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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재원 Feb 18. 2016

평범함의 위대함 : 스테판 커리

Greatness of Mediocrity

현 리그 최고의 볼 핸들러 중 한 명
역대 전무후무한 3점 슈터
매직 이후 최초의 포인트가드 더맨 우승
리그 최고의 선수이자 포인트가드
슛 셀렉션이 무의미한 선수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커리의 09년 드래프트 당시의 

스카우팅 리포트는 그를 그저 그런 평균 이하의 선수로 평가하고 있었다.


“그의 운동 능력은 평균 이하다. 

골대 근처에서 그는 좋은 득점원도 아니다. 

드리블은 좀 더 많은 보완이 필요하며 

포인트가드로서 더 발전해야만 한다. 

그는 다음 레벨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선수다.”
- 09년 드래프트 당시 커리의 스카우팅 리포트 中


실제로 191의 키에도 숱하게 덩크를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준걸 보면
그는 분명히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게다가 입단 3~4년 차까지 발목 부상 등으로
유리몸이라는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녔다.


이랬던 선수가 어떻게 데뷔 6년 만에 팀의 중추로써
시즌 MVP와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몇 가지 그 근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버지인 델 커리 역시 NBA에서 뛰었던 슈터이며 동생 세스 커리 역시 얼마전 NBA 무대를 밟으며 3부자가 모두 NBA리거가 됐다


1. 재능
그의 아버지 델 커리 역시 슈터로서 NBA 무대를 누렸었다.
게다가 그의 동생 세스 커리도 NBA 무대를 밟은 것을 보면
그에게는 분명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슈터로서의 재능이
있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그 재능의 크기를 타 슈퍼스타들과 비교해본다면
그 재능은 오히려 초라해 보인다.


게다가 슛이라는 게 어디 재능만으로 마스터할 수 있는 영역이던가

전성기 시절 도저히 성공시키지 못할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슛을 성공시키던 코비는 800개의 슛을 성공시키기 위해 밤을 새우곤 했다


또, 다른 건 가르쳐도 패스는 못 가르친다는 농구의 격언을 생각해보면
그는 분명히 좋은 패서이자 포인트가드라는 건 부정하지 못하지만
순수하게 패 서로 써의 레벨은 크리스 폴이나 내쉬까지 갈 것 없이

론도, 루비오에는 못 미쳐 보인다.


게다가 정말 재능이 출중했다면 09년에 받았던 그 스카우팅리포트는
새빨간 개뻥이거나 스카우터의 눈이 옹이구멍이라는 말이 된다. 
그게 아니라면 당시 평가는 정확했지만 노력으로 그걸 극복했던가.
여기까지 생각해보면 지금의 커리는 재능이라기보다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은가?

그가 슛을 쏘는 데는 0.4초면 충분하다. 리그 평균인 0.57초에 비해 엄청난 빠르기의 릴리즈를 가지고 있다

2. 노력
그렇다면 이런 커리의 발전이 (물론 재능도 있었겠지만) 노력
덕택이라고 해보자

물론 노력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려준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커리만큼 노력을 안 한 것도 아닐 텐데
커리는 좀 많이 달라 보인다. 어떻게 된 일일까?


학계(?)에선 아버지 델커리의 슈터로서의 조기교육도
한몫 크게 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다.
하지만 이 가설 역시 클리퍼스의 리버스 부자를 비롯한
어릴 적부터 농구를 해왔을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100% 확신을 주지는 못한다.

3. 평범했기 때문에
아니 그럼 도대체 그를 이지경까지 만든 건 뭐란 말인가
그건 아마 어쩌면 커리가 혹독한 NBA에서 평범한 운동능력이나
스킬로는 살아남을 수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든 NBA리거가 그렇듯 (우리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슈퍼스타라면 남들과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무기가 있는 법이다.


르브론처럼 큰 몸뚱이나 힘, 스피드도 없고 
듀란트나 노비츠키처럼 신체적 우위를 이용할 수도 없고
웨스트브룩이나 로즈처럼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런 무기들은 남들보다 좀 더 뛰어난 선천적 재능에
그 재능을 노력으로  갈고닦은 것이다.


그런데 커리는 덩크도 실패할 만큼 평범한 운동능력에 
부상으로부터 자유롭지도 못했다
그가 가진 거라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작은 재능과
(아마도) 아버지로부터 받은  조기교육뿐이었다.


그 기반에 더해 커리는 본인의 노력으로 세간의 평가와 함께
그 모든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버렸다.
그렇게 그가 택해  갈고닦은 무기
그 특유의 빠른 릴리즈 + 정확한 + 비거리도 긴 3점 슛은
(써놓고 보니 개사기네)
평범했던 그가 살아남기 위해 택했던 생존전략일지도 모른다.

본인과 함께 NBA 퍼스트 팀에 오른 나머지 네명을 플레이오프에서 차례대로 꺽으며 도장깨기에 성공, 우승을 차지한다.

4. 마침
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스스로를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위대해지고자 노력하는 동안만큼은 위대한 시간을 보냈다."


무한도전도 시작은 평균 이하의 남자들이 모인 예능이었지만
지금은 예능계에 획을 긋고 있는 대단한 프로그램이지 않은가

나는 평범하다고, 나는 평균 이하라고 자책할 시간에
위대함을 향해 걸음을 뗀다면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평범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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