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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속의 공간

제주로 향하던 하늘에서

by 아이언맨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게 하라... 하느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칭하시니라." (창세기 1:6,7)


구름을 뚫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거기엔 둘째 궁창이 있었다. 그 공간의 밑바닥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솜털구름. 머리 위는 바닥이 자로 그은 듯 반듯하고 길쭉한 구름.


첫째 궁창 위에 신비로운 공간이 있었으며 그 공간 위에 또 하나의 무한의 공간이 떠 있었다. 새털구름이 그 파란 셋째 하늘에 점점이 떠 있었다.


저 멀리 운평선 끝에 펼쳐진 구름의 모습은 첫째 하늘로 솟아난 히말라야의 거대한 산군의 원경처럼 장관을 이루었다. 만년설에 덮여있는 설산의 봉우리들이 수없이 많은 바다 물결처럼 뾰족 뾰족 첩첩 히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설산은 푸른 하늘에 잠겨 해 저무는 즈음의 노을빛 속으로 점점 짙게 가라앉고 있었다.


난 이 신비의 둘째 공간에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것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멀리 구름 위로 솟아 오른 시커먼 형상이 보였다. 한라산 백록담일 것이다. 그것을 왼편으로 두고 멀찍이 돌면서 구름을 헤치고 첫째 하늘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안전벨트를 매라는 방송이 울려 퍼진다. 곧 제주도에 발을 내디딜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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