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body Nov 05. 2015

게임 창업 고군 분투기 #4

열리지 않는 문

제 6 장 - 열리지 않는 문


회사를 그만두고 내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자금과 공간이었다. (거의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자금과 공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풀 수 있는 방법은  투자유치뿐이라고 생각했다. 난 사업 계획서를 작성했고 다른 멤버들은 프로토타입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생각해 보면 이 당시에 참 많은 사람을 만났던 것 같다. 1억을  투자할 테니 멤버 모두를 바꿔보라는 분도 계셨고, 아는 사람에게 투자를 받아 줄 테니 자기도 팀에 넣어 달라는 분도 있었다. 동생 소개로 우연히 알게 된 원화를 그리시는 분은 비록 우리와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지금의 케이라에 참 많은 영향을 주기도 했다. 물론, 지금의 케이라가 존재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은 혜리 씨지만...


- 3D 모델링 작업을 거친 케이라 -
- 리터칭 작업을 거친 지금의 케이라 -

혜리 씨의 지인 중 한분께서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주말에 우리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셨었다. 덕분에 매주 주말이면 멤버 모두가 모여 함께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작업을 하면 확실히 효율이 좋았다. 부족하지만 게임의 배경도 생겼고 UI도 있었다. (지금 보면 손발이 사라지지만 사실 당시에는 나름  만족했었다.) 하지만, 딱한 가지, 애니메이션이 없었다. 케이라는 항상 팔을 벌린 상태로 하늘을 날아 다녔다. 등장할 때도, 착지할 때도, 날아 다닐 때도, 심지어 죽을 때도 언제나 변함없이 팔을 벌리고 있었다.

이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을 때, 회색의 혜리 씨가 뚝딱 뚝딱 케이라를 만지기 시작했다. 딱딱하게 굳어 있던 케이라의 몸을 부드럽게 만들어 엔진이 달린 지팡이에 앉을 수 있게 해주었고 매력적인 꼬리와 살짝 올라간 꽁지 머리를 움직이게 했다. 그렇게 그녀는 백색의 혜리로 거듭났다. 같은 시간 테리는 여러 명의 케이라가 함께 하늘을 날아 다닐 수 있도록 멀티 플레이를 구현해 냈다. 그것도 혼자서(!)... 우리의 첫 프로토타입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 VC에 보냈던 멀티 플레이 영상 -

4명의 케이라가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정말 묘한 기분이 들었다. 단언컨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그 기분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모든 게 준비되었다고 생각했던 나는 약 20개 VC(Venture Capital)에 사업 계획서와 게임 영상을 보냈다.

그리고 기다렸다.


일주일

2주일

한 달


하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연락은 없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게임 창업 고군 분투기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