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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 Jan 17. 2016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 한국 상륙

한국 시장에 진출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이모저모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가 지난 7일 한국에 상륙하였다.

▲ 출처=넷플릭스


넷플릭스는 1997년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DVD를 주문하면 우편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 업체로 시작되었다. 인터넷과 모바일 네트워크의 발전과 함께 2007년엔 사업 초기에 말했던 “내가 원하는 영화를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다.”라는 비전을 가지고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다. 본격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현재는 미국 가구의 36퍼센트, 전 세계 6천만 명의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는 세계 최대의 미디어 업체로 거듭났다.






언제 어디서든 모든 영상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기는 서비스


넷플릭스는 일명 OTT (Over the Top) 서비스라고 불려지는데, 별도의 셋톱 박스 없이 인터넷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월정액 1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PC, 모바일, TV, 게임기 등의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4200만여 편의 영화, 다큐멘터리, 미국 드라마, TV 프로그램 등을 무제한 볼 수 있다.





강력한 무기는 큐레이션과 독점 콘텐츠

DVD 대여 서비스 시절부터 넷플릭스는 가입자들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 주력하며, 독자적인 추천 알고리즘인 ‘시네 매치’를 개발하게 되었다.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추천 알고리즘에 쓰이는 분류 체계는 약 7만 개 가량이라고 한다.) 800명 이상의 개발자가 참여한 팀을 운영하고, 사용자 조사 시 표본조사가 아닌 전수조사를 통해 콘텐츠 수요 분석을 진행하는 등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게 다년간 공을 들여온 빅데이터 기반의 추천 기능은 넷플릭스 사용자들의 75%가 넷플릭스 추천 콘텐츠를 본다는 결과를 얻게 하였다.


한편 지난 2011년 VOD 사업자들이 콘텐츠 가격을 올리면서 넷플릭스는 영업이익 적자로 위기를 맞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VOD 사업자로부터 콘텐츠를 구입할 때의 효용과 유사한 콘텐츠를 직접 제작했을 때의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자체 제작이 더욱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직접 콘텐츠를 만든 경험이 없었던 넷플릭스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용자들의 취향과 선호도에 맞는 작품 제작에 힘을 쏟으며 큰 성공을 거둔다.

▲ 출처=넷플릭스.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 '하우스 오브 카드'


넷플릭스의 대표작인 '하우스 오브 카드'가 그 사례이다. 사용자들이 배우 케빈 스페이시 주연의 드라마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작품을 즐겨 찾는다는 결과를 토대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BBC 리메이크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에 참여와 투자를 결정하였다. 해당 드라마는 2013년 에미상과 2014~2015년 2년 연속 골든 글로브를 수상하여 작품성도 인정받으며,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사용자들까지 이끌어냈다.

이렇듯 넷플릭스는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에서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로 그리고, 고객 커스터마이즈 된 자체 콘텐츠 제작에까지 수익 모델의 변화를 보여주게 된다.





넷플릭스 아시아 진출의 의미와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

최근 미국 시장에서 넷플릭스 누적 가입자가 2015년 3분기 기준 4318만명으로 집계되었다. 2014년 3911만명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모습니다. 미국 유료 방송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가입자 유치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시장 진출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당연한 행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대형 마켓인 중국시장의 진출을 최종 목표로 선정하고, 서비스 진입이 비교적 쉬운 일본, 싱가포르, 한국 등의 진출을 우선 실행하였다. 특히 한국은 서비스를 성공시키기에 최상의 인프라를 지닌 국가로 평가된다.


“한국은 넷플릭스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190개 국가 가운데 콘텐츠 소비량이 20위 안에 드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은 (인구 규모가 비교적 작지만)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데다 영화 드라마 등 미디어 콘텐츠 소비량이 많다. 넷플릭스가 새로 서비스를 시작한 130개국 가운데 홈페이지와 자막까지 현지어로 제공하는 몇 안 되는 국가에 한국을 포함한 것도 전략적 가치를 반영한 조치이다."

▲ 넷플릭스 토드 옐린 부사장&숀 캐리 부사장의 한국경제신문 인터뷰 中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한국인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 서비스함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을 수 있는 한류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엔 한국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 제작비를 전액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넷플릭스, 부족한 콘텐츠로 흐려진 넷플릭스의 강점
▲ 출처=넷플릭스

한국에 들어온 넷플릭스는 한 달간 무료 이용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단 가입해볼까 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어, 여기저기 넷플릭스 이용 후기가 넘쳐난다. 그렇다면 한국 사용자들이 느낀 넷플릭스 코리아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Good. 무약정 무광고

넷플릭스 맴버십 요즘제는 약정이 없어, 언제든지 원한다면 해지가 가능하다. 할인이나 혜택에 혹하여 약정의 노예가 되곤 했던 사용자들에게 꽤 양심적인 서비스로 보이는 부분이다.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의 경우도 2월 5일 전에만 해지한다면 그 어떤 의무도 걸려 있지 않다.

