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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윤 Dec 30. 2022

고집을 넘어선 집착

작품 공유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다_ep03

서비스를 내리고 당장 할 일이 없어져 디지트와 함께 사용하던 합정동 오피스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복귀를 기약하며 일을 시작했다. 야간으로 알바를 하면서 평일 낮에는 틈틈이 서비스 기획을 제로부터 다시 하였다. 이때 아키필드의 이름에서 건축을 뜻하는 아키를 제외하고, 필디자인(feel, design)의 뜻을 내포한 "필디" 만을 남기기로 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했다. (필드, field의 중의적인 의미도 포함 시키고 싶었다..) 서비스의 방향은 똑같았지만 당시 인스타그램의 열풍에 따라 디자인 활동을 하는 모든 크리에이터의 인스타그램 같은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기획으로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서비스 중단 후 한 달 동안 당시 팀에 유일하게 남은 멤버였던 백승원과 약 30여 개의 대학교 졸업전시회를 직접 방문하며 1,500여 개 이상의 작품을 취재하였고, 학생 별로 사용 승인을 받아 작품을 아카이브 해두었다. 나중에 복귀 이후 유저들이 방문하였을 때 볼거리를 미리 만들어 두기 위함 이였다. "그곳에 가면 다른 학교 학생들의 작품 표현 방법, 느낌 등을 볼 수 있어."라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런 활동을 했었다. 



    그리고 서비스 종료 2달 만에 필디라는 이름으로 복귀를 알렸다. 당시 팔로워 수는 2만여 명 정도였고, 다시 이 일을 시작한다는 생각에 굉장히 큰 기대를 했었다. 이전보다 새로워진 모습을 공개한다는 마음으로 들떠있었다. 그럼에도 아키필드 때보다는 행복회로를 덜 돌렸던 것 같다. 어차피 잘 안될 거란 생각도 있었던 것 같고, "그냥 이건 또 다른 테스트야."라는 마인드도 있었다. 약간 방어기제 같은 느낌이었다.

    새 서비스 론칭 소식을 알리기전에 스멀스멀 원래 만들던 밈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올리기 시작했다. 조금씩 유저들에게 노출 빈도를 높이면서 접근하려는 생각이었다. 2013년때 하던것 보다는 조금 퀄리티가 나아진 느낌이 있다. 나름 나의 전문 분야라고 생각 했던 것 같다.


당시에 가장 많이 듣던 얘기가 "수익은 어떻게 만들것이냐" 라는 질문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우리가 할수 있는 수익 창출의 방법론은 커뮤니티나 블로그가 가장 많이 한다는 "공동구매"였다. 이 시도는 1주일도 안되서 폐기 되게 된다. 신청자가 꽤 많았지만 유통 단가가 굉장히 저렴해서 많이 팔아도 마진이 남지 않았으며, 배송 과정에서 파손이나 배송 지연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복구 시점을 더 늦출 수도 있었던 사고가 터졌었다. 결국 최종 구매자가 30명 정도 계셨고, 그 중에 두 분이 배송을 제대로 못받으셨다. 근데 생각보다 너그럽게 양해를 해주셨다. 그 두분에게 여전히 죄송하다..



    이제 필디 론칭 소식을 알렸다. 당시 업데이트 개발 또한 제인님이 맡아주셨고, 그가 미국으로 잠시 학회 활동을 떠났을때 만나게 된 소엽님도 함께 개발에 참여해 주셨다. 이때 스스로 생각했던 핵심 포인트는 유저가 스스로 자신의 작업을 아카이브 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필디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많이 수집해 두었으며, 필디 자체코너인 "오늘의 필더(위클리필디)"라는 채널도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운영해 보았다. 오늘의 필더는 그간 알게 된 여러 학교의 건축학도나 사연신청을 받은 건축학도를 직접 취재하여 작품을 소개하는 코너였다. 이 코너는 나중에 필디 대학생 에디터단의 전신이 된다. 


필디 론칭 예고 포스터

    

    필디가 론칭된 이후 트래픽은 안정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물론 작품을 업로드하는 사람은 여전히 없었지만 조금씩 아카이브용도로 이용하는 유저도 생기기 시작했으며, 가장 괄목할 성과는 타인의 작업물을 다시보기 위해 저장 버튼을 많이 클릭했고, 사이트에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마 다른 작품을 참고하는 사이트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다. 

    하루 방문자수는 약 500명에서 많게는 2,000여 명의 방문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처음 아키필드 운영 당시 1일 10명 방문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성과이다. 




당시 직접 하던 취재 활동 "오늘의 필더"를 모티브로 하여 대학교 별로 이와 같은 취재 활동을 하는 에디터단을 모집하게 된다. 이들의 역할은 각자의 소속 학교 학생들의 작품을 직접 취재하고 필디에 아카이브 하여 학교 학생의 작품을 공유하고, 소식 및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이 주된 활동 내용이었다. 이렇게 소규모 오프라인 모임으로 범위를 확장하며 내실을 조금씩 다져가는 듯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2017년으로 넘어가면서 5학년 졸업전시를 위해 복학을 신청했다.



필디 에디터단의 전신이 되었던 오늘의 필더 채널 화면


필디 대학생 에디터단 시즌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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