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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윤 Dec 30. 2022

첫 수익

작품 공유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다_ep04

    2017년 1학기 복학 이후 졸업설계를 준비했다. 오랜만에 학교로 돌아오게 되었고 2년 사이에 필디라는 이름은 모교에도 알려져 있었다. 우리 과 친구들도 필디를 보면서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길 종종 듣곤 했다. 그럴 때마다 굉장히 뿌듯하기도 했지만 학업을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뭔가 조급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설계도 하면서 커뮤니티에 올릴만한 콘텐츠가 없을까? 하면서 생각해낸 것이 "실시간 설계방송"이었다. 당시 먹방이나 유튜버, BJ들의 콘텐츠가 날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었고 우리 건축계에도 그런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도했던 것 같다.  

첫 방송 당시 모습


반응은 꽤 나쁘지 않았다. 동시 시청자가 순간 300명까지 늘어났었고, 설계실에서 복학생 선배와 시시콜콜한 드립을 치며 같이 설계 하는 느낌이라는 리뷰가 많았다. 그리고 이것도 꾸준히 하다 보니 여유가 생기고 나름 노하우가 생기면서 능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히려 설계 수업 전날만 방송하는 것이 아닌 키고 싶을 때 가까운  가서 재료를 준비해 방송을 켰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설계의 분량도 엄청 많아졌던 것 같다. 보통 설계 과제는 수업이 있기 전날에 몰아서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는 방송을 통해 설계를 평소보다 많이 하게 됐다. 오히려 좋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중에는 시청자가 보내준 음식이나 신청한 컵라면을 먹는 코너도 생겼다.


  시간 흘러 7월이 되고 졸업전시회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예상치도 못한 과분한 상을 수상하면서 졸업 작품을 마감하게 되었다. 이 작품을 보고 1학년때의 작품을 보면 사뭇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때 전시장에 모형을 옮기는 장면을 스트리밍으로 방송하기도 하였는데, 그 방송이 그 설계방송의 마지막 회였다. 이 방송을 즐겨봐주던 분들이 전시회에 와서 모형 옆에 방명록을 많이 남겨주시기도 하였다. 감사한 일이고 여전히 그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2017년 졸업 작품 당시

    아키필드 거쳐 필디를 운영하며 약 3년의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겪었다. 그리고 졸업작품이 끝난 마당에 진짜 진로를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에 대한 주제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였다. 필디를 통해서 계속 해볼 것인가, 아니면 다시 이 것들을 뒤로 한채 취업을 할 것이냐, 갈림길에 섰다.

    그 당시 선배들은 내게 취직 할 것을 권장 했었다. 설계를 좋아하니 일단 취직을 하고 나중을 도모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들이었다.


졸업작품 당시 작업을 도와주러 온 고재협 선배

    사실 어느 순간부터 취업은 선택지에 전혀 없었다. 당시에 새롭게 꽂힌 게 있었기 때문이다. 졸업전시를 준비하면서 연세대 건축학과 출신의 고재협이라는 아키텐에서 만난 선배가 있었다. 이 선배에게 당시 포토샵으로 투시도를 꾸미는 방법을 잠깐 배워서 그것을 졸업전시에 써먹었는데, 사실 스스로 5년간 혼자 독학해서 해오던 방식보다 이 선배에게 3시간 동안 배워서 써먹은 게 훨씬 더 멋지고 효율적인 방식이었다. 그래서 그 선배에게 "제대로 다듬어서 돈을받고 강의를 해보는 게 어떨까?"라는 제안을 하였고, 생각보다 흔쾌히 받아주었다. 당시 졸업전시를 도와주었던 후배들에게 시험 강의를 했고 그때 만들어진 결과물로 광고를 만들어서 필디에 업로드하였다. 업로드한지 하루 만에 200여 명의 수강생이 신청을 해주었고 1인당 3만 원의 수강료를 받게 되었다. 필디를 만든 이례로 첫 수익이 발생한 날이었다. 이날 사업자등록을 하며 "필디스터디"라는 새로운 서비스의 시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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