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틀에 걸쳐 달려온 작은 마을 샤프란 볼루!
이미 이스탄불에 도착하고 자동차를 달려 샤프란볼루까지 달려오기는 했지만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왔기에 터키, 여행지는 아직 감성적으로 다가오지 못한 상황이다.
예약되었던 렌트카가 말썽부린 사건으로 받은 스트레스는 무척이나 긴 이틀로 만들었고, 결국 여행의 기분을 잠시 미루어 두었다. 이틀 간의 무척이나 피곤한 이동임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씻고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먹으려고 나갔다.
아주 수수하게 차려진 샤프란볼루 숙소의 아침식사는 가족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수한 아침 식사는 가족들에게 대 만족이었다. 터키식 빵에 얇게 썰어놓은 토마토와 오이, 햄과 소시지, 우유과 계란, 간단한 잼과 벌꿀... 아주 간단하게 차려진 식단이었지만 이국적인 정서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거기에 주변 테이블에는 알아들을 수 없는 터키어가 우리의 귓전으로 흘러가며 비로소 우리가 여행자가 되었음을 알게해 주었다.
한 접시에 담아다 먹는 익숙하지 않은 식사를 먹으면서 우리는 여행의 추억을 가슴에 담았다.
그 아침의 기억이 강렬한 것은 이국적인 분위기에 먹는 첫 식사여서만은 아니다. 그것도 이틀동안의 고생을 하고나서 편안하게 맞이해서도 아니다.
처음에 여행을 계획하고 꿈꾸던 바로 그 상상속의 여행자가 현실 속의 나와 우리 가족이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느끼는 첫 느낌이었기 때문이리라...
주변 테이블에서 들리는 주변 사람들의 소리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이기에 우리 가족의 소리는 더욱 친근감이 깊어졌고, 가족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더욱 깊어져만 갔으니...
가족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는 것은 주변의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주변에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끼리 집중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샤프란볼루 입구의 숙소에서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바로 샤프란 볼루의 시장과 사원이 이방 관광객을 맞이한다.
흔한 골목길조차도 낯설게 보이고 보이는 것마다 새롭다. 심지어는 거리의 바닥도, 건물도 오토바이의 번호판 조차도 신기하다.
낯선 거리를 호기심 잔뜩 어린 눈으로 둘러보는 것은 재미지다... ^&^
멋진 풍경이 펼쳐지면 마음이 열리는 것일까?
비로소 여행자로서의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여행지를 즐겨보자.
그래 역시 사진 밖에 남는 것이 없어!
한국 땅에서는 카메라를 들이대면 피하기만 하더니 낯선 이국 땅에서는 카메라 앞에 너무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해준다.
샤프란 볼루는 작은 도시이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골목길을 걷다보면 만나는 이국적인 물품 하나나하가 새롭고 신기하다. 저것은 도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일꼬?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다보면 발길닿는 곳에 자연스럽게 먹거리와 간식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매의 눈은 무서우리만큼 정확하다.
그리고 얼마인지, 그 가치가 비싼지 싼지도 묻지않고 일단 사서 먹어보자.
성공하는 먹거리도 있고 실패하는 먹거리도 있다. 먹을 수 없을만큼 맛없는 것도 있고 귀국해서 먹고 싶어할만큼 잊혀지지 않는 것도 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자유롭게 우리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원하는대로, 있고싶은대로, 먹고 싶은 대로 자유로운 영혼이 된 지금 이 순간이 좋다.
딸만 둘 둔 아빠는 악세사리 상점 주변에서 항상 대기해야 한다.
고국 땅에서야 악세사리를 고르기 위해 시간을 갖는다면 나는 내 관심사를 위해 시간을 따로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낯선 여행지에서는 망을 보는 미어캣처럼 주변을 맴돌며 세 여자들의 동선을 매의 눈으로 지켜본다.
마음에 드는 악세사리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반나절 이상을 돌아보니 샤프란 볼루는 작은 마을이라 더 둘러볼 곳이 없이 슬슬 배가고파지기 시작한다. 힘들기도 하니 쉬어야 할 곳을 찾아보자...
쉴 곳을 찾았는데...
지금 뭐하는거니?
쉬는 것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우선 기념 사진부터... ^&^
그렇게 우리 가족의 샤프란볼루 여행을 즐겁게 하고
다음 목적지인 괴뢰메로 향해 가보자...
그런데 멀다...
멀어도 너무 멀다...
그래도 어떠랴!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기대되는 돌발상황이 있는데...
가장 괴뢰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