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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와 브랜딩

WAYS OF WRITERS :  브런치북 팝업 스토어를 다녀오다






브런치북 팝업 스토어 : 작가의 여정 (10.03 - 10.13 / 성수동 토로토로 스튜디오)





요즘 나는 아내와 함께 흑백요리사를 시청하며 이따금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 프로그램 속 다양한 요리사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요리를 준비하고 심사위원들이 그들의 요리를 평가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맛의 기준이 한 가지일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맛이 있고 사람마다 선호하는 맛도 다르다. 중요한 것은 요리사가 어떤 맛을 목표로 하는가, 그 지향점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다.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내가 몸담고 있는 브랜드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해당 분야 역시 정답이 없는 영역이다. 소비자마다 원하는 가치와 경험, 그리고 브랜드에 대한 기대가 다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이들이 브랜드를 따지면서도 정작 브랜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브랜드는 격(格)을 지니고 있다.  분명한 방향과 철학으로 고객의 열광하는 가치와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한다. 이 과정은 요리사가 자신의 가게에서 어떤 맛을 지향할 지를 정하는 것과 같다. 브랜드도 내가 팔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떤 철학과 가치를 전달할지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그 브랜드는 실체 없는 사기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소비자도 브랜드를 신뢰하고 선택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 결국 브랜드 마케팅은 단순히 광고나 홍보가 아니라, 브랜드가 세상에 던지는 질문과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브랜드가 어떤 사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비전을 소비자와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브랜드 마케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쓴 책 디스 이즈 브랜딩도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원하는 사람들이 브랜드에 대한 고정된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바라보고, 이미 알고 있는 브랜드라도 그 속에 담긴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길 원했다. 다양한 시각을 통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더 넓은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어쩌면 지금 성수에서 진행 중인 브런치북 팝업 스토어에 나의 책이 전시되고 있다는 사실은, ‘점’같은 나의 희망이 ‘선’이 되어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내가 지향하는 브랜드의 본질이 무엇인지 밝히는 ‘면’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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