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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재원 Mar 29. 2016

오리온스를 14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두 번째 '승현'

비정기 특집 오리온스 우승 기념 KBL 잡담

KCC와 오리온스의 결승 6차전  


버저가 울리자 재빠르게 뱉어내는 
캐스터의 마지막 멘트가 인상 깊다


'개나리와 벚꽃의 개화는 매년 돌아오지만
오리온스의 우승은 14년 만에 돌아왔다.'


14년 전 대한민국 농구 역사상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천재적인 가드 김승현이 데뷔와 동시에
오리온스를 우승으로 이끌었었다.


그리고 14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 오리온스는 '포워드 농구로는 우승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며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했고 포워드 농구 그 중심에는 당연히 이승현이 있었다.


고대 시절부터 이종현과 트윈타워를 구축하며 두목 호랑이로 군림하던 그때나 지금이나 이승현은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궂은일에 열심이었고 항상 노력하며 겸손한 선수였다.


아직 이승현이 대학생일 시절 인상 깊었던 장면 하나.

대학농구 결승이었나 고연전이었나 기억은 안 나는데 아무튼 중요한 경기였던 거 같다. 4 쿼터 마지막 1. 몇 초를 남겨두고 이승현이 역전 3점슛을 성공했다. 선수 모두들 기쁨에 겨워 방방 뛰고 있을 때 이승현은 소리를 질러가며 선수들을 진정시키면서 수비를 위해 백코트를 하던 장면이 뇌리에 인상 깊게 남아있다.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들었지만 4번으론 키가 아쉽고, 3번으론 속도가 아쉬워 결국 떨어졌을 때 유재학이 그에게 내준 과제는 3점슛과 외곽수비. 그 역전 3점슛이 그에게 주어진 과제를 훌륭히 수행했다는 증거일 테다.


가만히 그를 보고 있으면 이승현이 지니고 있는 것은 박지성이 가지고 있던 것과 닮아 보인다.


겸손함, 농구에 대한 이해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수행하는 능력, 묵묵히 그리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점, 스타이기보다는 어떤 든든한 존재감을 가진다는 점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쌓을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승현은 대한민국 농구에 있어서 기둥이 될만한 존재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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