또한 콘텐츠 재생 중에 광고가 전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표를 구매해서 영화를 보는 영화관도 상영 전 긴 광고를 봐야 하고, 유료 가입한 국내 IPTV의 VOD 역시 강제로 광고를 보여주는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무광고 재생은 한국 사용자에겐 장점으로 느껴진다.

▲ 출처=넷플릭스


Good. 동시 접속과 여러 계정 설정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요금제의 경우 2대 이상의 기기에서 동시접속이 가능하다. 더불어 한 계정당 최대 5인까지 개별 프로필을 만들어 동시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계정을 셰어 하며 함께 이용해 볼 수 도 있다.

▲ 출처=넷플릭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캡쳐


Good.  폭넓은 음성과 자막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엔 한국어 자막이 들어있어 감상하는데 문제가 없으며, 다국어 음성 지원 작품은 재생 화면에서 다양한 언어의 음성과 자막을 원하는 대로 설정하여 볼 수 있다. 덕분에 넷플릭스를 외국어 공부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보인다.

▲ 출처=넷플릭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캡쳐


Bad. 심각한 콘텐츠 부족

현재 넷플릭스의 1만 4400편의 콘텐츠 중 약 600편 정도만 국내에 제공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 비해 10% 정도도 안 되는 수준이다. 국내 영화의 경우 가장 최신작은 2014년 4월에 개봉한 ‘역린’이고, 한국 드라마도 ‘아테나: 전쟁의 여신’(2011년) 정도가 최신 작품이었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대표 콘텐츠인 '하우스 오브 카드'는 아직 제공되고 있지 않아 국내 가입자는 시청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넷플릭스는 라이선스와 현지화(자막 작업 등) 이슈로 인해 최소한의 콘텐츠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Bad. 유명무실 동영상 추천 기능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동영상 추천 기능은 사용자들의 큰 만족도를 이끌어온 넷플릭스의 핵심 기능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 넷플릭스의 경우 제공되는 콘텐츠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이 기능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는 것은 물론, 다양한 동영상으로 겹치기 추천이 진행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파급효과 전망은 엇갈려
▲출처= 넷플릭스 홍보 영상 화면 캡처

넷플릭스 국내 진출의 파급력 및 성공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국내 시장 유료방송 가격이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점이 시장 안착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서비스 방식이 편리하다면 소비자들이 사용할 것"이라며 "절대 가격으로 경쟁하거나 경쟁적으로 낮추는 전략은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콘텐츠 양과 한국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국내 지상파 콘텐츠 확보의 문제도 있다. 국내 지상파 콘텐츠를 확보가 여럽고 제한적인 미드 위주의 콘텐츠 제공이 계속된다면 훌륭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하여도 성공 가능성이 낮아진다. 한국보다 먼저 서비스를 진출시켰던 일본의 상황이 그러하다.

한편 실패를 예상하는 주장에 반박하며, 넷플릭스 국내 성공 가능성의 논리를 펼치는 의견도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콘텐츠 부분은 시간이 해결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빅데이터와 큐레이션으로 대표되는 사용자 경험을 무기로 삼아 마니아층을 조성해가며, 차츰 안정적인 콘텐츠 수급이 이루어진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는 것이다.







큰 관심으로부터 넷플릭스에 대해 나오는 다양한 보도와 의견들이 있지만, 한국 진출에 대하여 성공 혹은 실패를 가르는 평가를 내리기엔 이른 감이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훌륭한 사용성과 큐레이션 등으로 무장한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은 국내의 기존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들에게 큰 자극과 귀감이 될 수 있는 부분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사용자들에게 있어선, 콘텐츠 관련 이슈가 해결되기 전까지 유료로 맴버십 가입을 해가며 이용하기엔 아쉬움과 불만이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CES 2016에서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 팅스 CEO는 2016년 31개의 신규 TV 시리즈와 시즌, 24개의 오리지널 장편 영화 및 다큐멘터리, 다양한 스탠드업 코미디 스페셜, 30개의 오리지널 키즈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콘텐츠 추가에 대하여 약속한 바가 있으니, 한국 넷플릭스의 행보는 앞으로 더욱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이미지 출처 및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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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www.netflix.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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