다. 이유는 부상.. 부상으로 인해 이 불세출의 천재는 전성기를 일찍 마감해야만 했다.
모델은 조던이지만 페니의 위치인 서태웅. 모델은 페니지만 조던의 위치였던 정우성. 물론 실제 플레이 스타일로 보자면 정우성은 패스를 안 하기 때문에 페니는 여러모로 윤대협에 더 가깝겠지만 그 캐릭터와 상징성 정도만 가져왔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어쩌면 조던을 위협했을지도 모르는 그래서 NBA 팬들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선수 중 한 명인, 그런 천재적인 선수 페니는 지금은 팬들의 추억 속에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